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재인 대통령의 8.15경축사와 건국정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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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문재인 대통령의 8.15경축사와 건국정부론
  • 이병익 기자
  • 승인 2017.08.16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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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칼럼니스트)
▲ 문재인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2019년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동시에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해라고 선언했다. 대한민국 헌법에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사진=JTBC 뉴스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문재인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2019년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동시에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해라고 선언했다. 대한민국 헌법에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법통을 계승한다는 의미는 합법적인 정부의 수립이라는 의미이다. 1948년 8월 15일은 엄연한 대한민국 정부선포식의 날이다. 그런데 1919년 임시정부의 수립일을 대한민국의 정부수립일로 선언한다는 것이 맞느냐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부분은 역사적인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는 사실이다.

역대 정부가 8월 15일을 광복절로만 기념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건국일이라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고 단지 광복의 의미가 더 크기 때문에 광복절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건국절 행사를 따로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1919년 임시정부는 국회의장에 해당하는 임시의정원장에 이동녕 선생, 행정부에 해당하는 국무원 총리에 이승만 박사와 내각을 이끌 지도자를 선출했다. 그 해 6월 11일 임시헌법을 제정, 공포하고 이승만 박사를 임시 대통령에 선출했고 9월에 1차 개헌을 거쳐 대통령중심제의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였다. 1926년 9월 임시대통령제를 폐지하고 국무원제를 채택하였고 국무령에 김 구 선생을 추대하고 의원내각제의 형태로 운영해왔다.

임시정부는 지방행정제도인 연통제를 실시하였는바 각 도 ,군, 면 단위로 독판, 군감, 면감이라는 행정관리를 두고 9개도 1부 45개 군에 조직을 두었다. 임시정부는 항일투쟁을 지휘하였고 광복군을 조직하였으며 국내진입을 시도하였다. 광복을 맞이하여 상해임시정부 요인들은 개인자격으로 귀국하였고 국내의 정치적 혼란으로 임시정부의 내각이 무너졌고 정책들은 시행되지 못하게 되었다. 1948년 대한민국의 합법적인 정부가 수립되고 임시정부의 요인들 상당수가 정부의 내각에 참여하게 된다. 초대 대통령은 이승만 박사, 부통령 이시영, 국무총리겸 국방장관 이범석, 대법원장 김병로등 각료 전원이 독립운동을 하던 분들로 채워졌다.

이런 역사적인 사실은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 받은 대한민국의 정부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의 정부수립에 대해서 오도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상해임시정부 수립일을 건국일로 생각하는 것과 역사적인 건국일을 지우려는 의도는 배격되어야 한다. 국가란 주권이 있어야 국가로 인정받는 것이다. 상해임시정부는 세계에서 인정한 정부가 아니고 스스로 임시정부라는 이름을 써 온 것이다. 유엔은 1948년에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는 대한민국이라고 인정했다. 유일한 합법정부는 1948년에 세운 대한민국 정부가 법적으로 인정받는 정부라는 의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인식은 심정적으로 사람들이 공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해방이 독립군의 전쟁의 승리로 쟁취한 것이 아니고 독립만세를 불러서 얻은 결과도 아니다. 2차대전에서 일본 본토에 대한 미군의 핵폭탄 투하로 일본군의 항복으로 얻은 해방이라는 것이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일제에 대한 저항이 해방을 앞당기는데 기여를 한 것은 분명하더라도 대한민국은 외세의 개입으로 해방이 되었고 또 분단이 되었고 전쟁이 일어났고 또 휴전이 되었다. 국민주권의 시대를 말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당당하고 거침없이 8. 15 경축사를 읽어내려 갔지만 대한민국이 주도적으로 한반도의 상황을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반도 전쟁은 용납될 수 없다는 선언은 믿음직스럽지만 북한의 선제 무력도발에도 전쟁을 결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연평해전이나 연평도 포격사건에서 보듯이 확전을 피하려고 소극적인 대응을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당당한 정부라면 그에 맞는 힘을 기르고 국민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어야 했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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