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박근혜, 4년 동안 벌거벗은 임금님 노릇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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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 "박근혜, 4년 동안 벌거벗은 임금님 노릇한 것"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7.03.13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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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삼성동 사저 진지삼아 농성 투쟁(?)... 친박단체 집회로 검찰수사도 쉽지 않을 듯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데일리중앙 김주미 기자] 조응천 민주당 국회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와 관련해 13일 "소명의식 없는 사람들한테 둘러싸여 4년 동안 벌거벗은 임금님 노릇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기간 대통령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근무를 하다 '나쁜 사람'으로 찍혀 청와대를 떠난 조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첫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조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탄핵 사태에 대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 "제가 있을 때도 그랬지만 청와대나 내각에 직언을 하고 고언을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런 사람들은 굉장히 배척당하고 또 각종 불이익을 받는 그런 상황이 4년 내내 지속됐다. 결과적으로 비선실세라든가 문고리 또 황교안 권한대행을 비롯한 온 내각이 무능하거나 용기가 없거나 소명의식이 없는 그런 사람들한테 둘러싸여 4년 동안 벌거벗은 임금님 노릇을 한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밤 서울 삼성동 사저로 들어가면서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남긴 메시지에도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 당일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을 통해 4줄짜리 메시지를 남겼다.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자신을 파면한 헌재 판결에 대해 불복하겠다는 취지의 박 전 대통령의 이 메시지에 대해 조 의원은 "3명의 친박집회 참가자가 사망을 한 상황이고 또 극단적인 혼란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그런 상황에서 그래도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하실 거 아닌가 하고 일말의 기대를 했었는데 참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 중 '시간은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한 부분에 대해 "이거는 삼성동 사저를 진지로 해서 끝까지 농성하고 투쟁하겠다, 또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응할 의사가 없다, 그러니까 지지층의 결집과 궐기를 촉구하는 걸로밖에 이해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12일 아침부터 수백명의 지지자들이 삼성동 사저 앞에 태극기를 들고 어떻게 보면 박 전 대통령의 사저 귀환을 기다리는 듯한 모습이 계속 나왔다. 그러니까 언론도 모르는 그런 연락을 받고 지지자들이 거기서 대기를 한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당일 오전까지만 해도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 귀환은 다음날(13일)로 알려졌고 갑자기 그날 오후 늦게 청와대를 떠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언론도 모르는 사실을 어버이연합, 박사모 등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사전에 연락을 받고 삼성동 사저 앞에 태극기를 들고 대기한 것 아닌가라는 것이다.

더욱이 친박 단체들은 삼성동 사저 앞에 앞으로 40일 동안 집회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의 향후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응천 의원은 "향후 40일 동안 삼성동 사저 앞에서 집회신고를 한 걸로 봐지고 있다. 그러면 40일 동안 사저 골목 앞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모여 있으면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가서 혹은 체포영장을 들고 가서 집행을 하려고 하더라도 상당한 혼란이 있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이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들고 가서 체포 또는 강제수사를 하려 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조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은 사저 문을 걸어잠그고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고 있고 그래서 검찰은 부득이 체포영장을 들고 가 소환조사를, 검찰청의 조사를 하려고 해도 사저 밖에서 수백 명이 태극기를 들고 막고 있으면 참 난감한 상황 아니겠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뒤 사흘 만에 청와대를 나온 데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조 의원은 "국민의 80%가 탄핵이 인용될 거라고 예상을 한 그런 상황이었다. 참모들로서는 마땅히 이런 객관적인 상황을 보고하고 이럴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즉 플랜B를 마련을 했어야 한다. 그런데 한광옥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들이 객관적인 상황들을 보고할 수 없었거나 '아유, 괜찮답니다' '뭐 기각될 거랍니다' 이런 좋은 얘기만 계속했던 걸로 그렇게 읽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밝힌 박근혜 전 대통령은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것이다. 4년 내내 그랬다고 했다. 청와대뿐만이 아니고 내각도 그랬다고 했다. 대통령에게 제대로 고언을 하거나 직언을 하는 사람이 4년 내내 청와대에서도 내각에서도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이 정부는 그걸(직언이나 고언) 얘기하면 역린에 걸려가지고 국기문란 사범이 되거나 한직으로 밀려나거나 그렇게 불이익을 받는다"고 전했다.

청와대를 범행장소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요구에 전직 대통령으로서 개인보다는 대한민국을 먼저 생각해달라고 했다.

조 의원은 "대통령 취임 때 하셨던 선서를 좀 상기하시라. 국가원수로서 4년 동안 근무를 하셨던 분이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떻게 돼야 될지 국민이 어떻게 통합이 돼야 할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대한민국이 돼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그걸 꼭 좀 생각하시고 아무리 억울하시더라도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위해 화도 좀 누르시고 희생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시면 앞으로 역사에 그래도 좋은 평가를 받지 않겠나 하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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