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산지정보원, 밀실채용(?)... 합격자 모두 원장 추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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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산지정보원, 밀실채용(?)... 합격자 모두 원장 추천자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10.13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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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의원, 부적절한 커넥션 조사해야... 국제원산지정보원 "정량평가에다 정성평가한 결과"
▲ 국회 기재위 민주당 김정우 의원은 13일 관세청 산하 공공기관인 국제원산지정보원의 2015년 12월 신입직원 공개채용 과정에 비리 정황이 발견됐다며 밀실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관세청 산하 공공기관인 국제원산지정보원이 밀실채용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2015년 12월 실시한 국제원산지정보원 신입직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서류심사 결과와 관계없이 합격자 모두 김기영 원장과 고위간부 2명이 추천한 지원자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다 보니 서류전형에서 1등, 2등, 3등, 5등은 떨어지고 22등, 15등이 합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국제원산지정보원은 점수를 객관적으로 계량화할 수 있는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에 따른 결과라고 해명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민주당 김정우 의원은 13일 국제원산지정보원 직원 채용 과정에서 비리 정황이 발견됐다며 원장 및 간부들과 추천받은 지원자들 간 부적절한 커넥션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국제원산지정보원은 수도권과 부산지역 행정직(신입 및 경력)과 전산직(경력) 공개채용을 진행했다. 현재 채용 비리가 의심되는 부문은 행정직 신입직원 채용이다.

이때 행정직 신입직원 부문에 수도권에서 158명, 부산지역에서 60명의 지원자들이 응시했다고 한다. 서류심사 담당 직원들이 최고 76점부터 최저 0점까지 채점해 수도권 부문은 상위 5명, 부산지역 부문은 상위 10명을 선발, 2차 면접전형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점수가 높은 상위권 응시자(수도권 5등 이내, 부산지역 10등 이내)들 중 다수가 떨어졌고 오히려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응시자들이 대거 합격했다.

김정우 의원실이 확인한 결과 원장 등의 추천을 받은 응시자들만 서류면접에서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가운데 6명은 서류심사 점수가 각각 상위 5등(수도권), 상위 10등(부산지역) 안에 들지 못해 면접전형에 참여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지만 '추천'으로 고득점자들을 밀어내고 서류심사를 통과했다.

구체적으로 5명이 서류전형에서 합격한 수도권의 경우 서류심사 총점 1등, 2등, 3등, 5등은 탈
락되고 '추천'을 받은 4등 박0희, 6등 하0훈, 13등 신0우, 15등 홍0택, 22등 이0영은 합격했다.

10명이 서류전형을 통과한 부산지역의 경우도 서류심사 총점 1등, 7등, 8등, 공동9등은 떨어지고 '추천'을 받은 2등 정0민, 공동3등 김0원, 박0효, 강0규, 6등 이0희, 9등 윤0채, 15등 변0현, 17등 정0원은 모두 서류심사를 통과했다.

국제원산지정보원 경영지원팀 서류심사 결과와는 관계없이 김 원장과 2명의 고위간부 '추천'이 서류전형 결과의 당락을 결정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 2015년 12월 이뤄진 국제원산지정보원 신입직원 공개채용 과정에서의 서류전형 채점표. (자료=김정우 의원실)
ⓒ 데일리중앙

김정우 의원은 "당시 원장과 2명의 본부장이 추천했던 사유나 근거에 대한 자료 요청을 했으나 국제원산지정보원 쪽은 '추천사유 및 관련기록 없다'는 답변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러한 채용비리를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의 무릎을 꺾어버리는 행위로 국가성장동력을 저해하는 가장 지독한 적폐"라고 지적하고 "김 원장과 고위 간부들 그리고 그들이 추천한 채용 응시자들 간의 어떤 커넥션이 있는지 면밀한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제원산지정보원 쪽은 당시 정량평가 뿐만 아니라 정성평가를 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객관적인 수치로 계량화할 수 있는 평가에다 자기소개서 등을 보고 주관적인 정성평가를 더했다는 얘기다.

국제원산지정보원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당시 지원자가 많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을 평가해서 그 결과를 추천한 것이지 인맥을 이용한 추천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원자의 포부라든지 열정이라든지 이런 걸 확인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을 자기소개서 등을 통해 심도있게 검토하고 희망연봉 부분도 고려를 해서 정량평가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추천을 한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당시 원장과 고위 간부들이 지원자들의 서류를 보고 정량평가할 수 없는 부분을 평가해 몇 명을 추천했고 합격자 대부분이 추천을 받은 사람들이었다는 얘기다.

국제원산지정보원 관계자는 사실상의 정성평가를 한 것이라며 '인맥을 이용한 추천'은 절대 아니다라는 말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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