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봉제산에 올라... 이리 구불 저리 구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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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봉제산에 올라... 이리 구불 저리 구불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07.01 2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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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여름빛이 처녀 치맛자락처럼 펄럭이며 날아들어... 산등성이엔 북카페
▲ 주말 모처럼 마을 뒷산에 올랐다. 봉제산. 꼭대기에 이르자 때마침 불어온 산바람이 땀을 식혀줬다. 서울 봉제산에는 화곡동 일대 7km의 둘레길이 잘 꾸며져 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서울 화곡동으로 이사온 뒤 처음으로 마을 뒷산에 올랐다. 봉제산 봉수대, 해발고도 117미터다.

잘 꾸며진 둘레길을 걷다 보니 온통 철쭉동산이니 산마루공원, 숲속놀이터, 장수약수터와 같은 말랑말랑한 이름들 뿐이다.

근린공원 주변에는 배드민턴장, 봉제산 기우회, 장기동호회 등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배드민턴 치러오는 아주머니들이 있는가 하면 강아지랑 산책하러 오는 사람들도 더러 눈에 띈다. 또 어떤 아저씨는 하모니카로 고향의봄을 구성지게 연주하며 향수를 자극한다. 그 옆에서는 부인인 듯한 아주머니가 쉴 새 없이 몸을 흔들고 있고...

본격적인 산행을 위해 지난주에 장만한 등산복이랑 등산화를 처음으로 착용하고 117미터 봉제산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둘레길을 걷고 또 걸었다.

배드민턴장을 지나 산모퉁이를 돌고 돌아가니 이리 구불 저리 구불 산허리 길이 끝이 없다.

물결처럼 출렁이는 푸른 숲을 양쪽에 끼고 정상에 올라서니 상큼한 여름빛이 처녀 치맛자락처럼 펄럭이며 날아들었다. 다들 이 맛 때문에 산에 오르나 보다 싶다.

산 정상인 봉수대에서 잠시 땀을 식힌 뒤 둘레길을 따라 발걸음을 재촉했다. 산등성이에 이르러 북카페가 나왔다. 서고에는 수십 권의 책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누군가 오며가며 책 읽은 온기가 느껴졌다.

오던 길로 돌아 산마루공원에 들어서자 어디선가 새 한 마리가 날아와 반겼다. '세상에는 소용없는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이 절로 떠올랐다.

주말 모처럼 산행을 하고 집에 돌아와 먹는 저녁밥은 꿀맛이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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