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가 구미를 방문했다가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포위당하는 등 거칠게 공격을 받았다.
야권이 사법당국의 엄정 수사, 책임자 처벌과 함께 배후 세력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8일 구미를 방문해 오후 2시 구미시의회 4층 열린나래 북카페에서 경북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를 마치고 오후 3시께 문 전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자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던 수백명의 박 대통령 지지단체 회원들이 달려들며 문 전 대표를 에워싸기 시작했다.
특히 박사모 등 일부 박 대통령 지지자들은 "종북첩자 간첩이 여긴 왜 왔느냐" "문재인은 빨갱이다. 간첩잡아라" "빨갱이를 처단하자"고 소리치며 문 전 대표를 위협했다.
이들은 심한 욕설과 함께 문 전 대표 참모진에게 흙과 쓰레기를 던졌으며 문 전 대표가 탑승한 차량을 가로막고 발길질과 침을 뱉으며 공격했다.
특히 몇 몇은 문 전 대표가 탄 차량 앞에 드러누워 구르고 뒹굴고 고함을 지르며 격렬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박대모, 박사모 등 박근혜 지지단체 회원들의 이러한 극렬한 시위는 20여 분 간 이어졌으며, 문 전 대표는 경찰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현장을 빠져 나갔다.
민주당과 야권의 대권주자들은 이번 구미 폭력사태를 강력히 규탄하고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특히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9일 국회 브리핑에서 "어제 구미에서 박사모 등 박근혜 대통령 지지단체가 문재인 전 대표 측의 차량을 막고 난동을 벌인 것은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 개인의 문제를 떠나 명백한 선거폭력으로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를 파괴하려는 행태"라고 규탄했다.
윤 대변인은 "과거 우리는 폭력으로 얼룩진 부정선거의 어두운 역사를 똑똑히 기억한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그 같은 반민주주의적 행태가 다시 부활하는 일이 없도록 사법당국이 초기에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강력한 수사와 엄단을 요구했다.
김부겸·박원순 등 야권의 대권주자들도 일제히 구미 폭력사태를 규탄하고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문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김경수 민주당 국회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의 구미 방문을 방해하기 위해 사전에 범행을 모의하고 직접 폭력을 행사하는 행태는 우리가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적폐이자 구악"이라며 "그들이 보여준 범죄 행위에 대해 사법당국은 철저히 수사하고 응분의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김부겸 민주당 국회의원은 "모든 폭력과 폭언은 민주주의와 열린 사회의 적"이라고 이번 폭력 사태를 규탄했다.
김부겸 의원 쪽 허영일 공보특보는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들이 문재인 전 대표와 수행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은 매우 우려스런 사태"라며 "지지자들의 폭력적 대응은 박근혜 대통령을 더욱 수세로 몰아갈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박사모 등의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공격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며 촛불정신에 대한 테러"라며 사법당국의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박 시장은 8일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폭력과 폭언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문재인 전 대표와 일행에 격려와 위로,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대응을 촉구할 예정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