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연정은 배신"... 안희정 지사 공개사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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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연정은 배신"... 안희정 지사 공개사과 요구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02.0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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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연정 논란 나흘째 이어져... 다음주 광화문 촛불집회에 야권 대권주자 다 나와야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높여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도입하자는 기본소득에 대해 '공짜밥'이라 매도할 때도 복지철학에 대한 차이로 이해하고 넘어 갔다. 불공정과 양극화를 심화시킨 이명박과 박근혜의 녹색경제, 창조경제를 이어 가겠다고 했을 때도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취지로 이해하려 했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사법부 판단은 늘 존중해야 한다'고 했을 때도 3권 분립에 대한 소신으로 이해하려 했다."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연정 공약을 둘러싼 논란이 나흘째 계속되고 있다.

당내 경쟁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대연정은 역사와 촛불에 대한 배신이라며 안희정 지사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안 지사는 자신의 대연정 제안에 대해 "박근혜 최순실을 용서하자는 것이 아니며 국민의 개혁 요구를 단 한 걸음이라도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 취지"라고 적극 해명했다.

이 시장은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 지사를 향해 "촛불은 대연정이 아니라 야권연합정권을 바라고 있다"며 "대연정을 철회하고 촛불광장으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이 시장은 주말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4차 촛불집회에 참가해 보고 느낀 촛불민심 얘기를 꺼냈다.

그는 "야당이 적폐청산과 개혁입법은 외면하고 대권에만 눈이 멀어 국민적 요구를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을 들었다. 특히 안희정 후보가 제안한 '대연정'에 대해선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이대로 간다면 민심은 언제든 돌아설 수 있다는 위기감을 뼈저리게 느낀 현장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연정은 역사와 촛불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안 지사의 대연정 제안에 대해 "민주당의 정체성을 져버리고 친일독재부패세력에게 탄핵이 되더라도 살 길이 있다는 구조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새누리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가 안희정 후보의 제안을 '열린구상'이라며 반색한 것은 가볍지 않은 신호"라고 지적했다.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높여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도입하자는 기본소득에 대해 '공짜밥'이라 매도할 때도 복지철학에 대한 차이로 이해하고 넘어 갔다. 불공정과 양극화를 심화시킨 이명박과 박근혜의 녹색경제, 창조경제를 이어 가겠다고 했을 때도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취지로 이해하려 했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사법부 판단은 늘 존중해야 한다'고 했을 때도 3권 분립에 대한 소신으로 이해하려 했다."

안 지사의 이러한 행보는 선거 전략이라는 시각도 있다. 선명성 경쟁을 하려니 이재명 시장에게 밀리고 그렇다고 친노 프레임으로 가려니 문재인이라는 큰 산이 놓여 있고. 어쩔 수 없
이 친노 이미지는 가지고 가면서 우클릭하는 게 득표에 유리하다고 생각한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안희정 지사의 대연정 제안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은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재명 시장은 "박근혜 구속, 새누리당 해체, 이재용 구속, 세월호 진실규명, 적폐청산, 공정국가 건설, 이것이 천만 촛불의 명령"이라며 "그런데 청산대상과 함께 정권을 운영하겠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거듭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들은 부패와 특권으로 오염된 대한민국을 치료해서 공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라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연정 제안을 철회하고 다음 주 토요일 광화문 촛불 앞에 나와 국민께 정중히 사과하라"고 안 지사를 압박했다.

또 "사안의 심각성을 생각한다면 문재인 전 대표도 대연정 철회를 공식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시장은 민주세력의 단결과 야권연합정권 수립은 촛불의 명령이자 역사적 책무라고 역설했다.

이 시장은 "민주당 혼자 정권교체를 하기는 쉽지 않다"며 "정권교체가 된다고 해도 소수파 정권으로 전락, 세월호 진실도 밝히지 못하고 개혁입법 하나 처리 못하는 식물정권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야권 대선후보들은 모두 촛불광장으로 돌아오라고 요구했다. 전날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가한 야권 대권주자는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 이재명 시장 두 사람 뿐.

이 시장은 "여권의 위장 분열과 지지부진한 개혁입법 처리, 대연정 제안 등으로 촛불과 탄핵이 엄중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정답은 다시 광화문"이라고 말했다.

국가의 장래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야당의 모든 대선후보들은 다음 주 토요일 다시 광화문에서 촛불과 함께 대화하고 토론하고 약속할 것을 제안했다.

광화문 촛불광장에서 야권통합과 야권연합정부 구성 그리고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 건설을 위해 끝까지 국민과 함께하겠다고 야권 대권주자들이 모두 약속하자는 것이다.

이 시장은 "촛불시민과 처음부터 함께 해왔던 저 이재명은 야권이 힘을 합쳐 정권교체를 하고 국가 대개혁을 완수하라는 천만 촛불의 명령을 끝까지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표도 안 지사의 대연정 제안에 대해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이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실패, 국정농단, 헌정유린 사태에 대해 제대로 반성하고 국민들께 속죄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들 정당과 연정하다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논란과 비판이 확산되자 안희정 지사는 "노무현 정부의 대연정-미완의 역사를 완성하겠다는 것은 대연정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민주주의 정치-의회정치의 대화와 타협 구조를 정상화시켜서 시대의 개혁과제를 완성하기 위함"이라고 해명했다.

안 지사는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의 연정(대연정-소연정 모두 포함) 제안은 박근혜 최순실을 용서하자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적폐를 덮고 가자는 것도 아니다. 새누리당을 용서하자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국민의 개혁 요구를 단 한 걸음이라도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 대연정 제안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차기정부를 누가 이끌든 대한민국 헌법은 의회와의 협치를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행할 수 없다는 현실을 염두에 둔 제안이라는 것이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민주주의 의회정치의 움직일 수 없는 대원칙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

안 지사는 "비난, 비판, 다 좋다. 하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저의 진심만은 알아달라.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동지이고 시민이고 이웃이고 형제다. 언제나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주 주말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즉각 퇴진을 위한 15차 촛불집회에 안 지사가 참가할 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한편 이재명 시장과 안희정 지사는 결선투표가 실시되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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