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자체에 예산낭비 강요는 중앙정부의 '갑질'"
상태바
이재명 "지자체에 예산낭비 강요는 중앙정부의 '갑질'"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6.10.14 2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해 정부의 '표준품셈'에 대해 "재벌 건설업체 퍼주기" 비판
▲ 이재명 성남시장(오른쪽)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박근혜 정부의 정부의 '표준품셈' 적용 요구에 대해 "재벌 건설업체에 예산 퍼주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박근혜 정부가 지자체에 예산낭비를 강요하고 있다며 이를 '중앙정부의 갑질'에 빗대 비판했다.

이재명 시장은 14일 오후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정부가 상위법에 위반해 지자체에 비싼 공사비 산정방식을 강요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상위법인 지방계약법과 달리 기존 표준 시장단가보다 비싼 표준품셈을 적용하라고 강요한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정부에서 지방계약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공사비를 시장에서 거래되는 단가가 아니라 표준품셈이라고 하는 약 8%정도 비싼 가격으로 공사 발주를 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행자부에서 맘대로 법과 시행령에 위반되는 예규를 만들어서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건설업체의 경기가 어렵고 힘들다고 하니까 8%씩 더 줘라 한다"며 "이는 상위법에 위반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정부에서는 (단가를) 싸게 하면 부실공사 위험이 있고 수급을 안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서현도서관은 36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며 "부실공사 여부는 설계된 대로 공사가 되고 있는지 철저히 감리·감독하면 되는 거지 공사비 많이 준다고 공사 잘하고 적게 준다고 부실공사 된다는 건 전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성남시가 표준품셈이 아닌 표준 시장단가로 자체 발주한 서현도서관 건립 공사에는 369개 업체가 입찰을 했다. 성남시는 표준 시장단가 적용으로 약 14억6000만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이 시장은 정부의 표준품셈 적용 강요에 대해 "국민의 세금을 국민의 이익을 위해 써야 되는데 국민의 이익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보다는 오히려 특정 건설업체들에게 이익이 되도록 퍼주는, 그야말로 정부에서 하는 일종의 갑질 아니냐"고 꼬집었다.

실제 성남시가 지난해 10월 8일부터 올해 9월 30일까지 발주한 199건의 공사비를 비교한 결과 예산 절감 효과가 두드러졌다. 표준품셈(1004억8591만원) 대신 표준 시장단가(930억2725만원) 적용으로 74억5866만원이 절감된 걸로 나타났다.

이 시장은 "현재 전국에서 100억원 미만 공사금액이 약 23조원인데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하면 약 1조6000억원이 절감된다"며 "공사비 과다 지출 강요로 생기는 연간 재정손실 1조6000억원이면 성남시에서 시행하는 3대 무상복지를 전국으로 확대하고도 매년 성남시의료원 3개를 더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은 이와 관련해 "세금 감시가 국회 기능의 핵심"이라며 "전국으로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하면 300억원 미만 사업에 3~4조원의 국민 혈세를 절약할 수 있다"며 이 시장에게 힘을 보탰다.

정 의원은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대형 건설공사에서 2004년 이후 58조원의 세금이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예산낭비 주범으로 표준품셈과 턴키방식을 지목했다. 표준품셈으로 설계가를 부풀리고, 턴키방식으로 재벌 건설사에게 예산을 퍼줬다는 것이다.

한편 이재명 시장은 시 홈페이지에 공사예정가격, 도급가격, 하도급 가격을 공개한 효과를 묻는 정 의원의 질문에 ▷건설현장에서 하도급 관련한 부조리가 생기기 어렵게 되고 ▷설계도 공개로 부실공사를 할 수 없게 되며 ▷실제로 거래되는 공사단가를 확인할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