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이명박·박근혜 선한 의도' 발언으로 다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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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이명박·박근혜 선한 의도' 발언으로 다시 '논란'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02.20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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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아수라 백작'에 빗대 비판... 안희정, 법과 원칙 강조하며 적극 해명
그러나 그것이 법과제도에 따르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발생합니다. 참고적으로 저는 그 누구라도 그 사람의 마음은 그 액면가대로 저는 선의로 받아들입니다."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연정' 발언에 이어 또다시 친여 성향의 발언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9일 부산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선의로 그랬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 발단.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20일 안 지사의 발언을 강한 톤으로 비판하며 진짜 속내를 털어놓으라고 안 지사를 압박했다.

특히 국민의당은 당 지도부와 대변인까지 총출동해 인 지사를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부산에 가면 보수가 되고, 광주에 가면 진보가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지사의 잇따른 우편향(?) 행보를 '아수라 백작'(오른쪽의 반은 희고, 왼쪽의 반은 검다)에 빗대며 공세를 취했다.

안 지사 쪽은 발언의 취지가 잘못 전달됐다고 적극 해명하며 발언 전문과 당시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분(이명박~박근혜)들도 선한 의지로 우리 없는 사람들과 국민들의 위해서 좋은 정치하시려고 그랬습니다.(관객 웃음) 근데 그게 뜻대로 안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케이재단, 미르재단
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사회적인 대기업들의 많은 좋은 후원금을 받아서 동계올림픽을 잘 치루고 싶어 하는 마음이실꺼라고 전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법과제도에 따르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발생합니다. 참고적으로 저는 그 누구라도 그 사람의 마음은 그 액면가대로 저는 선의로 받아들입니다." (19일 오후 부산대에서 열린 '안희정의 즉문즉답'에서의 안 지사 발언 내용)

20일 아침 야권의 심장 광주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금주 최고위원은 안 지사의 이러한 부산대 발언을 언급하며 강력 비판했다.

손 최고위원은 "어제 안희정 민주당 대선후보가 부산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들과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려다 그랬다. K-재단, 미르재단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사회적인 대기업들의 많은 좋은 후원금을 받아서 동계올림픽을 잘 치루고 싶어 하는 마음이실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법과 원칙은 잃었지만 본심은 국가를 위한 선한 의지였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희정 후보의 평가대로라면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될 이유가 옅어지고 뇌물죄 성립도 어렵게 된다"면서 "탄핵재판에서 대통령측이 주장했던 내용을 민주당 대선후보의 입을 통해 듣게 된 것"이라며 안 지사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손 최고위원은 "토요일(18일)에는 서울에서 촛불집회에 참석해 탄핵을 외치고 일요일(19일)에는 부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선한 의지를 언급하고 있다"며 "더 이상 탄핵을 촛불집회를 당리당략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민주당과 안 지사에 촉구했다.

이번에는 이용호 원내대변인이 나서 "안희정 지사는 부산에서는 보수고 호남에 가면 진보 인사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변인은 이날 내놓은 논평에서 "박 대통령이 선한 의도로 K스포츠·미르재단을 설립했다면 그 뒤에 있었던 최순실도 순수했다는 뜻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지난번에는 보수를 겨냥해 대연정을 이야기하더니 이번에는 박 대통령을 감싸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때그때 달라지는' 안 지사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이냐"며 "대통령 후보의 자리는 때마다 가면을 바꿔 쓰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충고했다.

장진영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신문방송에서는 보수, SNS에서는 진보, 매체별로 정치성향을 바꾸고 있다"며 안 지사를 '아수라 백작'에 빗대 비판했다.

정의당도 잇따른 안 지사의 '친여권' 성향의 발언을 납득할 수 없다며 공세에 가담했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안희정 후보가 어제 부산대 강연 중 '이명박·박근혜 대통령도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과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는데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뜻대로 되지 않았다'는 선의 발언이 큰 논란을 빚고 있다"면서 "안 후보는 반어법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지금까지 그가 한 발언의 맥락으로 볼 때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추 대변인은 "안희정 후보의 이와 같은 '친여권'적인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경계가 불분명한 대연정을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와중에 선의라는 말을 하는 것은 혹시 진심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며 "앞으로 더욱더 신중한 행보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같은 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안 지사에 대해 "아무리 보수적으로 간다고 해도 여권에 지지를 바랄 수는 없을 것"이라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안희정 지사 쪽은 발언 전문과 당시 현장 동영상까지 공개하며 "의도가 잘못 전달됐다"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박수현 안희정 캠프 대변인은 지난 19일 "(부산대 행사) 참석자들은 이미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대해 안희정 지사가 어떤 말을 할지 예상하고 웃음부터 터뜨린 상태였고 안희정 지사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반어법적 비판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대변인은 "현장의 분위기를 모르고 텍스트만 보면 오해를 할 수 있으나 영상을 보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그러면서도 결론은 법과 원칙이 무너진 결과였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안희정 지사도 이날 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신의 발언 취지를 설명하며 직접 진화에 나섰다.

안 지사는 "아무리 선의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과정에서 법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고 늘 강조했던 말"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4대강이나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얘기하면서 그들이 아무리 선의를 가지고 있었다 할지라도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선의라 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고 했다.

안 지사는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로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분노와 상실감으로 국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어 온 제가 그들을 비호하다니요"라며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나타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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