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소수 엘리트주의에 빠진 보신주의 사법부 깨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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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소수 엘리트주의에 빠진 보신주의 사법부 깨워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08.23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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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개혁 다시 한 번 역설... "과거 사법부의 치부를 공개하고 조사해야 한다"
▲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운데)는 23일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리며 과거 대표적인 인권침해 사례로 꼽히는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을 거론하며 사법개혁을 다시 한 번 역설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과거 사법부의 보신주의를 거론하며 사법개혁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특히 과거 사건을 들춰가며 사법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추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 "사법부 개혁의 적임자로 여겨진다"며 "김명수 후보자의 지명이 사법부 개혁의 신호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행정처를 소수 법원 엘리트를 길러내는 사관학교에 빗대며 "소수 엘리트주의에 빠진 보신주의 사법부를 깨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사 출신인 추 대표는 "판결 문장이 아무리 수려하고 논리 구조가 그럴싸해 보이고 기술적으로는 판결 모양새를 갖췄다고 하더라도 그 안에 정의와 진실이 담겨져 있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는 종이에 불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투박하더라도 그 판결문 안에 사회적 공분이 보이고 정의와 인권이 드러나며 다양한 소수 의견도 존중해주는, 그래서 우리 사회의 거울이 되고 미래의 좌표를 찍는 법의 해석과 판결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새로운 사법부에 거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사법부마저도 때로는 정권에 순응해왔다고 비판했다. 때로는 중요한 사건에 있어서 사법부 스스로가 인권을 침해하는 인권침해의 공범이 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대표적인 인권침해 사례인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을 거론했다.

이 사건은 1991년 5월 분신자살한 김기설씨의 자살 방조와 유서대필 혐의로 검찰이 강기훈씨
를 기소한 사건이다. 직접적인 증거 없이 필적 감정과 정황 만으로 검찰이 기소한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린다.

강기훈씨는 결국 징역 3년, 자격정지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1994년 만기 출소했으나 2009년 재심을 통해 무죄로 확정됐다.

추 대표는 "그 사건의 정점은 피고인 강기훈이 자살한 김기설의 유서를 대신 써주었는지 아닌지 하는 것이었고 국과수의 필적 감정과 그 감정이 잘못됐다는 일본인 전문 감정사의 감정 중 어느 것을 증거로 하느냐의 문제였다"고 말했다.

노태우 정권 시절인 당시 사법부는 기계적으로 국과수의 감정을 증거로 채택하고 강기훈씨를 유죄로 선고했다.

강기훈씨는 뒤에 그 후유증으로 불치병에 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대표는 "지독한 스트레스와 이 사회에 대한 좌절을 깨뜨릴 수 없다는 분노, 가만히 있는 사람도 열 받고 중병에 걸릴 수밖에 없는 사회였던 것"이라며 "이런 사법부의 치부를 공개하고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대표는 "꽃다운 젊음이 다 지난 뒤에 중병을 앓는 채로 재심으로 치열하게 다툰 끝에 무고
함이 밝혀졌지만 한번뿐인 인생을 어느 누가 보상해줄 수 있겠는가"라며 인권을 보호해야 할 사법부가 인권 침해의 공범이 된 현실을 개탄했다.

끝으로 추 대표는 "정권에 순응해온 사법부가 어떤 사건에서 왜 그와 같은 일을 저질렀는지 이번 기회에 제대로 사법부가 그 치부를 드러내고 양심고백을 하는, 그래서 다시는 사법적폐가 일어나지 않는 사법기풍을 새롭게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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