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공공기관 건설공사, 12년 간 58조원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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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공공기관 건설공사, 12년 간 58조원 낭비"
  • 주영은 기자
  • 승인 2016.10.14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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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품셈으로 설계가격 '부풀리고' 턴키방식으로 재벌 건설사에 '퍼주고'
▲ 국회 국토교통위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은 14일 공공기관 건설공사에서 12년 간 58조원의 예산이 낭비됐다고 주장했다. 표준품셈으로 설계가격 부풀리고, 턴키방식으로 재벌 건설사에 퍼줬다는 것이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주영은 기자] 2004년 이후 국토교통부 산하기관 및 각급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대형 건설공사에서 57조9000억원에 이르는 예산이 사실상 낭비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은 14일 "국토부 산하기관과 서울·경기·인천으로부터 제출받은 '100억 이상 공공공사 발주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4년부터 현재까지 발주된 공공 건설공사는 2780건 195조원, 평균 낙찰률 75% 계약액 146조원"이라고 밝혔다.

턴키방식을 버리고 전체 사업을 일반입찰에 붙였다면 낙찰률이 70%로 내려가 근 58조원에 이르는 예산낭비를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턴키방식 발주가 342건 41조5000억원인데 낙찰률이 90.6%에 달해 턴키 외 방식 평균낙찰률 70.3%와 견줘보면 공사비의 20.3%가 낭비됐다는 것이다.

이밖에 낙찰방식별로 보면 적격심사 23조2000억원(1146건, 낙찰률 77.6%), 가격경쟁 79.3조원(1255건, 낙찰률 68.2%), 종합심사 2조원(37건, 낙찰률 78.3%) 등으로 낙찰률 차이가 20% 이상 발생하고 있다.

정동영 의원은 "턴키방식 발주 경우 재벌 건설사들이 경쟁 없이 독점수주하며 높은 낙찰률로 계약되면서 담합을 유도, 건설사에게 막대한 이익을 주고 시민들의 예산을 낭비한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국토부가 공개한 담합 적발 39건 사업 중 턴키발주가 29건이었다. 또 4대강사업에서 턴키발주한 재벌 건설사 대부분이 담합 적발되는 등 턴키방식의 폐해는 여러 차례 지적됐다.

또한 '표준품셈' 제도에 의한 예산낭비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4년까지만 해도 가격경쟁 낙찰률이 55%였는데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2016년 현재 78%에 이르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는 지속적으로 가격경쟁 방식을 확대, 예산 절감을 추진해왔다.

이에 반해 이명박 정부 이후부터 표준품셈 제도와 입찰가격 적정성심사제가 도입, 강화되고 특히 박근혜 정부에서 종합심사평가제까지 도입하면서 가격경쟁이 '운찰제'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최근 성남시는 박근혜 정부의 '300억원 미만 공공공사 표준품셈 사용지침'을 거부하면서 표준품셈의 문제가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

정동영 의원은 "공공공사의 설계가격과 건설사와의 계약금액의 차이가 49조원이나 되는 것도 결국 정부가 표준품셈이라는 잘못된 기준을 수십년째 사용하면서 예산을 부풀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지금이라도 표준품셈과 턴키를 폐지하고 가격경쟁 확대 등 공공사업 개혁을 추진해서 예산의 효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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