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산 꼭대기에 올라 눈부신 여름과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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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산 꼭대기에 올라 눈부신 여름과 마주하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08.2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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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대학동창들과 산행... 산행 뒤 툭진 막걸리에 해물 파전은 꿀맛
▲ 8월이 절정으로 치닫는 지난 주말(19일) 대학 동창들과 함께 동두천 소요산에 올라 눈부신 여름과 마주했다. 정상에 올라보니 저만치 가을이 오고 있었다. (사진=한양82 산악회)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여름 하늘을 신의 얼굴이라 했던가. 마지막 과일이 익도록 남국의 햇빛을 이틀만 더 베풀어달라는 릴케의 간절한 기도가 새삼 정겨운 오후다.

8월의 절정 지난 주말(19일) 대학 동창들과 함께 동두천 소요산 꼭대기에 올라 눈부신 여름과 마주했다.

표고 440미터. 소요산 하백운대를 기어오르면서 몇번이고 주저앉고 싶었지만 뒤에서 챙겨준 친구들 덕택에 정상에 올라설 수 있었다.

물결처럼 출렁이는 푸른 숲을 양쪽에 끼고 정상에 올라서니 상큼한 여름빛이 처녀 치맛자락 처럼 펄럭이며 날아들었다. 다들 이 맛 때문에 산에 오르나 보다 싶었다.

녹음 짙은 그곳에는 가을이 저만치 오고 있었다.

가쁜 숨을 헐떡이며 정상을 향해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이 어찌나 힘이 들던지 지금 생각해보면 아득한 꿈만 같다. 엊그제 일인데 말이다.

▲ 지난 주말(19일) 대학 동창들과 함께 동두천 소요산에 올라 눈부신 여름과 마주하며 산행을 즐겼다. 우리는 산악 트레킹 뒤 선녀탕에 몸을 담그고 산 아래로 내려와 툭진 막걸리에 해물 파전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사진=한양82 산악회)
ⓒ 데일리중앙

그러나 산악 트레킹 뒤 선녀탕에 몸을 담그고 산 아래로 내려와 정다운 친구가 마련한 툭진 막걸리에 해물 파전은 꿀맛이었다.

더하여 술잔을 기울이며 이뤄진 80년대식 현안 토론은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평소 말이 없던 친구들의 입담도 인상적이었다.

"9월은 8월의 약속"이라 했다. 머지않아 코스모스 피고 상큼한 가을을 만끽할 수 있겠지-.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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