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아름다운 섬 사량도 지리망산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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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아름다운 섬 사량도 지리망산에 올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06.11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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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은 가파르고 바닥은 뽀족한 돌부리... 섬 일대 빼어난 풍광 일품
▲ 지난 주말(6월 10일) 대학 동창들과 함께 남해의 작은 섬 통영 사량도에 있는 지리망산 원정 산행을 즐겼다. (사진=한양82밴드)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지난 주말(6월 10일) 대학 동창들과 함께 경남 통영의 사량도 지리망산에 올랐다.

금요일 밤 12시 서울 양재역에서 관광버스로 출발한 우리 일행은 이튿날 새벽 4시20분께 삼천포에 도착했다. 일찌감치 아침식사를 마친 뒤 오전 6시 배를 타고 사량도로 향했다.

50여 분 만에 남해의 작은 섬 사량도에 도착한 우리는 오전 7시 지리망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5시간 가까이 계속된 지리망산 산행은 내가 지금껏 참가한 네 차례의 대학 산악회 산행 가운데 난이도가 가장 높은 사례가 아닌가 싶다.

28명 중 10명이 최종 목적지 옥녀봉을 1.2km 앞두고 중간에서 대열을 이탈한 것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그러나 남쪽 바다의 푸른 물결과 사량도의 빼어난 풍광이 우리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산 위에서 굽어본 섬마을과 푸른 물결은 아침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반짝였다.

벌레먹은 자국 하나 없는 이파리들의 빼어난 색감이 또한 우리를 압도했다.

마을 주변을 빙 둘러 구불구불하게 난 해안도로는 또 얼마나 한가롭고 평화롭던지...

더하여 통통통 삼천포에서 사량도까지 한 시간 가량 이어진 뱃길이 또 다른 기쁨이었다.

각설하고,

사실 나는 사량도라는 독특한 섬 이름에 끌려 무박2일 일정의 지리망산 산행에 합류했다.

"한 사람이 평생을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 가운데 가장 위대한 것은 친구다."

산꼭대기가 해발 397미터에 불과하지만 결코 오르기가 만만치 않았다. 초반부터 길게 이어지는 오르막길이 날 지치게 했다. 게다가 굴곡이 많고 오르막은 가파르고 뾰족한 돌과 바위들이 많아 산행 경험이 많지 않은 나한테는 힘든 여정이었다.

얼마 안 가 체력이 바닥난 나는 점점 뒤쳐지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러자 친구들이 다가와 날 일으켜 세웠다. 어떤 친구는 내 짐을 대신 짊어졌고, 또 누구는 앞에서 당겨주고 뒤에서 밀어주며 날 끝까지 버틸 수 있게 도와줬다.

친구들이 내민 손을 잡으니 따스한 온기가 그대로 전해졌다. 그들의 인정이 잘 익은 머루알처럼 고왔다.

"한 사람이 평생을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 가운데 가장 위대한 것은 친구다."

2400년 전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에피쿠르스가 후세의 인류에게 남긴 말이다.

신은 인간이 혼자서는 행복을 누릴 수 없도록 만든 거겠지.

'행복은 친구가 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일요일 아침이다.

아마도 내년 이맘때쯤 난 대학 동창들과 함께한 오늘을 기꺼이 추억하고 또 그리워하겠지-.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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