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사진전 '라오스의 아침'... 희망과 평온이 깃든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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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사진전 '라오스의 아침'... 희망과 평온이 깃든 땅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06.30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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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도 없는 마을, 가파른 화전밭, 메콩강 그리고 아이들... 라오스의 보물은 강물과 울창한 숲
▲ 지도에도 없는 마을, 가파른 화전밭, 메콩강 그리고 아이들. 희망과 평온이 깃든 땅 라오스. 박노해 시인의 '라오스의 아침' 사진전이 30일부터 열린다. (사진=라 카페 갤러리)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정겹고 강인한 라오스 사람들의 삶을 통해 눈과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라오스의 아침> 사진전. 이번 여름 라 카페 갤러리에서 '하루라는 선물'을 온전히 느껴보는 건 어떨까.

박노해 시인의 <라오스의 아침> 사진전이 열린다. 서울 부암동 '라 카페 갤러리'(2017.6.30~2018.2.28).

지도에도 없는 마을, 가파른 화전밭, 메콩강 그리고 아이들... 라오스의 보물은 대지의 하얀 숨결과 강물 그리고 울창한 숲이다.

'순수와 은둔의 지상낙원'이라 불리며 세계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라오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이 뿌리고 간 세계 최대의 불발탄이 아물지 않은 슬픔으로 묻혀 있는 땅.

참혹했던 식민 지배와 침략 전쟁의 아픔을 겪고도 '라오스의 미소'를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야생 자연이 품은 소생과 치유의 힘 때문. 맑은 강물과 울창한 숲이야말로 라오스의 보물이다.

<라오스의 아침> 사진전에서는 지도에도 없는 마을들을 찾아 '다른 눈길'로 담아낸 박노해 시인의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 강물이 흘러가면 우리는 살아간다. (사진=라 카페 갤러리)
ⓒ 데일리중앙

가파른 화전밭의 농부들은 인류를 먹여 살릴 한 뼘의 농지를 넓혀가고 메콩 강의 아이들은 손수 만든 뗏목을 타고 헤엄치며 놀고 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산간 마을 주민들은 나무를 조립해 낭비도 파괴도 없는 수력발전기를 창조해내고 고산족 할머니들은 토착의 지혜와 이야기를 전승한다.

누구 하나 쓸모 없는 존재란 없는 곳. "돈으로 '사는 능력'보다 스스로 '하는 능력'이 큰 사람들, 평범한 일상을 선물의 순간으로 만들어내는 사람들"(박노해). 그 강인하고 다정한 삶 속으로 떠나보자.

라오스의 보물은 맑은 강물과 울창한 숲이다. 오늘도 라오스의 강물은 푸른 산을 담고 흐른다. 해와 별과 새소리와 농부와 아이들을 품고 흐른다. 물장구치던 아이들의 꿈속까지 흘러 들어가 그치지 않는 사랑의 노래로 흐르는 강, 바로 메콩 강이다.

▲ 아침 안갯속의 라오스 여인이 비와 별과 바람과 태양이 길러준 대지의 선물을 거두고 있다. (사진=라 카페 갤러리)
ⓒ 데일리중앙

대지의 하얀 숨결 속에 초록이 눈부신 날, 라오스 여인은 비와 별과 바람과 태양이 길러준 대지의 선물을 허리 숙여 거둔다.

지도에도 없는 깊은 산 위의 아카족 마을.

마을에 하나뿐인 학교는 교실 한 칸, 선생님은 아이를 등에 없은 동네 이모다. 고운 전통 의상을 차려 입은 아이들이 아빠들이 짜준 책상에 앉아 재잘재잘 떠들다 하나뿐인 책을 펴고 공부 삼매경에 빠져든다.

"이 친구는 셈을 잘하고요 저 오빤 나무 타고 과일을 잘 따고요 얜 물고기를 잘 잡고요 전 노래를 잘해요. 아참, 저 이쁜 언니는 최고의 날라리래요."

누가 공부 잘하냐고 묻자 '다 잘하는데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 친구는 셈을 잘하고요 저 오빤 나무 타고 과일을 잘 따고요 얜 물고기를 잘 잡고요 전 노래를 잘해요. 아참, 저 이쁜 언니는 최고의 날라리래요."/p>

▲ 아이들이 수백 년 푸른 숲을 이루다 쓰러져 마지막 사명을 다 한 거대한 티크나무 위에서 뛰놀고 있다. (사진=라 카페 갤러리)
ⓒ 데일리중앙

수백 년 푸른 숲을 이루다 베어 쓰러져 마지막 사명을 다 한 거대한 티크나무는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

어두운 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가는 라오스 아이의 걸음걸이가 황혼에 서럽다.

박노해 시인은 어두운 길을 걷다가 빛나는 별 하나 없다고 절망하지 말아라고 얘기한다. "가장 빛나는 별은 지금 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로 빛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니···."

▲ 황혼 무렵 어두운 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가는 라오스 아이. (사진=라 카페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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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시인의 이번 <라오스의 아침> 사진전은 '라 카페 갤러리'의 14번째 전시다. '라 카페 갤러리'는 박노해 시인의 글로벌 평화사진이 상설 전시되는 곳으로 수익금은 평화나눔활동에 쓰인다.

지난 2012년부터 인디아, 파키스탄, 버마, 티베트를 비롯해 아프리카 수단과 에티오피아, 중남미 페루와 볼리비아 등 12평 작은 공간에 세계를 담아왔다. 누적 관람객은 15만명에 이른다.

무더운 여름, 희망찬 아침과 평온한 저녁이 깃든 삶을 만나볼 수 있는 박노해 사진전 <라오스의 아침>으로 초대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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