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후보 첫 토론... '대연정' '재벌개혁'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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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후보 첫 토론... '대연정' '재벌개혁' 격돌
  •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 승인 2017.03.03 2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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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재명·최성, 대연정 놓고 안희정 공격... 문재인-이재명, 재벌개혁 공방
▲ 민주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문재인·안희정·이재명·최성 후보(왼쪽부터)는 3일 오후 서울 양천구 CBS 사옥에서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대연정' '재벌개혁' 등 쟁점을 놓고 2시간 동안 불꽃 공방을 벌였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문재인·안희정·이재명·최성 후보는 3일 저녁 서울 양천구 CBS 사옥에서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대연정' '재벌개혁' 등 쟁점을 놓고 격돌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개헌, 법인세 등 공통관심사에 대해서도 저마다 입장을 내놓으며 2시간 동안 불꽃 튀는 경쟁을 벌였다.

최근 '우편향'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안희정 후보는 대연정 발언에 따른 집중적인 공세에 시달렸다.

문재인 후보는 안 후보의 대연정 발언에 대해 "다음 정부에서 단독으로 과반(의석) 이루지 못하면 연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자유한국당까지 함께하는 안 후보의 대연정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연정과 협치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문 후보도) 소연정 가능하다고 하지 않았나. 제 말의 앞뒤는 국가 개혁과제에 동의하는 어느 당과도 논의해야 한다. 거기에 동의하면 누구와도 손 잡아야 한다는 것을 말
한 것이다. 제 말에는 늘 전제를 달았다"고 해명했다.

문 후보가 반박했다. 문 후보는 독일의 사례를 들며 "독일은 소연정으로 가능할 때 소연정을 하고, 소연정으로 다수파를 이룰 수 없을 때 대연정한다. 지금은 우리 야당만 힘 모아야 과반이다. 그럼 소연정을 먼저 해야지 대연정을 말할 때가 아니다. 국정농단 정당인 자유한국당과 어떻게 대연정을 할 수 있다고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도 청산대상과 손을 잡겠다는 대연정은 촛불민심에 역행하겠다는 것이라고 안 후보를 강하게 압박했다.

안 후보는 "적폐청산의 길에 저 안희정이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제가 말하는 의회에서의 연정이라는 정신을 한 번 더 생각해달라"고 했다.

최성 후보는 지금처럼 중차대한 시기에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한 '선의' 발언과 자유당과 손잡는 '대연정' 발언을 할 수 있냐고 안 후보에 공세를 퍼부었다.

최 후보는 "지금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몸통인 자유한국당과의 대연정이라야말로 민주주의에 위배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안 후보는 "전 최성 후보가 대통령되면 어떻게 의회와 맞딱뜨릴 것인지 질문드린다"고 동문서답을 하자 최 후보는 "(대연정이 민주주의에) 어긋나냐, 안 어긋나냐"고 재차 물었다.

안 후보는 "안 어긋난다. 대통령이 의회와 국가개혁 과제를 놓고 총리 인준 과정에서 최고 수준의 연정 제안이 어떻게 정당정치에 어긋나냐"고 받아쳤다.

그러자 최 후보는 "지금은 야당과 수천만 국민이 탄핵에 집중하고 있는데 한 번도 아니고 범죄 세력을 여러번 옹호하면. 심지어 민주당-자유당 강령이 별 차이 없다? 안 후보 정체성이 뭐냐, 자유한국당 후보 아니냐는 여론이 안 들리냐"라고 세게 몰아붙였다.

최 후보는 특히 안 후보에게 김대중 적자라는 말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에 안 후보는 "충남도지사 출마하면서 김대중-노무현 미완의 역사를 완수하겟다고 했다. 제 마음으로는 젊은 민주당원으로서 김대중 역사를 이을 적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안희정 후보는 최근 출범한 문재인 후보의 거대한 싱크탱크 선대본을 거론했다.

안 후보는 "대선 공약집은 당의 이름으로 나와야 하지 않나. 미국 민주당, 공화당도 대선 공약은 당에서 만든다"며 "이번 경선은 후보 지지 세력이 다음 정부 접수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문 후보는 "안 후보의 포용행보를 지지하지만 대선 후보 정책을 당에 맡겨야 한다는 것은 납득하지 어렵다"며 "(오히려 대선 후보들이) 정책 개발을 당에 맡기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안희정 후보도 물러서지 않고 받아쳤다. 안 후보는 "지금 추세로 가면 문재인 지지하는 사람들 집권한다. 그러나 그 악순환 구조에서 못 빠져 나간다"고 비판했다.

재벌개혁 및 법인세, 기본소득 관련해서도 불꽃 공방이 벌어졌다.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정책에 대해 문재인 후보는 좋은 일자리 창출에, 안희정 후보는 기존 복지정책 강화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후보와 안희정 후보에게 재벌개혁 및 법인세 관련해 분명한 입장이 뭐냐고 쏘아붙였다.

이 후보는 먼저 문 후보를 향해 "재벌개혁 말하는 데 실제 내용 보면 재벌 이익주거나 재벌들과 인적관계 심하게 맺는 게 보인다. 법인세는 증세에서 왜 빼냐"고 물었다.

문 후보는 "법인세 준조세 등은 재원대책에서 얘기되는 것인데 그것과 재벌개혁은 다르다. 증세가 필요하지만 순서가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부자 세금 줄어든 것부터 (되돌려놔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또 "문 후보는 노동조합이나 서민들보다 4대기업 연구소장을 만났다. 10년의 힘 조직 만들었다. 거기 보니까 재벌 출신들 상당하다. 삼성 출신 많더라. 전 문 후보가 친재벌 후보가 안 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제가 재계 인사도 만났지만 노동자 포럼도 참석해서 제 노동정책을 밝혔다. 한 대목만 뽑아서 제가 재계 만났으니 친재벌이라고 말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후보는 안희정 후보에 대해서도 "법인세 증세에 여전히 소극적"이라며 "재벌과 관련해 우리사회 기득권 처벌 위해 무엇이 필요하나"라고 물었다.

안 후보는 "법인세 증세 문제는 반대하거나 그런 입장은 아니다. 다만 지금 국가의 중장기 계획을 짜서 설득을 정부가 더 해야 한다. 증세한다고 바로 돈 걷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국가재정 미래를 잘 파악해서 설득하는 절차를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성 후보는 재벌 개혁과 관련해 "재벌 혁신을 통해 재벌 죽이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과 상생할 고민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드 관련해서는 박근혜 정부의 미숙함을 한 목소리도 비판하면서도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 민주당 대권주자인 문재인·안희정·이재명·최성 후보가 3일 저녁 서울 목동 CBS사옥에서 열린 시사프로그램인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합동토론회에 앞서 손을 맞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데일리중앙

문재인 후보는 "다음 정부로 넘겨 국회 비준 절차와 외교적 노력을 통해 합리적으로 결정하게 해야 한다"며 "전 이를 지킬 복안을 가지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최성 후보는 "대통령 탄핵 직후 수권정당 꿈꾸는 민주당 지도부가 주도적으로 미국 트럼프 고
위 관계자 만나 일괄타결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미동맹 토대 위에 한미중 상생방안 발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희정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미숙함으로 우리가 곤란하다"며 "한미동맹 기초 위에 무엇이든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사드는 대한민국 안보에 도움이 안 되고 피해만 주는 게 맞다. 강대국이 요구했다고 해서 어쩔 수 없다는 것은 국가 지도자 태도가 아니다. 사드는 적당히 무마할 게 아니다"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개헌(시기, 권력구조 등) 관련해서도 저마다 입장이 조금씩 달랐다.

최성 후보는 개헌은 미국식 연방제에 기초한 혁신자치분권 형태로 내년 지자체 선거까지 국민투표에 붙여 완성하자고 했다.

안희정 후보는 대선 전 정략 개헌 논의에 대해선 반대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나 개헌의 당위성에는 공감했다. 핵심은 역시 자지분권을 강조했다. 다만 삼권분립과 관련해 대통령 권한과 의회 권한 조정에 대해선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방자치 분권이 강화된 분권형 4년 중임 대통령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여기에 국민소환 등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개헌 시기에 대해선 내년 지방선거 때 확정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후보도 4년 중임 대통령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대선 때 후보가 개헌을 공약하고 다음 정부 초반 국민 의견을 수렴해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투표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는 자신이 검증되고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고 안희정 후보는 안정과 통합의 후보라는 점을 주로 내세웠다.

이재명 후보는 자신이 70년 적폐를 청산하고 공정한 새 나라를 만들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최성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의 적자로 남북정상회담 성사의 주역이라며 남북관계 전문가 이미지를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다음 토론은 오는 6일 오마이TV 등 인터넷방송으로 생중계된다.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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