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민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방만경영의 극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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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민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방만경영의 극치"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6.10.0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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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팀장은 절도, 기관장은 업무추진비 펑펑, 본부장은 업무용 차량 사적 이용
▲ 지난해 4월 충남 서천에 설립된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방만경영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주미 기자] 설립된 지 1년 남짓밖에 안 된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벌써부터 공직기강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국회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김아무개 감사팀장이 절도를 하다 발각돼 징계를 받는가 하면 기관장이 업무추진비를 마구잡이로 지출하는 등 방만경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농해수위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7일 부산에서 열린 항만공사 등 해수부 산하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4월 20일 설립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설립 직후에 고도의 품위유지와 도덕성이 요구되는 '감사팀장'이 음주상태에서 절도를 하다가 발각돼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김아무개 감사팀장은 기관 설립 직후에 술을 마신 상태에서 향수와 운동화를 절도하다가 적발돼 기관의 징계를 받았다. 김 감사팀장은 이후 스스로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기관의 기관 설립 초기부터 업무추진비를 마구잡이로 펑펑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5년 4월 20일 취임한 김상진 관장의 환영만찬을 하면서 145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썼다. 오자마자 업무추진비로 흥청망청 직원들과 성대한 식사부터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방만경영의 예고편이었다.

해양생물자원관은 이후에도 △해수부 신임 사무관 방문 때 30만원 △전시운영팀 간담회 64만원 △인사총무팀 업무 협의 35만원 △기관 방문 관계자 등 만찬 34만원 △해수부 정책공유 워크숍만찬 비용 47만원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업무 협의 후 식사 명목으로 한 끼에 수십만원 상당의 업무추진비를 마구잡이로 썼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자체 감사 결과 처분서를 검토한 결과 상품권 구매 등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밝혀졌다. 상품권 구매 시 사용범위 및 용도별 예산집행과목을 명확하게 하고 회계부서는 구매 및 배부대장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 또 구매용도, 총 구매량, 총 구매액 등 상품권 구매·사용에 대한 개력적인 내용을 기관 홈페이지에도 공개해야 한다.

또한 ▲업무용 차량 유류 구입 시 유류구매카드 미사용 ▲업무용 휴대전화 관리 미흡 ▲특근 매식비 집행절차 미흡 ▲일상 경비 등 회계 집행 및 관리 절차 미흡 등이 지적됐다.

기관 설립 후 지난해 말까지 이뤄진 공사, 용역, 물품 등의 계약 가운데 91%(606건), 금액 기준으로는 70.0%(54억원)가 수의계약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행정재산 사용 허가 및 관리가 부적정하다고 자체 감사에서 지적받았다.

심지어 간부급인 본부장 A씨는 업무용 차량을 이용하다가 반납하지 않고 주말 기간 등 업무용 차량을 개인적으로 이용하다 자체 감사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이처럼 기관 설립 직후부터 온갖 문제점을 드러낸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정작 본연의 직무와 사업에는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예산규모는 총 265억6900만원. 정부출연금 233억9000만원, 자체 수입 31억7900만원이다. 7월말 현재 약 90억2100만원을 지출해 예산 집행률은 38.6%로 대체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수장고 운영 예산 집행율은 26.0%, 연구장비·시설 확보는 6.8%로 매우 낮고 특수사업비는 아직 집행되지 않고 있다.

김철민 의원은 "설립 1년 남짓된 산하 공공기관에서 온갖 직무태만과 직무소홀, 비리가 이어지는 등 방만경영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며 특별감사 등을 통한 강도 높은 관리감독을 해양수산부에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쪽은 제기된 의혹이 모두 사실이라며 잘못을 시인했다.

해양생물자원관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김철민 의원의 국감자료는 모두 사실"이라며 "다만 기관이 설립된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이 제대로 정비가 되지 않았고 업무가 미숙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기관 자체 감사에서 이렇게 많은 지적 사항이 나왔다는 건 엄격하게 감사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며 "앞으로 자체 감사 및 관리감독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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