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은 '거절은행?'... 언론 취재도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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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은 '거절은행?'... 언론 취재도 거부?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10.24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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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최하위권... 홍보실도 하루종일 "죄송합니다, 부재중입니다"
▲ 농협은행이 금융소비자들의 법적 권리인 금리인하요구권 수용율이 최하위권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해수위 국민의당 정인화 의원을 이를 두고 '농협은행은 거절은행'이라고 비꼬아 비판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농협은행이 금융소비자들의 법적 권리인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시중은행 가운데 최하위권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4년 간 국내은행 가운데 농협은행이 유독 소비자들의 금리인하요구를 가장 많이 거절한 것으로 국정감사에서 나타났다.

이를 두고 국회 농해수위 국민의당 정인화 의원은 24일 농협은행은 '거절은행'이라고 비꼬아 비판했다.

정 의원이 이날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국내 주요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접수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 기준 농협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64%에 불과했다.

금리인하요구권이란 금융소비자가 승진·급여 인상 등 신용 상태가 현저히 개선됐을 때 근거 서류를 바탕으로 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고자 2002년 도입한 이래 은행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지도·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농협은행이 소비자들의 권리에 가장 불성실한 태도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7월 기준 주요은행별로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을 보면 4대 민간은행의 경우 국민은행이 6023건 접수에 6009건 수용으로 수용률은 9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한은행 97%, 하나은행 97%, 우리은행 83%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농협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2533건 접수에 1624건 수용으로 수용률은 64%로 낮게 나타났다. 이는 수협(80%)이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99%), 수출입은행(100%), 기업은행(98%)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낮은 수준이다.

최근 4년 간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추이를 봐도 농협만이 유일하게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농협은행은 2014년 금리인하요구권 접수 1만1479건 중 9778건 수용으로 수용률 85%, 2015
년 9625건 중 7324건으로 76%, 2016년 5917건 중 3676건으로 62%, 올해 2017년 7월까지 64%의 수용율을 기록했다. 지난 4년 동안 농협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21%포인트 감소했다.

농협은행 쪽은 소비자들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유독 낮은 이유에 대해 "고객이 금리인하를 요구하면 대출 조건을 변경해 대환대출로 유도한다"면서 "기존 고객이 금리인하요구권과 대환대출 중 유리한 상품을 선택하게 돼 수용률 실적이 낮게 나타난다"고 의원실에 해명했다.

그러나 금리인하요구권과 대환대출은 별개의 문제라는 반박도 있다.

대환대출 여력이 있다면 금리인하도 가능한데 사실상 고객을 신규대출로 유도하면서 실적을 부풀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인화 의원은 "농심을 품고 농업인과 고객 모두가 행복한 금융을 만들어간다는 농협은행의 캐치프레이즈와는 다르게 정작 시중에서는 고객의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농협의 수용률이 타 은행 대비 현저하게 낮게 나타나는 것은 문제"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어 "은행 직원들이 의무적으로 대출실행 시 고객들에게 금리인하요구권을 설명하고 홍보도 강화할 수 있도록 농협은 관련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농협은행은 언론 취재에도 거부(?)로 일관했다.

농협은행 쪽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농협 홍보실에 통화를 시도했으나 하루 종일 "죄송합니다. 부재중입니다"라는 부재 중 메시지만 나왔다. 걸려온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얘기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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