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탄핵 뒤에도 청와대 농성 계속... "당장 내려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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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탄핵 뒤에도 청와대 농성 계속... "당장 내려와야"
  •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 승인 2016.12.0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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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탄핵되더라도 담담하게 헌재 결정 지켜보겠다?"... 야당 "또다시 국민 외면"
▲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운명을 가를 국회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6일 새누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러 국회에서 자신을 탄핵하더라도 청와대를 떠나지 않고 국민과 함께 차분하고 담담하게 헌재 결정을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야당은 즉각 청와대를 떠나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청와대)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자신의 운명을 가를 국회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입장을 밝혔다.

국회에서 자신을 탄핵하더라도 청와대를 떠나지 않고 국민과 함께 차분하고 담담하게 헌재 결정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국회의 탄핵안 의결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에서 장기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얘기다. 이는 지난달 29일 3차 대국민담화에서 자신의 진퇴 문제를 국회가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한 약속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를 급히 청와대로 불러 이러한 뜻을 전하며 새누리당의 협조를 요청했다고 정진석 원내대표가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많이 수척해진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탄핵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이 되면 탄핵소추 절차를 밟아서 가결이 되더라도 헌법재판소 과정을 보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차분하고 담담하게 갈 각오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되면 그 결과 받아들여서 그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당에서 이런 입장을 생각해서 협조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또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초래된 국정혼란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들께, (새누리당) 의원들께 두루두루 죄송스럽고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대통령은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맞아서 나라를 위해서 어떤 방안이 좋은 것인가 그 얘기
를 듣고 싶어서 뵙자고 했다"며 시종 차분하게 얘기를 했다고 정 원내대표가 전했다.

이에 정 원내대표와 이정현 대표는 '4월 퇴진, 6월 대선' 당론 결정 과정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정 원내대표는 "그 이후 주말 촛불집회가 있었고 또 일부 의원들 간에 당론과는 달리 탄핵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그런 입장이 결정된 과정을 보고를 드렸고 현실적으로 4월 사퇴, 6월 조기대선이라는 당론이 유지되기 어려운 국면이라는 점을 설명드렸다"고 말했다.

그래서 오는 9일 국회 탄핵 절차는 헌법이 정한 절차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고 한다.

이에 대통령도 고개를 끄덕이며 당의 입장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야당은 강력히 반발했다.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단 한 순간도 변화가 없
다. 한겨울 차가운 바람부는 거리에 나선 국민을 또다시 외면했다"고 비난했다.

또 "탄핵이 가결되더라도 끝까지 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국회가 정하면 따르겠다던 말은 헛말이었고 결국 국민에 맞서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변인은 "민주당과 국회는 국민과 함께 국민의 명령 '촛불민심'에 따라 9일 탄핵 가결을 위해 당당하게 나아가겠다. 끝까지 버티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씀에 대해 탄핵을 통해 국민의 분명한 뜻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도 "대통령의 어설픈 퇴진 약속으로는 탄핵열차를 멈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오늘 대통령은 담화 대신 새누리당 대표들과의 회동을 통해 또한번 국민을 떠보고 있다. 대통령은 탄핵이 가결되더라도 자리를 지키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지켜보겠다고 한다. 청와대에서 버티는 박 대통령의 모습에 국민들은 더욱 분노한다"고 말했다.

손 대변인은 "촛불의 민심은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탄핵이다. 국민의당은 야권의 튼튼한 공조 속에 9일 반드시 탄핵을 가결시킬 것이다. 대통령은 12월 9일 탄핵 가결과 함께 청와대를 내려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추혜선 대변인은 "조건없는 즉각적 퇴진 후 검찰에 스스로 출두하라"고 대통령을 압박했다.

야3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 국회 의결 때까지 영하의 강추위 속에 국회에서 노숙 밤샘농성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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