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만 촛불 "박근혜는 범죄자다, 당장 체포하라"
상태바
190만 촛불 "박근혜는 범죄자다, 당장 체포하라"
  •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 승인 2016.11.27 0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첫눈 내린 서울 150만명, 청와대 향해 시가행진... '새누리당 해체' '부역자 처벌'
▲ 첫눈이 내린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150만명(주최 쪽 추산, 경찰 추산 27만명)이 촛불을 흔들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전국에서 190만명이 대통령 퇴진을 위한 촛불집회에 참가했다고 주최 쪽이 밝혔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구속 처벌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26일 전국 100여 곳에서 펼쳐졌다.

특히 첫눈이 내린 서울에서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150만명(주최 쪽 추산, 경찰 추산 27만명)이 몰려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역사를 새로 썼다. 부산 15만명, 광주 7만명 등 지역에서도 40만명이 모여 모두 190만명(경찰 추산 33만명)이 촛불광장에 집결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민주주의 만세'를 외쳤다. 

주최 쪽인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박근혜 정권을 더욱 거세게 밀어붙이기 위해 서울에서는 두 차례 청와대를 에워싸는 시가행진에 나섰다.

오후 1시부터 사전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오후 4시 세종로 네거리에서 수만명씩 무리를 지어 네갈래로 나뉘어 청와대 포위 인간띠 잇기를 시작했다.

수십만명으로 불어난 시위대는 수백개의 깃발을 펄럭이며 광화문 교차로를 지나 각각 효자로와 자하문로, 삼청로를 따라 행진하며 청와대를 포위했다. 

청와대에서 200미터 떨어진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경찰 저지선을 맞딱뜨린 시위대는 청와대를 향해 일제히 소리를 지르며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외쳤다. 

"더이상 못참겠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황교안도 물러나라!" "새누리당은 해체하라!" "장관들도 부역자다!" "재벌들도 공범이다!"

오후 6시 본행사(촛불문화제)가 시작되자 박근혜 정권과 그 부역자들을 구속 처벌하라는 구호가 줄기차게 터져 나왔다. "박근혜를 체포하라" "재벌총수를 구속하라"는 구호도 등장했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세종로와 종로, 을지로, 소공로, 서대문로 등 서울 도심 주요 도로는 촛불 인파로 넘쳐났다. 본무대가 설치된 광화문광장은 물론 청계광장, 서울광장까지 사람들로 가득 차 이동하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촛불문화제의 막이 오르자 참가자들은 이날도 사회자의 호흡에 맞춰 촛불을 들고 파도타기를 하며 대장관을 연출했다.

150만 촛불이 초겨울 서울 광화문의 밤하늘을 붉게 수놓으며 길게 메아리쳤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지금 당장 물러나라!" "황교안도 물러나라!" "장관들도 공범이다!"

이번 집회에도 가족 단위, 연인끼리, 친구끼리 온 참가자들이 많았으며 중고등학생들과 엄마아빠 손을 잡고 온 초등학생들의 모습도 많이 눈에 띄었다.

문화공연 형식으로 진행된 본행사에는 민중가수 안치환씨와 양희은씨가 무대에 올라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안치환씨는 '광야에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불렀고, 양희은씨는 '아침이슬' '행복의 나라로' '상록수'를 열창했다. 특히 안치환씨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하야가 꽃보다 아름다워'로 바꿔 불러 환호를 받았다.

한 중학생은 자유발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대통령을 할 자격이 없다며 즉각 하야하라고 촉구해 큰 박수를 받았다.

광화문 일대는 수십만개의 촛불이 바다를 이루며 날이 어두워질수록 발갛게 물들었다.

대중가요 '아리랑 목동'을 개사한 '하야가'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로 시작되는 '헌법제1조'가 흘러 나오자 참가자들은 흥겹게 촛불을 흔들며 따라 불렀다.

또 주최 쪽은 예고한 대로 저녁 8시 정각에는 전국민 집단 저항행동의 하나로 1분 동안 소등하는 시위를 하자고 제안했다.

카운트 다운과 함께 8시 정각이 되자 집회 참가자들은 일제히 촛불을 끄고 소등 시위에 동참했다. 주변 조선일보와 동화면세점, 광화문 우체국도 일제히 소등했다. 

그러나 동아일보 건물 안이 환한 채로 그대로 있자 시위대는 "동아일보 불꺼라!"고 소리쳤다. 잠시 후 동아일보 건물에도 불이 꺼졌다.

주변이 완전히 암흑으로 변하자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외침이 광장을 덮었다.

1분 후 민중노래 작곡가 윤민석씨의 세월호 추모곡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가 흘러 나왔고 사회자의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멘트에 일제히 촛불이 켜졌다.

저녁 8시10분, 시위대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 시간에 걸쳐 광화문광장에서 노래를 부르고 함성과 소리를 지르며 집회를 마친 거대한 촛불이 사회자의 "우리가 주인이다.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와 함께 2차 행진에 나선 것.

100만명으로 불어난 시위대는 서쪽 코스와 동쪽 코스로 나눠 9개 경로를 따라 청와대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거침없이 나아갔다.

서울 도심을 환한 촛불로 뒤덮으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시위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지난 12일 100만 인파를 뛰어 넘는 최대 규모의 촛불 행진이 서울 도심에서 장엄하게 펼쳐졌다.

그 중 수만명의 시위대는 내자동 로터리를 지나 청와대 500m 앞인 통의동 로터리까지 진출해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통의동 로터리와 정부종합청사 창성동별관, 국립현대미술관 3곳에 차벽으로 최후 저지선을 설치하고 시위대의 청와대 진출을 막았다.

그러자 주최 쪽은 즉석에서 연단을 만들어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박근혜는 범죄자다, 박근혜를 구속하라!"

첫번째로 연단에 오른 고등학생 김아무개군은 "박근혜 대통령은 재임기간 국민의 말은 한번도 듣지 않고 최순실의 말만 들으며 나라를 말아먹고 있다. 이게 민주공화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냐"며 "박 대통령은 당장 물러나야 한다. 끝까지 버틴다면 우리가 강제로 끌어 내려야 한다"고 연설했다.

친구와 함께 무대에 오른 한 학생은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고 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발언을 언급하며 "우리의 촛불은 바람이 분다고 꺼지지 않는다. 촛불은 국민의 진심"이라고 말해 큰 호응을 얻었다.

"촛불의 명령이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박근혜를 체포하고 부역자를 처벌하라!"

서울대병원에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지지율)4%의 대통령을 위해서 우리가 침묵해야 하느냐"며 "4%의 대통령을 위한 침묵하는 다수가 되지 않기 위해 오늘 행동에 나섰다"고 촛불집회 참가 이유를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일부 참가자들은 27일 새벽 5시까지 광화문광장에서 밤샘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은 대통령이 끝까지 퇴진을 거부할 경우 오는 30일 민주노총이 총파업에 나서는 등 시민불복종운동을 예고했다.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shyeol@dailiang.co.kr

묶음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