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연장 결정하면서 고민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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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연장 결정하면서 고민많았다"
  • 김주미 기자
  • 승인 2007.10.2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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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툰부대 파병연장 결론... 병력 절반 줄여 2008년 말까지 주둔

▲ 노무현 대통령은 23일 대국민담화를 발표하여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자이툰부대의 일부 병력 파병을 내년 말까지 1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이 또다시 한미관계와 국익을 내세워 이라크 파병연장안을 내놓았다.

노 대통령은 23일 이라크 주둔 자이툰부대 철군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약속한 완전 철군의 시한을 내년 말까지 한 번 더 연장해 달라는 안을 국회에 제출하려고 한다"며 파병 연장을 위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먼저 "(자이툰부대가) 지금 철군하면 그동안 우리 국군의 수고가 보람이 없는 결과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 모든 면을 심사숙고해서 단계적 철군이라는 새로운 제안을 국민 여러분께 드리게 되었다"고 이해를 구했다.

대통령의 담화문에는 자이툰부대의 주둔 병력을 현재(1200명)의 절반으로 줄이고 나머지 병력의 주둔 기간을 내년 말까지 1년 연장하겠다는 내용을 주로 담았다.

노 대통령은 "지금은 6자회담이 성공적 결실을 맺어가는 국면에 있으며 남북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서고,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도 진행 중에 있다. 이 모두가 미국의 참여와 협력 없이는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운 일들로 그 어느 때보다 한미공조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달 말까지 자이툰부대의 파병연장 동의안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다음달 초 국회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 과정에서 우리의 입장을 관철시킬 수 있었던 것도, 해묵은 안보 현안들을 거의 다 풀어올 수 있었던 것도 굳건한 한미공조의 토대 위에서 가능한 일이었다"며 한미공조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지금 이라크에는 미국 이외에 세계 26개 나라에서 1만2000여 명의 군대가 주둔하여 미국의 작전을 돕고 있으며 역사적으로나 안보, 경제적으로 미국과 가장 긴밀한 협력관계에 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가 우리나라"라면서 "이라크 정부와 쿠르드 지방정부 또한 자이툰부대의 주둔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이툰부대의 평화와 재건 활동은 우리의 에너지 공급원인 중동지역의 정세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지난번 중동국가를 방문했을 때 자이툰부대가 현지 주민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고 동맹군들 사이에서도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러한 결정을 하면서 국익과 명분 사이에서 인간적인 고뇌도 있었음을 털어놓았다.

그는 "철군 시한 연장에 대한 반대 여론이 더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국민 여러분께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 도리이며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저에게도 명분이 상하지 않을 수 있는 선택일 것"이라며 "그러나 이 시기 더욱 중요한 것은 국익에 부합하는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난해 한 약속과 다른 제안을 드리게 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끝으로 노 대통령은 국민과 정치권의 협조를 거듭 당부하면서 "앞으로 정부는 국회의 동의를 얻기 위해 성실하게 대화하고 설득해나갈 것"이라며 "아울러 우리 장병들이 임무를 마치고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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