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안철수, 당을 구하는 게 아니라 망가뜨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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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안철수, 당을 구하는 게 아니라 망가뜨릴 수도 있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08.18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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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당대표 후보 사퇴 요구... "나만이 위기의 당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 버려야"
"나는 소멸하는 당을 살리기 위해서 나왔다. 나 개인의 이득을 생각하면 가만히 있는 게 오히려 지금은 때인데 당을 위해서 나온 거다. 당이 사라지고 나면 내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국민의당 8.27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고 있는 이언주 국회의원은 18일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해 "당을 구할 수 있다 라고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당을 구하는 게 아니라 더 망가뜨릴 수도 있다"며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특히 "나만이 위기의 당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다"며 안 전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언주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돕기 위해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특히 대선 기간 내내 전국을 돌며 안 후보 선거운동을 했을 정도로 안철수 전 대표와 각별한 사이다.

그런 이 의원이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해 "나만이 이 위기의 당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다"며 당대표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 의원은 먼저 국민의당 현재의 위기의 본질을 '신뢰의 상실'에서 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신뢰 상실을 회복하기 위해서 기존 시스템과 인물로는 불가능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제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 국민의당 새판짜기를 하자, 당당하게 또 젊고 강한 그런 대안정당을 만들겠다 라고 출사표를 던졌다"고 당대표 출마 이유를 밝혔다.

현재 국민의당 당대표 경선은 안철수 전 대표, 정동영 국회의원, 천정배 전 대표, 이언주 의원의 4파전으로 치러지고 있다.

이 의원은 특히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 "대통령 후보까지 나오셨던 분이 본인이 당대표로 나서겠다 라고 하니까 물러서서 좀 지켜보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그 이후에 진행 상황을 보면서 당의 갈등이 극심화되고 존립이 어려워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이것은 안 되겠고 물러서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함께 경쟁하고 제가 대표가 되는 게 더 적절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안철수 전 대표로는 침몰하고 있는 위기의 당을 구해낼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소멸하는 당을 살리기 위해서 나왔다. 나 개인의 이득을 생각하면 가만히 있는 게 오히려 지금은 때인데 당을 위해서 나온 거다. 당이 사라지고 나면 내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안 전 대표는 위기의 당을 구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오로지 당을 살리기 위해 당대표에 출마했
다고 밝혔다. 그 이후에 거기에 걸맞는 역할도 하겠다며 내년 6월 서울시장 선거 출마 가능성
을 내비쳤다.

▲ 국민의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8.27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는 안철수-이언주-천정배-정동영(왼쪽부터) 등 네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고 경합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에 대해 이언주 의원은 "여전히 애매모호한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를 하게 되면 당대표로서 지방선거를 지휘하는 그런 역할하고 모순
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만이 이 위기의 당을 구할 수 있다, 내가 이 당의 창업주다, 이런 생각은 오히려 지금 상황에서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안 전 대표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안 전 대표가 당의 정체성 및 향후 진로에 대한 우려 때문에 출마 결심했다는 일부 분석에 대해서도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우리의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하는 것이 꼭 본인이 대표가 돼서 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본인이야말로 사실 좀 물러서서 다른 후보를 돕는다든지 이렇게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안 전 대표에게 충고했다.

이 의원은 끝으로 "지금 보면 갈등이 극대화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안 대표께서 당을 구할 수 있다 라고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당을 구하는 게 아니라 더 망가뜨릴 수도 있다라는 그런 위기를 느끼고 있다"며 다시 한번 안 전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컨벤션 효과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당 지지율이 더욱 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의 8월 셋째 주 여론조사 결과(1006명 응답,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국민의당 지지율은 4%로 원내 5개 정당 가운데 꼴찌에 머물렀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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