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 한나라당 전패... 이명박 정권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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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 한나라당 전패... 이명박 정권 심판
  •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 승인 2009.04.29 23:3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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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책임론 등 거센 후폭풍 예고... 민주당, 최대 승부처 부평을 승리로 체면치레

▲ 29일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를 당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오른쪽)와 수도권에서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을 건진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표정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 데일리중앙
4.29 재보선이 한나라당의 대참패로 막을 내렸다. 입법전쟁, 속도전을 입에 달고 다니던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을 유권자들이 심판한 것이다.

0대5다. 국회의원 재선거가 치러진 5곳에서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했다. 텃밭인 영남 두 곳에서도 처참하게 깨졌다.

한 석도 못 건진 한나라당 참담... 지도부 책임론 급부상

집안싸움으로 벌어진 경주에서는 박근혜계 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를 9%포인트 이상 앞서며 눌렀다. 잠재해 있던 친이-친박 계파 갈등의 새 뇌관이 될 전망이다.

울산에서도 '당선돼봐야 몽둥이질밖에 더 하겠냐'며 얕잡아 보던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에게 한나라당 박대동 후보는 힘 한 번 제대로 못써보고 초반부터 주저 앉았다.

이번 선거 최대의 승부처인 인천 부평을에서도 한나라당은 유권자의 외면을 받았다.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GM대우를 반드시 살리겠다'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헛사가 된 것이다.

지도체제 변화 불가피... 친이-친박 격돌 예고

3대0을 내심 기대하며 선거 결과를 낙관하던 박희태 대표의 입이 쏙 들어가게 됐다. 개표가 시작된 저녁 8시께부터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보던 그는 모든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뒤처지자 일찌감치 자리를 떴다. 밤 10시에 선거 결과에 대한 소감을 밝히겠다던 계획도 취소됐다.

한나라당에게는 더없이 잔인한 4월이 되고 있는 것이다.

윤상현 대변인은 이날 밤 11시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선거 결과를 통해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며 선거 참패를 인정했다.

윤 대변인은 "우리에게 무엇이 부족했었는지 되돌아보겠다. 더욱 잘하라는 채찍으로 여기고 앞으로도 경제살리기에 열심히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절반의 승리... 정동영 카드 새 뇌관될 듯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에서 정동영 돌풍을 막지 못하고 패배했으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수도권에서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을 각 한 명씩 당선시켜 비교적 선전했다는 분위기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밤 개표 결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선거를 통해서 국민 여러분이 이명박 정권의 무능과 실정을 단호하게 심판했다. 수도권에서 민주당에 승리를 안겨준 국민들께 감사한다"며 승리를 자축했다.

그러나 안방인 전주에서 두 곳 모두 무소속 정동영-신건 연대에 내준 것은 지도부에 큰 부담이다. 특히 정세균-정동영 대리전 양상을 띈 완산갑에서 믿었던 이광철 후보가 신건 후보에게 패한 것은 뼈아픈 결과다.

당장 정동영 후보가 민주당에 복당 신청을 할 것으로 보여 이를 둘러싼 주류-비주류 간 내분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9일 오후 11시30분 현재 국회의원 재선거의 경우 ▲인천 부평을 민주당 홍영표 후보 ▲울산 북구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 ▲전주 덕진 무소속 정동영 후보 ▲전주 완산갑 무소속 신건 후보 ▲경주 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각각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진보신당, 창당 1년 만에 원내 진출 성공

진보신당은 진보벨트로 일컬어지는 울산에서 조승수 후보의 당선으로 창당 1년 만에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이번 재보선 결과에 따라 국회 의석(정수 299석) 분포는 한나라당 170석, 민주당 84석, 자유선진당 18석, 친박연대 8석, 민주노동당 5석, 창조한국당 3석, 진보신당 1석, 무소속 10석(김형오 국회의장 포함)으로 재편됐다.

중앙선관위는 전국 16개 지역 재보선에서 교육감 선거를 뺀 전체 유권자 131만9614명 가운데 45만4714명이 투표에 참여해 잠정 34.5%의 투표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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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부자 2009-04-30 03:40:30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는 말이 딱 맞는 말이다.
오죽하면 영남에서도 전패를 당하나.
그래도 정신 안차리면 한나라당 문닫아야 한다.
조갑제가 뭐라고 할지 궁금하군. 선진당과 합치라고 할라나.

겹겹히적 2009-04-30 02:09:37
박희태는 완전 패배니 어쩔 수 없겠다. 박근혜만 기가ㅓ 살아나겠군.
정세균은 수도권에서 승리를 했다고 하지만 정동영의 기세가 워낙 거세
버티기가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수도권인 부평에서의 승리는 정세균의
승리라기보다는 반한나라당의 승리다. 정작 호남의 맹주를 꿈꾼다면서
전주에서 한석도 못건진 것은 리더십에 큰 타격이다. 버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