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억대 연봉자 381명... 임원은 3억원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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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억대 연봉자 381명... 임원은 3억원 이상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6.10.05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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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 성과급 1조3000억원, 해마다 돈잔치... 취재 요구에 "사실 확인해봐야겠다"
▲ 농협중앙회가 농민들의 어려움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농민들이 맡긴 돈으로 윤내고 광내며 해마다 수천억원의 성과급 돈잔치를 벌여온 것으로 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농민을 위해 설립된 농협중앙회가 어려운 농민은 나몰라라하고 억대 연봉자가 수두룩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민들은 뼈빠지게 일하고도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는데 이들은 해마다 성과급 이름의 돈잔치를 벌이고 있어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취재 요구에 즉답을 하지 않은 채 불성실 답변 태도를 보였다

국회 농해수위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2015년말 기준으로 농협중앙회 직원 가운데 1억원 이상 고액 연봉자는 총원대비 11.0%인 381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들 381명에게 지급된 지난해 인건비 총액만 408억원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철민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직원 중 억대 연봉자들의 총원대비 비율은 최근 들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2.9%, 2011년 4.45, 2012년 3.2%, 2013년 6.2%, 2014년 5.4%에서 2015년 11.0%로 급증했다.

농협중앙회 쪽에서는 사업구조 개편과 중앙회 하위직급 직원수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출자자인 농민들의 어려운 사정과 여건을 감안할 때 과도한 복리 후생비와 함께 과도한 혜택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농협중앙회 직원 가운데 1억원 이상 고액연봉자를 직급별로 보면 M급이 175명, 3급이 180명, 4급이 26명으로 드러났다. M급은 소폭 줄었지만 3급의 경우 2014년도 124명에서 지난해 180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농협중앙회 직급안에 따르면 M급은 1~7급 가운데 최고 직급인 1~2급으로 지점장, 사무소장 등이 이 직급에 해당된다.

농민을 위해 설립된 농협중앙회의 임원진들은 3억원이 훨씬 넘는 연봉을 챙기고 있다. 임원들이 수억원씩 챙겨가다 보니까 일반직원들도 10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억대 연봉을 받는 실정이다.

거기에 더해 농협중앙회 임직원들은 해마다 특별성과금이다, 초과근무수당이다, 각종 후생복리제도, 사내근로자복지금 등으로 돈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중앙회 직원들은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6년 간 기본성과급 1조1526억원, 특별성과급 1737억원 등 총 1조3263억원의 돈잔치를 했다.

2015년 말 기준 농협중앙회 회장을 비롯해 전문이사, 농업경제 대표이사, 축산경제 대표이사, 상호금융 대표이사, 감사위원장, 조합감사위원장 등 7명의 고위 임원들의 연봉은 모두 3억원이 넘는다.

농협중앙회장은 3억6000만원, 전무이사 3억5700만원, 농업경제 대표이사가 3억2900만원, 축산경제 대표이사 3억1200만원, 상호금융 대표이사 3억7900만원, 감사위원장 3억3500만원, 조합감사위원장 3억3500만원의 연봉을 가져가고 있다.

참고로 농협중앙회의 정규직인 일반직원의 평균 연봉을 보면 5급 5600만원, 4급 8300만원, 3급 9700만원, M급 1억1200만원이다.

그런가 하면 비정규직인 계약직의 경우 연봉이 2500만원으로 M급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정규직이 돈잔치를 벌이는 이면에 비정규직의 경우 월평균 200만도 채 안 되는 실수령액을 받고 있는 것이다. 빛과 그림자가 뚜렷하다.

일반직원 기준으로 신입사원 평균 연봉을 보면 2015년 말 기준으로 5급이 4719만원, 6급이 3161만원, 7급이 2852만원, 별정직이 2430만원 수준이다. 계약직은 별정직 초봉 수준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김철민 의원은 "농협중앙회 직원들이 과도한 급여수준과 성과급 챙기기는 물론 후생복리 등 밥 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하는 것은 당초 설립취지와 목적을 망각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출자자인 농민들은 쌀값 폭락과 밀려드는 값싼 외국산 농산물과 생산비에도 못미치는 농산물 가격 등으로 누중되는 농가 부채에 허덕이는 가운데도 황폐화된 농촌을 지키고 있다"며 "설립 취지에 걸맞게 급여와 후생복리 수준을 해서 농민들이 상대적인 박탈만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농협중앙회에 촉구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는 사실이 맞는지 확인 중에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임원들의 연봉은 정해져 있으니까 맞지만 고액 연봉자 자료는 진짜 내용이 맞는지 확인 중에 있다"며 엉뚱한 답변을 늘어놨다.

이 관계자는 "농협중앙회는 연봉제가 아니라 호봉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갑자기 급여가 올라가는 경우는 없다"며 "지난해 억대 연봉자가 많이 늘었다면 하위직급 직원 감소 등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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