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태양의 땅' 쿠르디스탄에서 봄의 희망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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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태양의 땅' 쿠르디스탄에서 봄의 희망 노래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01.0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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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디스탄' 사진전 열려... 16세 소녀 게릴라의 사연 그리고 '자유를 위한 저항'
"인생은 좋은 것입니다. 주어진 삶을 아름답게 살아야 해요.
저를 구하려다 전사한 친구가 마지막으로 해준 말이에요.
그러니 전 살아야 하고, 친구의 몫까지 붉게 살아야 해요."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박노해 시인의 <쿠르디스탄> 사진전이 열린다. 오는 6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라 카페 캘러리'.

이름도 낯선 땅, 쿠르디스탄은 '쿠르드인의 땅'이라는 뜻으로 터키와 시리아를 지나 이라크로 흘러가는 티그리스 강 상류의 광대한 땅이다.

이 강을 따라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탄생했고 그 풍요로움 위에 수학과 천문학, 성문법, 학교, 바퀴, 도시 등 수많은 인류 '최초의 것'들이 피어났다.

그러나 쿠르디스탄은 너무 오래 울어온 땅이다. 지상 최대의 나라 잃은 민족인 3500만 쿠르드인들은 제국의 전쟁 속에 자기의 땅에서 찢겨져 '중동의 눈물'로 떠돌고 있다. 

"인생은 좋은 것입니다. 주어진 삶을 아름답게 살아야 해요.
저를 구하려다 전사한 친구가 마지막으로 해준 말이에요.
그러니 전 살아야 하고, 친구의 몫까지 붉게 살아야 해요."

"겨울이 오고 또 어둠이 와도
태양만 떠오르면 우리는 살아간다
그러니 용기를 내자, 간절히 봄을 부르자
태양만 떠오르면 우리는 살아갈 테니" 

지상에서 16년을 살다 간 쿠르드 소녀 게릴라의 사연이 눈물겹다. 8000년 역사의 도시 하산케이프와 만년설을 머리에 인 자그로스 산맥, 알 자지라 대평원, 하늘과 맞닿은 땅끝까지 펼쳐진 눈부신 설원까지···.

장대한 여정 속에 쿠르디스탄 사람들과 함께 봄의 희망을 노래하는 시간. 쿠르드인의 '자유를 위한 저항'의 삶은 이 겨울, 정의와 진실의 촛불을 밝혀든 우리에게 깊은 용기와 따뜻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겨울이 오고 또 어둠이 와도
태양만 떠오르면 우리는 살아간다
그러니 용기를 내자, 간절히 봄을 부르자
태양만 떠오르면 우리는 살아갈 테니" 
(박노해)

▲ 8000년 된 하산케이프
볕 좋은 바람결에 펄럭이는 흰 빨래가 평화의 깃발처럼 눈부시기만 하다. 그러나 하산케이프는 수장될 위기에 있다.(사진=박노해)
ⓒ 데일리중앙

쿠르드인들은 8000년 딘 하산케이프 다리 위에서 빵을 굽고 양을 치고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왔다.

볕 좋은 바람결에 펄럭이는 흰 빨래는 평화의 깃발처럼 눈부시기만 한데···.

그러나 하산케이프는 지금 서서히 수장되어 가고 있다. 터키 정부는 이란, 이라크, 시리아로 흐르는 생명수인 티그리스 강을 막아 중동의 수자원을 확보, 통제하고자 한다. 미국과 영국의 투자을 받아 2017년 완공을 목표로 거대한 일리수 댐을 건설하며 물을 채우고 있다고.

이 길은 쿠르드 독립운동 게릴라들을 죽이고자 터기 정부가 난폭하게 뚫어낸 군사작전 도로다.

"우리는 동물을 가둬 기르지 않아요. 양떼도 자유롭게 풀을 뜯고 뛰놀아요. 자유보다 소중한 것은 없으니까요. 우리에게도 그런 날이 오겠지요-?"

언니 오빠들의 피어린 길을 밟으며 땔감을 구해 양떼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소녀들. 티없이 맑고 순진하다.

"우리는 동물을 가둬 기르지 않아요. 양떼도 자유롭게 풀을 뜯고 뛰놀아요. 자유보다 소중한 것은 없으니까요. 우리에게도 그런 날이 오겠지요-?"

언제나 슬픔과 고난을 안고 살아왔을 쿠르드 소녀의 미소가 황혼에 서럽다.

▲ 지상의 둥근 빵
우리네 삶도 저 쿠르드 마을 여인네가 갓 구워낸 둥근 빵처럼 풍성하고 평화로웠으면 좋겠다. (사진=박노해)
ⓒ 데일리중앙

흙으로 빚은 화덕에서 굽은 쿠르드 전통빵 티리. 쿠르드 마을 어디서나 낯선 이를 보면 갓 구운 빵과 차를 들고 가라며 길손을 집 안으로 이끈다.

둥근 지구별 위에서 지상의 둥근 빵을 함께 나눠 먹는 희망은 아직 살아 있다. 기회는 공평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실은 둥근 나눔. 우리 모두가 함께 추구해야 하는 공동체의 가치다.

5000년 역사의 도시 마르딘이 황금빛으로 깨어나는 아침. 태양은 쿠르드인의 상징이다.

▲ 봄이여, 어서 오라!
5000년 역사의 도시 마르딘이 황금빛으로 깨어나고 있다. 겨울이 오고 또 어움이 와도 태양만 떠오르면 우리는 살아간다. (사진=박노해)
ⓒ 데일리중앙

겨울이 오고 또 어움이 와도 태양만 떠오르면 우리는 살아간다. 대지에 씨 뿌리면 우리는 살아간다. 그러니 용기를 내자. 언 손 맞잡고 봄을 부르자!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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