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집 장사까지 하나... 1억원에 사서 7억원에 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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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집 장사까지 하나... 1억원에 사서 7억원에 전세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10.2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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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6억원 전세보증금 수익 챙겨... 주승용 "어떤 임대사업자도 이런 수익 얻지 못할 것"
▲ 국회 국토위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은 25일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서울시가 서초구 아크로 리버파크 반포 아파트 59㎡를 1억2000만원에 매입해 보증금 6억7600만원을 받고 장기 전세 임대를 했다"며 "어떤 임대 사업자도 이런 수익을 얻지는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서울시의 장기전세주택 공급이 서민이 아닌 부자를 위한 임대주택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또한 저가로 주택을 사들여 무려 6배가 넘는 전세금을 받아 챙기고 있다며 서울시가 서민을 상대로 집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서울시는 시 재정으로 주택을 사들여 서민 주거난 해소를 위해 주변 시세의 80% 이하의 전세금을 받고 최장 20년 간 임대를 하는 장기전세주택, 일명 시프트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최근 3년 간 호당 시세가 10억원이 훨씬 넘는 강남의 금싸라기 땅의 아파트 487세대를 사들였다.

이 가운데 서초구 아크로 리버파크 반포 아파트 59㎡는 전세금 6억7600만원에 장기 전세 임대를 했다고 한다.

이에 국회 국토위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은 25일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장기전세주택 제도는 주거 취약계층, 서민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7억원에 가까운 전세금을 지급하고 사는 사람들을 서민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물었다.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 서울시는 이 주택을 1억2000만원에 매입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서울시는 돈 한푼 안 들이고 5억5000만원의 전세보증금 수익을 얻은 것이다. 서울시가 서민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집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주승용 의원은 서울시를 향해 "어떤 임대사업자도 이런 수익을 얻지는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시가 추진하려는 재건축단지 행복주택 공급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시는 지난 4월에 조례를 고쳐 재건축단지에서 인수하는 공공주택을 행복주택으로도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올해 안에 강남 3구에서 49㎡ 이하 주택 1667가구를 매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기에서도 서울시는 약 1억원에 주택을 사들여서 신혼부부에게 최대 보증금 1억4000만원에 월 52만원을 받을 계획이다. 시 재정으로 땅짚고 헤엄치며 수익을 챙기겠다는 것이다.

더욱이 행복주택이기에 정부로부터 호당 3000만원의 지원금까지 받는다고 한다. 이렇게 될 경우 서울시는 돈 한푼 안들이고 앉아서 보증금 7000만원과 매월 50만원의 임대료 수익을 올리게 된다.

▲ 서울시가 서민 주거난 해소를 위해 주변 시세의 80% 이하의 전세금을 받고 최장 20년 간 임대를 하는 장기전세주택, 일명 시프트 사업을 통해 집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25일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 데일리중앙

주승용 의원은 "도저희 납득하기 어려운 실태"라며 "자칫 서울시가 돈 한푼 안 들이고 집 장사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고 본다"고 개탄했다.

이어 "임대주택 제도는 서민을 위해 주변 시세보다 싸게 주택을 공급하는 제도인데 강남권에서는 매입 금액보다 더 높은 전세금이 책정된다"면서 "그렇지만 주변 시세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은 로또식 횡재 등 모순되고 불합리한 문제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는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 정책의 근본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주 의원은 "따라서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의 임대주택 정책은 전면 재개편돼야 한다"며 서울시에 대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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