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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안희정의 정치자금법위반 사건과 노무현의 눈물
이병익(정치칼럼리스트)
2017년 03월 21일 (화) 07:42:07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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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칼럼리스트 이병익씨.
ⓒ 데일리중앙

2002년 대선 당시에 노무현 후보의 핵심측근인 안희정 현 민주당 대선후보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최성 후보는 안 후보가 대선자금 위반으로 옥고를 치른 것에 대하여 언급하면서 범죄사실 뿐만 아니라 판결문도 공개하자고 안 후보를 압박하는 듯했다. 최성 후보의 발언목적은 자신은 깨끗하고 범죄경력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었을 것이다. 안 후보는 이미 벌을 받았고 집을 팔아서 추징금을 완납했다면서 이 문제를 같은 당 후보가 부각시키는데 대하여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당시 삼성그룹을 포함한 일부 재벌기업과 강금원 회장 등 노무현 후보의 친구인 기업가로부터 대선자금을 받아 노무현 캠프에 제공한 혐의다. 이에 더하여 개인적인 용도로 대선자금을 유용했다는 혐의이다. 이 사건으로 2003년 12월 구속되고, 2004년 11월 不法대선자금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과 추징금 4억9천만 원이 확정되었고 같은 해 12월13일 형기가 만료돼 출소했다. 그는 2004년 11월25일 판결로 피선거권이 5년간 제한됐지만, 2006년 8월15일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중 특별사면 때 사면, 복권됐다.

이를 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안희정 후보에게 미안함을 표시하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2003년 5월1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서 "安씨는 나의 동업자이며 나로 말미암아 고통 받고 있다"고 말하면서 사실상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면서 안 후보를 감싸 안았던 것을 알고 있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사실상의 책임이 있고 안희정은 죄가 없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우리 정치사에서 정치자금법 위반을 경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대선이 있는 해에는 대기업의 회장들은 해외출장을 핑게로 우리나라를 떠나 있는 일이 다반사였다. 자신들에게 내미는 선거자금 요구를 피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회장이 피한다고해서 자금이 집행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각 기업들은 기업의 규모와 위상에 맞게 일정부분의 선거자금을 융통하는 일을 해왔다. 이것은 우리나라 대선의 오욕의 역사이기도 하고 전 근대적인 정치문화의 한 단면이기도 하였다. 기업들은 정치자금을 내는 대신 반대급부를 원했을 것이고 이것이 정경유착의 형태로 지속되어 왔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최근의 불거진 미르재단이든지 K스포츠재단의 문제도 대통령이 기업들에게 도움을 청하면 대기업으로서는 거절하기 힘든 일이었을 것이고 정부지원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도 계산을 해보았을 것이다.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이면 정치자금 모금행위는 정당의 사활을 건 전쟁이었다. 당시 노무현 캠프의 정치자금 수수액수보다 당시 당선이 유력헸던 신한국당의 이회창 캠프에 더 많은 자금이 갔다는 것은 이미 우리가 들어 알고 있던 일이다.

어찌되었건 불법적인 정치자금 수수사건은 정치자금을 담당했던 안희정으로서는 책임을 질 수 밖에 없었던 사건이었다. 불법선거자금 모금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선거자금에 직접 관여한 책임자라는 사실이다. 안희정은 그 책임을 오롯이 덮어 썼을 것이다. 당시의 또 다른 핵심인물이었던 문재인 후보는 선거자금에 관여한 바가 없었으니 불똥이 튀지 않았으리라. 노무현 대통령이 안희정 후보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눈물을 보였다는 것만으로 안희정은 위로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선고공판에서 피고인 안희정은 이렇게 말했다. "정치 자금법 위반이 맞습니다. 불법자금을 수수했습니다. 그 죄를 엄하게 물어 주십시오. 죄를 달게 받겠습니다. 조직과 살림을 맡아 하다보니 엄한 아버지 밑에 어머니가 그랬듯이 현실에 많이 타협했습니다. 세상과 타협을 하다 보니 국민들과 대통령께 누를 끼쳤습니다. 타협은 우리가 극복하려고 했던 낡은 정치와는 다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대한민국의 원칙으로는 그것이 범법행위임을 인정합니다. 저를 무겁게 벌해 승리자라고 해도 법과 정의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보이고 증명하여 스스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감당하게 해 주십시오"

피고인으로서 안희정의 최후 진술이 자기 반성적이며 매우 당당하게 보인다.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진심이 담겨있다. 용서를 구걸하지도 않으며 자신의 책임을 피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반성과 각오가 들어있는 멋지고 당당한 최후진술이라고 평가한다. 안희정은 1년을 복역하고 피선거권을 박탈당해 참여정부의 어떤 직책도 받은 적이 없으며 특별사면이 있기 전까지 근신하고 살아왔다. 엄밀히 말해서 노무현 정권의 정치자금에 대하여 혼자 책임을 진 것이라고 본다.

책임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은 된 사람이다. 반성할 줄 아는 사람은 역시 된 사람이다. 사람의 됨됨이를 볼 수 있는 하나의 사례이기도 하지만 남자다운 대인의 풍모도 보인다. 이제 안희정은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섰다. 유력후보인 문재인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고 지명도도 떨어지지만 충분히 역전할 기회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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