농협중앙회 임원진, 농민이 맡긴 돈으로 윤내고 광내며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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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임원진, 농민이 맡긴 돈으로 윤내고 광내며 '펑펑'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6.09.19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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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임원진 업무용 차량 유지비만 연간 7억원... 교통사고 86건, 법규위반 166건, 범칙금 788만원
▲ 농협중앙회가 최고위 임원진 7명의 업무용 차량을 최고급형 최신형으로 바꾸는 등 이들이 타고 다니는 차량 유지비로만 연간 7억원을 펑펑 쓰는 것으로 드러나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농협중앙회의 방만경영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농협중앙회는 최근 최고위 임원 7명의 차량 중 5대를 최신형(2016년형) 고급 세단형으로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중앙회장 등 이들이 타고 다니는 업무용 차량의 유지비로만 연간 6억6862만원을 쓰고 있는 걸로 확인됐다.

농어민은 빚더미에 시달리고 있는데 농민과 농촌을 위해 설립된 농협중앙회의 임원진은 농민들이 맡긴 돈으로 윤내고 광내며 흥청망청 쓰고 있었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기준 농가 당 부채는 2721만원에 이른다.

더욱 놀라운 건 2013년 이후 올해 7월 말까지 농협중앙회 업무용 차량의 교통사고 86건, 교통법규 위반 건수 166건으로 범칙금만 788만원을 물어줬다는 것.

농민들이 뙤약볕에서 경운기와 트렉터로 논밭을 갈고 있을 때 농협 임원진은 거의 카레이서 수준으로 무법천지의 난폭운전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농어민들이 맡긴 돈을 물쓰듯 펑펑 쓰는 농협중앙회 임원진은 어떤 사람일까. 중앙회장을 비롯해 전무이사, 농업경제 대표이사, 축산경제 대표이사, 상호금융 대표이사, 감사위원장, 조합감사위원장 등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안산시 상록을)은 19일 "농협중앙회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말 현재 농협중앙회 의 업무용 차량은 농협중앙회장이 타고 다니는 최신식 고급세단인 2016년산 제니시스 EQ900 1대를 비롯해 에쿠스 2대, 체어맨 5대, 제네시스 12대, 그랜저 7대, 쏘나타 13대, 아반테 11대, 카니발 1대, 스타렉스 1대, 투싼 1대 등 모두 55대로 이들 차량의 월 렌트비는 5093만원으로 연간 6억1116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농협의 최고위 임원진이 타고 다니는 7대의 업무용 차량의 연간 임대료가 1억7688만원에 이른다. 여기에다 연간 유지비 9660만원, 운전기사 연간 인건비 3억9514만원 등을 포함하면 임원진 업무용 차량 유지비에만 7억원 가까운 돈이 새나가고 있다.

이 가운데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타는 최신형 세단(제네시스 EQ900)은 올해 3월 11일 재계약됐다. 임대료로 연간 3280만원(월 269만원), 연간 주유대금 등 유지비 1520만원, 운전기사 인건비 5100만원 등 김 회장이 타고 다니는 차량에 들어가는 비용만 연간 9840만원에 이른다.

이 밖에 농업경제 대표, 축산경제 대표, 감사위원장, 조합감사위원장 등도 농협 재산을 눈먼 돈쓰듯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4명의 업무용 차량도 지난 2월 1일 고급승용차인 체어맨으로 모두 재계약 교체했다.

▲ 2016년 7월 말 현재 농협중앙회 최고위급 임원별 업무용차량 지출 비용(단위: 천원). (자료=농협중앙회, 김철민 의원실 재구성)
ⓒ 데일리중앙

농협중앙회는 이들 총 55대의 업무용 차량을 자회사인 NH개발㈜를 통해 임대했다. 제네시스 EQ900, 체어맨, 에쿠스 등 고급세단형 업무용 차량은 3년 단위로, 그랜저 이하급 업무용 차량은 4년 6개월 단위로 재계약해 차량을 교체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임직원들이 이용하는 업무용 차량의 운행 관리도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이후 지난 7월 말까지 업무용 차량의 사고 발생 건수는 총 86건에 달한다. 2013년 33건, 2014년 27건, 2015년 17건, 2016년 9건의 사고가 터졌다.

또한 업무용 차량의 교통법규 위반에 따른 법칙금도 상당한 걸로 밝혀져 농협 임원진의 도덕 불감증이 상상을 뛰어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이후 올 7월 말 현재까지 신호·속도위반 83건에 442만원의 범칙금을 납부했다. 이 밖에 주정차 위반 74건 294만원, 전용차로 위반 9건 52만원 등 3년 7개월 간 총 166건의 교통법규 위반으로 788만2000원의 교통법칙금을 물어줬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등 임원진이 제 돈으로 자기차를 타고 다녔더라도 과연 저랬을까 싶을 정도로 저들의 도덕적 해이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김철민 의원은 "농민들은 갈수록 누증되는 농가부채와 밀려드는 값싼 농산물에 시달리고 있는데 농민을 위한 조직이라고 하는 농협중앙회의 회장 등 최고위급 임원진이 이래서야 되겠는가"라고 개탄했다.

김 의원은 "농협중앙회가 임직원들의 밥그릇만 챙기지 말고 방만경영을 혁신해 설립목적에 걸맞게 농민과 농촌을 위해 더 많이 일하라"고 촉구했다.

참고로 2014년 말 기준 농협중앙회 회장의 연봉은 3억6000만원이다. 전문이사와 상호금융 대표이사는 이보다 많은 3억6700만원을 챙기고 있다.

또 농업경제 대표이사 3억5400만원, 축산경제 대표이사 3억4500만원, 감사위원장과 조합감사위원장이 각각 3억4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농협중앙회는 이런 식으로 조합원들이 맡긴 돈으로 2014년에만 192명에게 억대의 연봉 잔치를 벌였다.

농협중앙회는 또한 일반직 임직원 2262명 중 86%(1952명)에게 특별성과급 포함 9000만원 넘는 연봉을 안겨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내부 감시 장치가 작동할 리가 없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는 "사실을 확인 중에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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