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친박, 떠나라"... 친박, 김무성·유승민과 결별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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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 "친박, 떠나라"... 친박, 김무성·유승민과 결별선언
  • 주영은 기자·석희열 기자
  • 승인 2016.12.12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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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당 주도권 다툼 격화하면서 분당 가시화... 친박은 사실상 '폐족' 수순
▲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 후폭풍이 새누리당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 친박계와 비박계가 정면 충돌하면서 사실상 분당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주영은 기자·석희열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 후폭풍이 새누리당을 세게 내리치고 있다.

당내 당내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정면 충돌하면서 사실상 분당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친박계는 우두머리(박근혜 대통령)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폐족 위기에 처했다.

새누리당 비박계 중심의 비상시국회의는 지난 11일 전체회의를 열어 친박계 지도부의 사퇴와 탈당을 요구했다.

이에 맞서 친박계 의원 50명도 심야회동을 갖고 비상시국회의를 이끌고 있는 김무성·유승민 의원과의 결별을 선언함으로써 당내 주도권 다툼이 격화되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국회 표결에서 적어도 새누리당 128명 가운데 62명이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는 반대표 56표보다 6표나 많은 수치다. 이날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최경환 의원을 포함하면 친박세력은 당내에 57인 셈이다. 그렇더라도 대통령을 탄핵해
야 한다는 표심이 여당 내에서 다수였음이 확인된 것이다.

이에 대해 비상시국회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황영철 국회의원은 12일 "이정현 친박 지도부에 대한 불신임"이라고 규정했다.

황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더 이상 친박 지도부가 주도하는 새누리당은 '변화돼야 된다'라는 그런 생각이 모아졌다고 보고 있다"며 "그래서 이런 방향 속에서 당내에서 더 당 쇄신과 변화 그리고 국민 뜻을 받들기 위한 노력을 더 해야 된다는 그런 준엄한 목소리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민들로부터 거부당하고 당내에서도 지도력을 상실한 친박 지도부의 거취 문제를 비상시국회의에서 집중 논의했던 것.

비상시국회의는 향후 당 쇄신 로드맵과 관련해 친박 지도부의 즉각 사퇴와 탈당을 요구하고 있다.

황 의원은 "무엇보다도 당의 쇄신과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헌법위배를 방조하고 옹호하고 또 최순실 국정농단 진실규명이라든지 단죄 노력을 하지 않았던 친박 지도부가 이제 즉각적으로 사퇴하고 그리고 새롭게 당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적 쇄신도 강하게 요구하고 하루빨리 새로운 비대위원장과 비대위를 구성해서 국민한테 새누리당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상시국회의에서도 친박 57명을 다 당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친박 패권주의로 사당화에 앞장서고 대통령의 국정농단을 방조하거다 부역한 자들의 축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박이라고 해서 다 같은 선상에서 볼 수가 없다. 당내에서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돼 있는 사람들이 있고 그것을 옹호하는데 앞장서온 사람들도 있다고 본다. 또 당을 사당
화시켜서 보수정당으로서 우리 당을 지지해왔던 많은 분들에게 아픔을 줬고 결국은 지난 총선 패배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이런 패권주의와 사당화를 만들어 내기에 앞장섰던 사람들. 그리고 이번 탄핵 국면에서 국민의 민심에 배반한 그런 행동을 앞장서서 보였던 분들. 이런 사람들을 추려내야 한다."

황 의원은 탈당 대상자의 범위를 이렇게 말했다. 친박이라고 해서 또는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대열에 섰던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나가라는 뜻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당을 이 지경으로 몰고 온 친박 세력이 전날 심야 회동에서 아이러니하게도 '혁신과 통합연합'이라는 모임을 띄웠다는 것.

황영철 의원은 "그분들이 무슨 것을 혁신하겠다는 건지 모르겠고, 통합을 하겠다는 건 더 더욱이 이해가 안 된다"며 "반혁신, 반통합의 위치에서 그런 노선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한다고 국민이 납득하겠냐"고 반문했다.

사실상 친박은 현실적으로 우두머리(박근혜 대통령)가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폐족 수순을 밟을 거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대통령 탄핵과 함께 당원들과 국민으로부터 불신임을 받은 친박 지도부가 끝까지 사퇴를 거
부하고 버티면 어떻게 될까. 비박계가 당을 나가는 수밖에. 새누리당은 끝내 둘로 갈라지는 분당 수순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황 의원은 "어제 모임에서 탈당을 해서 새로운 당을 만들어야 된다는 의견도 나오긴 했지만 중요한 건 지금까지 그래도 새누리당이 가져왔던 보수정당으로서 구심체 역할을 해왔고 그것을 지켜준 많은 건강한 보수세력들이 있다. 이분들 입장에서는 우리 비상시국회의가 중심이 돼서 새누리당을 지켜내길 바라고 있고 통합해내길 바라고 있다. 그래서 나가야 될 사람들은 잘못한 사람들이 나가야지 왜 우리가 나가야 되느냐, 우리는 끝까지 한 번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자, 뭐 이렇게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친박 지도부가 끝까지 대통령의 순장조가 되어 당을 장악하면서 죽기살기로 똬리를 틀 경우 현실적으로 비박계가 당을 나가 보수 재결집을 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 패권주의에 진저리를 치며 선도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 김용태 국회의원 등은 전날 쇄신과 혁신을 부르짖으며 신당을 창당했다. 비상시국회의와 이들은 한 뿌리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만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비상시국회의는 탈당을 하든 당내 통합을 하든 당의 새 대표로는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사람은 지금도 비상시국회의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주영은 기자·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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