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수구꼴통 소리 듣는게 겁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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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수구꼴통 소리 듣는게 겁나나"
  • 석희열 기자·이성훈 기자
  • 승인 2007.10.2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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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 겨냥... 대선 출마설에 대해선 "나중에 얘기하자"
▲ 이회창(오른쪽) 전 한나라당 총재는 24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 참석해 "수구꼴통으로 몰릴까봐 몸조심하고 하고 있다"며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간접 비난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무소속 출마설이 유력하게 나돌고 있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사실상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 전 총재는 24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보수단체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사수 국민대회' 참석해 특별연설을 통해 "저는 현실정치에서 떠나 있었지만 여러분과 함께 이 몸을 던져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정계 복귀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북한의 김정일과 남한의 친김정일 세력이 또다시 한반도의 주도세력이 되느냐, 아니면 대한민국 수호세력이 주도권을 장악하느냐의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며 "대한민국 수호세력은 모두 단결해서 자유민주주의 정체성과 나라의 기반을 바로잡는 데 앞장서자"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재는 이어 "북핵 폐기없는 경제협력 및 북한 개혁 개방과 연계되지 않는 경협, NLL 무력화 시도를 단호히 반대한다"며 "우리 모두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자손을 위해 생명을 바친다는 각오로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를 함께 외치자"고 열변을 토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위협받고 자유민주주의체제가 흔들리는데도 정치권은 대선에서의 표를 의식해 '수구꼴통'으로 몰릴까봐 말조심을 하고 있다. 이래서야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이는 이명박 후보를 겨냥, 그의 대북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창(昌) 나가신다. 길 비켜라!"
이날 수백명의 이 전 총재 지지자들은 대회를 마치고 귀가하는 그의 승용차 앞으로 몰려들어 "이회창"을 외치며 대선 출마를 촉구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그는 또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불만도 노골적으로 쏟아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0.4공동선언이 나온 뒤 거짓 '평화선전'이 판치고 있다"며 "심지어 노 대통령은 북에 가서 (만수대 의사당을) '인민주권의 전당'이라고 북의 체제를 미화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진정한 평화로 가는 길은 장밋빛 환상이 아니라 가시밭길임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면서 "앉아서 사느니 차라리 서서 죽겠다는 각오로 우리 모두 일어나 뛰자"고 목청을 돋웠다. 그러자 대회에 참석한 1000여 명은 일제히 환호하며 "이회창"을 외쳤다.

이 전 총재는 대회가 끝난 뒤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중에 얘기하자"며 즉답을 피한 채 대회장을 빠져나갔다. 그의 이러한 태도는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하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석희열 기자·이성훈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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