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동물을 구경거리로 삼는 체험동물원 반성과 변화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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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동물을 구경거리로 삼는 체험동물원 반성과 변화 촉구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08.16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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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동물원 쥬쥬와 4년에 걸친 소송에서 승리... 비교육적 체험 및 흥미위주 전시 중단해야
"테마쥬쥬 동물원에서 쇼 동물로 살다 말년에 독방에 갇힌 채 불행한 최후를 맞은 오랑우탄 '우탄이' 죽음의 진실을 규명하고, 부적절한 동물쇼와 전시를 위해 수염이 잡혀 끌려다니며 매 맞던 바다코끼리의 고통이 결국 동물쇼를 위해 강요된 불필요한 학대임을 우리 사회에 알리기 위해... "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동물을 구경거리로 취급하는 체험동물원의 반성과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체험동물원(OPEN ZOO)은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테마동물원 쥬쥬(쥬쥬테마 동물원).

쥬쥬테마 동물원은 현재까지 가축은 물론 멸종위기종 야생동물들까지 대부분의 전시동물들을 사람들과 직접 접촉시키는 전시기획을 해 왔다고 한다.

오랑우탄과 바다코끼리 등 많은 동물을 생태에 반하는 비교육적 전시 환경에서 인간의 유희를 위해 이용해 왔던 것. 오랑우탄 '우탄이'의 죽음의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했고 소송이 진행되는 막바지에 매맞던 어린 바다코끼리 '베누스'까지 죽고 말았다.

또한 반달곰, 호랑이, 사자, 사막여우 등 이곳에서 전시되고 있는 실로 많은 동물들이 생태와 맞지 않는 환경 속에서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비교육적인 체험과 흥미위주의 전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는 2013년 10월 2일 동물 학대와 멸종위기종의 부적절한 전시에 데해 문제를 제기하며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에 쥬쥬를 동물보호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다.

"테마쥬쥬 동물원에서 쇼 동물로 살다 말년에 독방에 갇힌 채 불행한 최후를 맞은 오랑우탄 '우탄이' 죽음의 진실을 규명하고, 부적절한 동물쇼와 전시를 위해 수염이 잡혀 끌려다니며 매 맞던 바다코끼리의 고통이 결국 동물쇼를 위해 강요된 불필요한 학대임을 우리 사회에 알리기 위해... "

카라의 테마쥬쥬 동물원과의 법적 분쟁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후 쥬쥬 쪽의 카라 활동가 고발 및 게시물 삭제 압력, 동물원 영업상 손해배상 청구로 이어지며 카라와 쥬쥬 간에 기나긴 소송전이 벌어졌다.

4년에 걸친 오랜 법정 공방 끝에 지난 7월 19일 판결이 났고 8월 8일 최종 확정됐다. 법원은 결국 카라의 손을 들어줬다. 동물권 진영에서 동물원 동물복지 증진을 위해 동물원과 벌인 한국 최초의 소송전이 결국 동물단체의 승리로 끝난 것이다.

카라는 16일 국회에서 쥬쥬동물원의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승소판결 기념 기자회견을 열어 동물을 구경거리로 취급하는 체험동물원의 반성과 변화를 촉구했다.

그리고 동물 보호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박홍근 민주당 국회의원 소개로 이뤄졌다.

▲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체험동물원인 테마쥬쥬 동물원에는 반달곰, 호랑이, 사자, 사막여우, 오랑우탄 등이 인간에게 비교육적인 체험과 흥미위주의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카라)
ⓒ 데일리중앙

전진경 카라 상임이사는 "테마쥬쥬에서는 소위 '생태설명회'라는 허울 아래 실질적인 동물쇼를 진행했고 여기에 동원된 동물들 중에는 사이테스(CITES) 1급 샴 악어와 유인원인 오랑우탄, 그리고 긴팔원숭이까지 있었다"고 고발했다.

전 이사는 특히 "쥬쥬동물원은 일본원숭이가 공주 옷을 입고 목에 사슬을 맨 채 동물원을 거닐도록 했으며 반달가슴곰도 빵 조각을 먹기 위해 사슬에 매여 대중에 직접 노출되게 해 사람들과 사진을 찍도록 했다"고 비판했다.

카라는 또 종 보전과 야생동물을 보호해 주어야 할 환경부와 국가는 체험동물원 동물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은 동물원 동물의 복지 증진을 위해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물보호단체가 동물원과 벌인 최초의 소송이었다. 이 소송에서 카라가 승리함으로써 이후 전시동물 복지 개선 활동에 중요한 분기점으로 작용할 걸로 보인다.

이번 소송을 맡았던 서국화 카라 자문변호사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정말 길고 힘든 과정이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제보자를 공개하지 않고 법적 쟁점을 이어왔고 단 한 차례도 밀리거나 타협하지 않고 전선에 섰으며 결국 승소했다"며 "동물들의 말 없는 응원이 있었기에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물원 동물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동물권 진영의 활동은 결국 여러 체험동물원의 전시 형태를 긍정적으로 개선해 생태동물원을 지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인간과 동물의 아름다운 공존과 상호 존중의 풍토를 만드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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