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분 격화... "폐당폐족 후 당 해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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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내분 격화... "폐당폐족 후 당 해체해야"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6.11.0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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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대통령의 대국민 항복선언 요구... 김성태 "책임지지 않은 권력은 조폭보다 못해"
▲ 당 안팎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왼쪽)의 거취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자신의 거취를 둘러싸고 당 내분 사태로 번지고 있는데도 버티기고 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주미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농단 사건으로 새누리당의 내분이 격화되면서 분당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당내 비박(비박근혜)계에선 현 친박(친박근혜) 지도부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고 친박계에선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심산으로 버티고 있다.

벼랑끝에 선 이정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 하겠다며 순장조의 기백을 불사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비박계에선 폐족폐당, 새누리당 해체, 분당, 조폭권력 등의 거친 말들이 나오고 있
다.

하태경 국회의원은 8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 이정현 대표를 포함한 지금 지도부는 최순실의 호위무사 역할을 했다"며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국민에게 항복선언을 하고 야당이 정국 수습 방안으로 내세우고 있는 요구조건들을 다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정국 수습을 위한 영수회담 선결 조건으로 △별도 특검과 즉각적인 국정조사 △일방적인 총리 지명 철회 △국회 추천 총리 수용 및 대통령 2선 후퇴라는 3대 요구조건을 내놓고 있다. 이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영수회담 없이 주말 촛불집회로 가겠다는 강경 입장이다.

하태경 의원은 "어쨌든 우리 당 지도부는 (최순실씨를) 알았든지 몰랐든지 청와대의 그냥 시중 역할을 한 거다. 청와대 시키는 대로 최순실 호위무사 역할을 고분고분히 했고 그래서 지금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들이기 때문에 이들이 사태 수습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건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김무성 전 대표의 대통령의 탈당 및 2선 후퇴 요구에 대해서는 정국 인식이 안이하다며 '폐당폐족'을 언급했다. '대통령=당'이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문제를 푸는 해법은 새누리당 스스로 당의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것이다.

▲ 하태경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8일 당 내분 사태와 관련해 폐족폐당, 새누리당 해체 등을 언급하며 이정현 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대통령에 대해서도 국민께 항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데일리중앙

하 의원은 "새누리당이 이미 폐족이 됐고 그래서 폐당폐족을 선언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우리 스스로 폐당폐족을 하고 그 이후에 당을 해체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 지금 우리 당의 국민들한테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당이 스스로 폐당폐족 선언하고 당 해체작업에 들어가는 것이 본질이고 그러면서 대통령의 탈당 이런 문제는 굳이 할 필요조차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을 없애고 청산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청산절차에서는 새누리당이 가진 자산을 모두 국고에 귀속시킬 것을 주장했다.

당을 해체한 뒤 당을 새로 만들 것인지 등 향후 일정을 묻는 질문에 하 의원은 "새누리당은 사형선고를 받았기 때문에 국민 뜻대로 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되고 그 이후 문제는 그 이후에 판단할 문제이지 지금 당장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는 건 상상 속의 일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야당의 요구조건들을 언급하며 "야당의 주장은 온건하다고 생각한다"며 청와대는 야당의 요구조건을 무조건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만약에 야당의 주장을 받지 않으면 그 다음에 남는 선택지는 하야와 탄핵 중에 양자택일하는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 몰릴 수밖에 없다. 지금은 청와대도 그렇고 여당도 그렇고 국민들한테 항복선언을 해야 되고 항복 선언한다는 것은 야당의 요구조건을 조건 없이 다 수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국회의원은 이정현 대표가 지금처럼 계속 버티면 분당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의 최측근이다.

김 의원은 이날  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전화 출연해 "대통령은 이미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었고 국정 동력은 완전히 상실됐다"며 "지금의 이 난국을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당정청이 스스럼없이 모든 책임을 다 내려놓는 데서 시작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과 헌정 중단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여야 합의를 통한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측면에서 대통령이 특정 정당의 당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향후 국정을 정상화하는 부분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했다.

아울러 친박 지도부를 '조폭권력'에 빗대며 이정현 대표의 즉각 사퇴를 강도높게 압박했다.

김 의원은 "지금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같은 경우는 야권이 향후 정국을 정상화시키는 협상 파트너로 이미 여기지 않고 있다"며 "그렇다면 이정현 대표의 현재 대표직 유지는 무엇 때문에 필요한 것인지 깊은 의아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김성태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8일 당 내분 사태와 관련해 "책임지지 않는 권력은 조폭보다 못하다"며 이정현 대표 등 친박(친박근혜) 지도부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친박 지도부가 계속 버티면 분당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 데일리중앙

김무성 전 대표가 민주당 추미애 대표, 문재인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등 야권의 지도자들을 두루 만난 데 대해 김 의원은 "현 시국에 대한 야권의 인식을 김무성 전 대표는 좀 정확하게 파악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 결과 야권의 한결같은 입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국가 권력을 유지한다는 것은 지금의 이 엄중한 상황을 결코 수습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내놓은 정국 수습 방안이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는 것이라는 것.

현실 인식에 큰 차이가 없는 김무성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새누리당 비박계와 야권이 손잡고 정국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에도 여야 중진 의원들의 모임 있는 걸로 알려졌다.

김성태 의원은 "사실상 식물 지도부가 걸림돌이 되어서 식물 정부, 식물 국가가 되는 것을 방치할 수는 없다. 야당은 물론 국민도 인정하지 않는 그런 지도부에게 더이상 새누리당이 하나로 뭉쳐 있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특단의 결심'을 거론하며 분당을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

김 의원은 "책임지지 않는 권력은 조폭 권력보다도 더 무서운 권력"이라며 "이정현 대표가 계속 버틸 경우 이 대표를 인정하지 않는 불복 저항운동을 먼저 한 뒤 그래도 변화가 없으면 갈라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정현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원회의에는 불참하겠다며 사실상 이 대표 리더십을 거부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내분 상황이 점입가경이다. 당 안팎의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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