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선관위는 대선행보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상태바
[칼럼] 선관위는 대선행보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 이병익 기자
  • 승인 2017.01.31 08: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병익(정치평론가이자 칼럼리스트)
▲ 대권 잠룡들의 대선 행보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중앙선관위는 소극적인 입장이다.
ⓒ 데일리중앙

대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예비후보들의 모습이 위태롭다. 아직 대선레이스가 시작도 되기 전에 마치 대선후보인양 움직이고 있는 작금의 모습은 불법이다. 아직 대선후보자 등록이 시작 된 것도 아니고 대통령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되어 있는 시점에 일부 후보들의 군 방문이라든지 정부기관의 방문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경고를 보내야 마땅하다고 본다.

대권여론조사 1위의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군부대를 방문해서 부대를 시찰하고 장, 사병들과 식사를 하기도 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등 정부고위관료나 대통령 후보가 과거에 했던 일을 하고 있다. 2위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도 소방서를 방문해서 간부들과 직원들을 격려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런 일들은 예사롭지 않은 행위로서 대권에 출마하려고 벌이는 지지운동과 다름이 없어 보인다. 그 자리에서 고충을 듣는다든지 처우개선을 약속한다든지 하는 일은 일반적인 방문이 아니라 대선후보로서의 방문임을 의심케 하는 행동이다.

법치를 주장하는 대선후보들이 선거법을 어기고 자신들의 대선행보를 하는 일은 시정되어야 마땅하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제지를 해야 함에도 방관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언론은 이들의 방문행보를 집중조명하고 뉴스를 내보냄으로서 언론과 대선후보가 상호 묵인하게 불법을 조장하고 있다고 보인다.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후보들과도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이고 지지도가 높다는 두 후보들의 도덕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비후보자들은 선거기간이 아닐 때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시장을 방문하는 것은 후보가 되기 위한 얼굴 알리기 정도라고 생각되어서 이해해 줄 수도 있다. 시장을 방문하는 것은 특별한 의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민행보라고 이해해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표의 경우를 보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대장의 영접을 받고 별을 단 부대장과 파이팅을 외치는 이 장면을 보면 마치 대통령이 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부대장은 무슨 이유로 문재인 전 대표와 파이팅을 외치는지 알 수가 없다.

반기문 전 총장도 소방서에서 부동자세로 대하는 소방관들을 보면서 대통령의 기분을 느꼈는지 모르겠다. 이들의 군과 소방서 방문은 엄밀하게 보면 그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행위다. 그들의 자유로운 시간을 빼앗거나 근무에 지장을 주는 행위임에 틀림없다. 비록 진심으로 환영하고 반긴다고 해도 스스로 피하고 자제해야 되는 것이 대선후보자의 자세라고 본다.

어제 종편방송을 보다가 이들의 행위에 대해서 참석한 패널들이 별로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는데 전원책 변호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패널인 강연재 국민의당 부대변인이 이런 문제에 대해서 따끔하게 지적을 하는 것을 보고 양식있는 패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주당측 패널이 아니라서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대선 후보자들의 불법적인 군, 관 방문은 정당을 떠나서 하면 안 되는 것이다. 대선후보로 등록을 하고 난 뒤라면 자유로운 선거활동이라고 샛각할 수 있겠다.

대통령 탄핵국면을 맞아서 이때다 싶어서 군, 관을 방문하는 후보들을 보면 한심하고 비겁하게 보인다. 동일 출발 선상에서 선거전을 펼치는 것이 페어플레이이고 선거법에 정한 정신에 맞는 것이다. 자기 대통령에 눈도장을 찍고 싶어 하는 공직자가 있을 것이지만 고유업무에 충실하는 공직자도 있을 것이니 대선후보자들은 군, 관 방문을 자제하기를 바라고 선관위는 확실하게 선거법을 적용하기 바란다.

진정으로 군인과 공무원을 위로하고자 한다면 직무에 방해가 되지 않고 번거로운 의전을 거치지 않게 조용히 다녀오든지 하면 될 것이다. 기자들이나 수행원들 줄줄이 달고 다니지 말고 다음날 방송이나 언론에 짧은 동정보도 정도로 날 수 있게 하면 누구도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보도매체들도 선거가 개시되기도 전에 지지율 높은 후보만 집중보도하는 편파적인 보도행태를 지양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선관위는 이런 문제를 묵인하고 눈을 감는 건지 지켜볼 것이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