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비정규노조, 10년만에 첫 대화... 대통령 방문 후속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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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비정규노조, 10년만에 첫 대화... 대통령 방문 후속조치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7.05.27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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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국민들께 희망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대화하겠다"... 노동자들 "세상 바뀐 걸 실감한다"
▲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인천공항공사(오른쪽)와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왼쪽)가 26일 오후 인천공항공사 5층 대회의실에서 첫 공식 대화를 시작했다. (사진=인천공항지역지부)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이성훈 기자] 5월 26일 오후 4시, 인천공항공사 5층 대회의실.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화를 위한 인천공항공사와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의 첫 대화가 이뤄졌다.

지부에서는 박대성 지부장과 현장을 대표하는 지회장 13명이 참석했다. 공사는 정일영 사장과 경영혁신본부장, 상생경영처장, '좋은 일자리 창출' tf팀 10여 명이 참석했다.

노사는 "국민들께 희망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노사 만남은 인천공항지역지부가 출범한 2008년 이래 실로 10년 만에 처음 이뤄진 역사적인 사건이다. 공사는 그동안 일관되게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과는 '노사 관계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만남은 물론 대화 자체를 거부해 왔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사 만남 이후 "세상이 바뀌었음을 실감한다"고 밝혔다.

이번 노사 만남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취임 사흘 만에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선언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당시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올해 안에 인천공항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말 그대로 인천공항에는 비정규직이 단 한 명도 없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노사 첫 만남에서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앞으로도 계속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박대성 인천공항지역지부 지부장은 "인천공항 1만명 노동자 정규직 전환이 완전히 정착될 때까지 계속 대화하자"고 화답했다.

지부는 첫 만남에서 우선 정규직 전환 약속에 역행하고 있는 기존 관행들을 폐기하고 정규직 전환 정책에 부합하도록 조치할 것을 공사에 제안했다.

그 기존 관행들이란 최근까지 문제가 된 업체 변경 과정에서 계약 인원을 줄이면서 고용불안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이 발생하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 인천공항공사와 인천공항지역지부가 26일 오후 인천공항공사 대회의실에서 정규직 전환을 위한 첫 대화를 시작한 뒤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인천공항지역지부)
ⓒ 데일리중앙

그 밖에도 정규직 전환 방안에 대해 공동연구를 제안했다. 공사와 지부가 따로 연구용역을 해서 비용 낭비, 갈등 유발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다.

지부는 또 지난 12일 대통령 간담회에서 확인됐듯이 정부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노사정 협의체를 지부와 공사가 같이 정부에 제안하자고 했다.

또 얼마 전 있었던 셔틀 트레인 산재 사고에 대해서 공동 조사도 제안했다. 근본 원인을 공사-지부가 함께 분석해서 재발 방지할 수 있는 근본 개선안을 마련하자는 것.

이는 국민 안전을 위해서 반드시 진행돼야 할 일이라고 지부는 강조했다.

인천공항지역지부의 이러한 제안들은 사실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 방문 당시 모든 참여자가 같이 동의하고 약속한 내용이다.

공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러한 제안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원칙적인 답변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 5월 26일 오후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인천공항공사와 인천공항지역지부 간 첫 노사 대화가 이뤄진 뒤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세상이 바뀌었다"고 감격해 하며 노사 대화를 반겼다. (사진=인천공항지역지부)
ⓒ 데일리중앙

'인천공항지역지부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위한 대책회의'는 27일 성명을 내어 "이제부터 서로 신뢰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은 물론 새 정부, 온 국민이 지켜보고 계시다. 책임이 막중하다"며 노사 신뢰를 강조했다.

대책회의는 이어 "지부의 제안은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이 사회적 모범이 되기 위해서 필수적인 내용들"이라며 "공사가 전향적으로 수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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