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임금 즉각 공개하라. 촛불은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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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임금 즉각 공개하라. 촛불은 어디로 갔나"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07.14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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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임금 공개 요구 봇물... 공무원 1명 채용 시 국민부담은 대략 연간 1억원
▲ 문재인 정부가 공무원 등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기로 한 가운데 공무원 임금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국민이 봉이냐며 공무원보다 더 가난한 국민이 왜 고액 연봉자의 임금을 부담해야 하냐는 볼멘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자료=납세자연맹)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공무원 봉급이 박봉? 국민은 봉. 공무원이 국민의 봉사자? 국민의 흡혈귀. 공무원 천국 대한민국, 촛불은 어디로 갔나?"

"가난한 국민의 주머니 털어 낸 세금으로 황금주머니받아 챙기면서 소시민에 대한 대민 일처리는 개떡 같이 하기가 다반사인 공무원 관행, 울화병 나겠다."

"알고 싶다. 공개해라. 제대로 일하는 공무원 본 적 없다. 불친절 귀차니즘이 많은 공무원들 일한 만큼 임금을 줘야 한다."

"사실 알고 싶지 않지만 감춘다고 하니 더 궁금해진다. 세금으로 급여를 받고 있으니 (공무원 임금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떳떳하고 바른일이다."

문재인 정부가 공무원 등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기로 한 가운데 공무원 임금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이 지난 7일 회원에게 보낸 '공무원임금' 관련 메일에 14일 오후 4시 현재 740개가 넘은 댓글이 주렁주렁 달렸다.

대부분 공무원의 임금을 즉각 공개하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능력이나 사회 기여도에 비해 월등히 많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유럽 등 선진국보다 임금 수준이 높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납세자연맹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무원들의 평균 급여수준은 스웨덴 등 복지국가보다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 공무원 평균연봉은 5990만원(추정). 이는 2014년 연말정산을 한 노동자 1668만명 가운데 226만8595등에 해당하며 상위 14%의 연봉수준이다.

또 공무원 평균연봉 5990만원은 근로소득자 1668만명의 중간연봉 2225만원의 2.7배, 평균연봉 3172만원의 1.9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그만큼 높은 수준의 연봉을 챙기고 있다는 얘기다.

스웨덴 등 복지국가의 경우 공무원의 급여는 노동자 전체 임금의 중간 수준이거나 평균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2~3배 높은 고임금을 가져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공무원이 정확하게 얼마를 받아가고 있는지 알 수는 없다. 정부가 공무원 임
금 수준을 감추고 있기 때문.

고용주인 국민이 고용인인 공무원의 연봉을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현재는 공무원 임금이 얼마인지 아무도 정확하게 답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납세자연맹은 2015년부터 3차례에 걸쳐 인사혁신처에 직종별·직급별·호봉별로 공무원 임금을 공개하라고 정보공개청구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인사혁신처는 32개 수당 중 6개만 공개해 국민들이 공무원의 연봉을 정확히 알 수가 없는 것.

미국, 영국, 독일 등은 공무원의 임금을 상세히 공개하고 있다. 캐나다는 '공공부분임금공개법'을 통해 약 83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공공부분 종사자 임금을 개인별로 공개하고 있
다고 한다.

올해 관보에 공고된 공무원의 평균임금은 월 510만원(연봉 6120만원)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급여 외에도 복리후생적 급여인 복지포인트, 명절 격려금, 콘도이용료와 간접비, 국가부담 건강보험료·재해보상부담금, 퇴직수당 등이 발생한다.

추가비용 중 가장 큰 금액은 국가부담 공무원연금이다. 과세소득의 8.25%(사기업은 4.5%)인 연 505만원과 공무원연금을 받을 때 낸 보험료보다 많이 주는 연금액을 국민세금으로 보전하는 부분이다.

납세자연맹은 공무원 1명을 채용할 때 국민이 내야 할 세금을 대략 계산해 봐도 1억원이 넘게 나온다고 밝혔다. 공무원 1명이 30년 근무할 경우 30억원의 국민 부담이 생긴다는 얘기다.

연맹은 주요사업으로 '공부분임금공개법' 제정을 통해 해마다 투명하게 공무원과 공기업의 임금을 공개하도록 하는 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1차로 오는 19일 서울 종로구 연맹 회의실에서 기자브리핑을 통해 '공무원 평균임금 기준으로 1명 채용시 얼마의 세금을 내야 하는지'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연맹은 공무원과 공기업 임금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는 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납세자연맹 홈페이지에는 문재인 정부의 1만2000명 공무원 추가 채용 계획에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이아무개씨는 "청년 일자리 창출 또는 실업자수 감소 등의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현재 별다른 문제없이 잘 돌아가는 공무원집단에 왜 1만2000명을 추가 채용하냐"며 "그 돈은 어디에
서 나오냐"고 물었다.

공무원 임금 공개를 촉구하는 댓글도 줄지어 오르고 있다.

최아무개씨는 "일반 직장인은 투명한 유리지갑으로 만들어 갖은 방법으로 세금을 부과하면서 급여 제공자인 국민들에게 공무원 임금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건 무슨 심보냐"며 공무원의 총급여(모든 비용 포함)를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아무개씨는 "공무원들의 임금을 공개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것이고 상식이다. 비상식과 불투명, 불공정, 불공개는 양극화와 불신을 확산하는 적폐 중의 적폐다. 우리 모두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켜 나가야 할 때"라며 공무원 임금 공개를 압박했다.

한편 지난 4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주장한 문재인 후보와 이재명 후보에게 "상위 14%의 공공부분 일자리가 늘어나면 그 많은 급여와 공무원연금을 내기 위해 공무원보다 가난한 다수 국민들은 세금을 더 내고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며 각각 입장을 요구했지만 두 후보 모두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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