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강남 집값 11억원 올라... 서민들 200년간 저축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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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강남 집값 11억원 올라... 서민들 200년간 저축금액
  • 김용숙 기자
  • 승인 2017.10.09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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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국회의원, 1988~2017년 서울 아파트 시세변화 분석... "집값 거품 빼는 것이 적폐청산 시작"
▲ 정동영 국민의당 국회의원은 9일 경실련과 지난 30년 간 서울 아파트 시세 변화를 분석한 자료를 발표하고 "집값 거품을 빼는 것이 '헬조선' 탈출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1988년 이후 지난 30년 간 서울의 자산 거품으로 인한 격차와 불평등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정동영 국민의당 국회의원에 따르면 지난 30년 서울의 아파트값은 10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소유자와 무주택자의 자산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권(서초, 강남, 송파)의 상승은 강북보다 3배 가까이 높아 주택 소유자 간에도 자산 격차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정동영 의원은 "지난 30년의 서울 아파트값 변화를 보면 주택에 대한 상식이 변질되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이후 인위적인 경기부양으로 부동산 거품이 심각하게 발생했고 그에 따른 격차도 커지면서 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이 경실련과 공동으로 1988년 이후 2017년 8월 현재까지 서울 주요 34개 단지의 아파트 시세 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정동영 의원실은 이날 강남과 강북의 격차는 언제 얼마만큼 발생했으며 아파트 소유자와 무주택자(세입자)의 격차를 밝히고 그 대안을 제시했다.

1988년 서울 아파트값 평균은 평당(3.3㎡) 300만원, 1991년 800만원으로 잠시 급등했지만 이후 10년 간은 안정됐다. 2000년 평균가격은 960만원으로 10년 간 20%, 연 2% 상승에 그쳤다.

그러나 2000년 이후 7년 간 급격한 가격 폭등이 발생했다. 이 시기 강남은 4배, 강북은 3배까지 가격이 폭등해 자산 격차가 심각해졌다. 2007년 이후 분양원가 공개 등으로 거품이 빠지다가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2013년 이후 지금까지 급격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전체 국민의 40%, 서울은 50%가 무주택자로 남의 집을 빌려 사는 세입자다. 87년 이후 주택을 소유자한 사람과 무주택자의 자산 격차는 아파트값 상승분만큼 벌어졌다.

무주택 세입자의 경우 전월세로 인한 지출금액이 더해져 자산 격차로 인한 소득 감소 폭도 증가하고 있다.

강남 25평 아파트값은 88년 7000만원에서 2017년 8월 현재 12억원으로 11억3000만원 올랐다. 주택 소유자의 자산(불로소득) 증가분이다.

강북은 88년 8000만원에서 5억4000만원으로 4억6000만원 상승한 걸로 집계됐다.

정동영 의원은 "30년간 상승금액 11억3000만원은 소득 중 지출을 뺀 저축금액으로 200년이 걸려야 모을 수 있는 돈"이라며 "왜 강남아파트 투기가 발생하는지 알려면 아파트값 거품이 만들어지는 구조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값이 급등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에만 해도 강남 도곡 주공아파트, 대치동 시영아파트, 잠실 주공아파트 등은 5층 안팎의 저층이었다.

이후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되면서 30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며 막대한 개발 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때부터 강남 땅부자가 본격적으로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정동영 의원은 "불로소득에 대한 정부 대처가 없었다. 이미 분양가상한제, 개발이익환수조치 등의 버팀목이 없는 상태에서 투기 광풍이 불 수밖에 없었다. 이는 국가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이어 "집값 거품을 빼는 것이 촛불광장의 명령이고 지금 문재인정부가 할 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2000년 이전 집은 살기 위한 것이라는 상식이 오랫동안 주택정책의 기본이었다"며 "지난 30년 동안의 서울 아파트값 변화를 살펴보는 것은 우리사회 기본과 상식이 어떻게 변질됐는지 파악하는 과정이며 집값 거품을 빼는 것은 기본과 상식의 회복을 의미하며 적폐청산과 촛불혁명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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