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아줌마, 부끄러운 줄 알아라"... 이언주의원 발언 파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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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아줌마, 부끄러운 줄 알아라"... 이언주의원 발언 파문 확산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07.11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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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 이언주 의원에 거세게 항의... 고개 숙이며 사과하자 "의원직 사퇴하라"
▲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인격적으로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막말을 한 이언주 국민의당 국회의원(왼쪽)이 11일 오후 국회에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오른쪽)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 의원이 여러 차례 허리를 굽히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지만 노동자들은 "사퇴하라"고 쏘아붙였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들을 인격적으로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한 이언주 국민의당 국회의원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전국 학교비정규직노조 고혜경 수석부위원장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1일 오후 국회에서 이언주 의원을 만나 "국회의원직 사퇴하라" "국회의원 똑바로 하라"며 거칠게 쏘아붙였다.

이언주 의원은 이날 오후 1시3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발언을 공개 사과했다.

마침 오후 1시45분에 학교비정규직노조의 이언주 의원 사퇴 촉구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었던 터라 미리 국회를 방문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 모습을 지켜봤다.

이언주 의원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정론관 복도로 나오자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 의원에게 달려들듯이 격하게 항의했다.

이 의원은 "잘못했다" "죄송하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자신의 발언을 여러 차례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노동자들은 물러서지 않았고 분위기를 더욱 격해졌다.

고혜경 학교비정규직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굽신거리며 사죄하는 이 의원에게 "당장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고 부위원장은 "이미 가슴에 대못을 박아놓고...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다"고 호통치듯 말했다.

개인의 사죄가 아닌 국민의당이 당 차원에서 사죄를 하라는 목소리도 터졌다.

한동안 노동자들의 거센 항의에 진땀을 흘린 이언주 의원은 얼굴이 빨갛게 홍당무가 된 채 5분여 만에 현장을 빠져 나갔다.

앞서 이언주 의원은 지난 10일 방송된 SBS 취재파일에서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벌인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향해 "미친놈들이야" "그냥 밥하는 아줌마들이 왜 정규직화를 해야 하냐" 등 막말을 쏟아냈다.

▲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이언주 국민의당 국회의원은 1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발언 취지를 설명하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 데일리중앙

이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몇 주 전 출입기자와 사적인 대화에서 학교 급식파업 관련 학부모들의 분노와 격앙된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아이를 둔 학부모로서 아이들의 급식 질이 형편없어지고 있는 문제에 분개하면서 나온 얘기"라고 해명하며 "이유가 어찌됐든 그로 인해 상처를 입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분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더 격앙됐다.

이들은 이 의원을 '국회 아줌마'라고 부르며 "부끄러운 줄 알아라, 국민에게 사죄하고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16년째 조리사로 일하고 있는 고혜경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이언주 의원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억장이 무너지고 피눈물이 흘러 내린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급식하는 여성 노동자들을 열등한 존재로 여기는 이언주 의원의 막말과 망언에 대해 "인격적 모멸감과 비참함을 느낀다"고 분노했다.

특히 고 부위원장은 "밥하는 동네 아줌마가 내는 세금으로 세비를 받아 먹는 이언주 의원은 제대로 밥값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홈플러스에서 일하는 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이 의원의 발언을 거론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당은 이 의원을 당에서 출당시켜라"고 울면서 말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이경옥 사무처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막말 끝판왕' 이언주 의원은 더 이상 엄마의 자격도 국회의원의 자격도 없다"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19대 대선 제보 조작 사건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국민의당이 이래저래 악재에 시달리며 당의 뿌리까지 흔들리고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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