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촛불 "박근혜는 물러나라"... 시위대-경찰, 대치
상태바
백만 촛불 "박근혜는 물러나라"... 시위대-경찰, 대치
  • 석희열 기자·김용숙 기자
  • 승인 2016.11.12 21: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촛불 현장] "촛불이 승리한다. 박근혜는 항복하라!"... 수십만명, 청와대 앞까지 행진
"박근혜는 물러나라!" "아무것도 하지마라!" "최순실이 기다린다, 박근혜를 감옥으로!"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김용숙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위한 촛불집회가 12일 서울 도심에서 절정을 이뤘다.

광화문광장에서는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100만명(경찰 추산 26만명)이 촛불을 흔들며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세종로와 종로, 을지로, 소공로, 서대문로 등 서울 도심 주요 도로는 촛불 인파로 넘쳐났다. 본무대가 설치된 광화문광장은 물론 청계광장, 서울광장까지 사람들로 가득 차 이동하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촛불문화제의 막이 오르자 참가자들은 진행자의 호흡에 맞춰 촛불을 들고 파도타기를 하며 대장관을 연출했다.

100만 촛불이 늦가을 서울 광화문 밤하늘을 붉게 수놓으며 길게 메아리쳤다.

"박근혜는 물러나라!" "아무것도 하지마라!" "최순실이 기다린다, 박근혜를 감옥으로!"

이날 집회에도 가족 단위, 연인끼리, 친구끼리 온 참가자들이 많았으며 중고등학생들도 수천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동자들과 농민들도 대거 참가했다.

시민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 "국민이 승리했다.박근혜는 항복하라" "민주주의 만세" 등의 구호를 목놓아 외쳤다. 세종로 일대는 수십만개의 촛불이 바다를 이루며 날이 어두워질수록 발갛게 물들었다.

본행사 전에 진행된 사전 행사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서울 성심여고 후배들이 나와 박 대통령에 대해 "부끄러운 선배"라며 퇴진을 요구했다.

후배들은 "박근혜 선배는 지금도 국민에게 진실이 아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박근혜 선배는 거짓을 말한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헌법 조문과 헌법 정신을 설명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내란과 외환의 죄를 지었다"고 주장했다.

또 한 시민은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하면 탄핵을 해야 됩니까, 아닙니까"라고 물으며 헌법 전문가들과 국회의원들에게 대답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촛불집회에선 '하야가'를 비롯해 김학래씨의 '해야 해야'를 '하야 하야'로 노랫말을 바꿔 부르는 등 대통령을 풍자하는 노래들이 또 다른 흥을 돋웠다. 또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때 최대 히트곡인 '헌법제1조'도 이날 수도 없이 불려졌다.

문재인 안철수 추미애 이재명 김부겸 박지원 등 야권의 유력 정치인들도 촛불 현장에 총출동했다. 

"새누리당, 살고 싶으면 박근혜를 탄핵하라"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촛불집회로 표출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또 국민들의 절박한 요구에 하루빨리 답을 해야 한다"고 재촉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며 "이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대통령의 퇴진 뿐"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이 결단하지 않으면 정권퇴진운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재차 경고했다.

김부겸 의원도 "대통령이 스스로 파국의 길로 가서는 안 된다"며 빨리 결단할 것을 압박했다.

"새누리당, 살고 싶으면 박근혜를 탄핵하라"

한편 서울광장에서 민중총궐기를 마친 수십만명의 시민들은 오후 5시부터 종로, 을지로, 의주로 등 도심 곳곳을 거쳐 청와대 앞까지 행진을 시작했다.

서울 도심을 환한 촛불로 뒤덮으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시위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87년 6월 항쟁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것이다.

수십만 촛불 시위대는 남대문과 명동을 지나 을지로, 종로, 서대문을 가로질러 걸었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새누리당을 해체하라"를 목이 터져라 외쳤다. 인도에 나와 구경하는 시민들도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청와대로 통하는 안국동과 경복궁역, 사직공원, 내자동 로터리 등지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며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세월호 유가족 등이 행진한 경복궁역 쪽은 중고생 수천명이 선두에서 경찰과 맞섰다. 

▲ 12일 광화문광장에 열린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포함한 과거 망령과의 싸움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 데일리중앙

경찰은 이날 270여 개 중대 2만5000여 병력을 집회 현장 일대와 청와대로 통하는 주요 길목마다에 깔아놓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이날 촛불집회는 부산과 대구, 대전,  광주, 세종, 전주, 제주 등에서도 동시에 벌어졌다. 500명에서 3000명이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주최 쪽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밝혔다. 

석희열 기자·김용숙 기자 shyeol@dailiang.co.kr

묶음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