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야권의 유력 정치인들이 한 목소리로 대통령 하야와 퇴진을 언급하며 정국이 출렁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4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국민 서명운동(http://goo.gl/FxliYb)을 시작했다.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중대 결심을 거듭 경고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야당이 제시한 요구안을 받지 않으면 국민과 함께 정권 퇴진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금은 대통령 하야가 민심이고, 민심이 제3지대"라며 질서 있는 하야를 통한 헌정수호와 국가 정상화를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우리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두가 역사와 국민 앞의 죄인"이라며 대국민 사죄문을 발표했다.
야3당이 이처럼 대통령 퇴진과 하야를 언급하고 있는 것은 '하야의 당위성'만 역설하지 말고 행동에 나서라는 민심에 따른 것이다.
"당신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닙니다. 즉각 물러나십시오!"
지난 2일 개각 발표 직후 박 대통령에게 "당신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던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 대국민 담화 발표 이후 퇴진촉구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마음을 굳히고 행동에 나섰다.
안 전 대표는 대통령 대국민 담화에 대해 '국면전환용, 책임전가용'이라고 지적한 뒤 "대통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최순실 개인의 일탈 문제로 전가하면서 대통령 자신은 책임이 없는 것처럼 발표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국민들의 요구는 분명하다. 대통령이 외교를 포함한 모든 권한을 여야 합의총리에게 이양하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만이 이 사상 초유의 국정붕괴 사태를 끝내고 국정을 수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대통령 하야를 촉구했다.
안 전 대표는 기자들과 지지자들에게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서명운동을 시작한다고 알리고 참여를 독려했다.
안 전 대표는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큰 길에서 만나자"고 했다.
제1야당인 민주당도 추미애 대표 등 당 지도부가 대통령 퇴진과 하야를 직접 언급하면서 장외 투쟁을 예고했다. 사실상 대통령 하야 투쟁 쪽으로 전선을 이동하고 있는 분위기다.
문재인 전 대표는 대통령 담화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며 박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촉구했다.
문 전 대표는 "하야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도도한 민심을 개인적 반성문 하나로 덮을 수 없다"며 "총리 지명을 당장 철회하고 국회 추천 총리 중심으로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한 뒤 그 내각에 국정운영 권한을 넘기고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떼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문 전 대표는 "대통령이 끝내 국민에게 맞선다면 중대 결심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국민과 함께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대통령 퇴진(하야) 투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제1야당과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들이 대통령 하야 투쟁에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내면서 향후 정국이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백남기농민 장례식과 촛불집회가 야권의 장외투쟁을 견인할 지 여부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오는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촛불집회는 이번 게이트 정국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이날 촛불집회에는 전국적으로 30만명에서 최대 100만명이 '대통령 하야'를 외치며 반정부 시위에 나설 것으로 보여 대통령의 운명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