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공, 학력 차별 없다더니 대학별로 점수매겨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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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공, 학력 차별 없다더니 대학별로 점수매겨 차별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10.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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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연·고·한·이·서강대 15점, 성대 14점, 지방대는 5~12점... 이찬열 의원 "공식 사과해야"
▲ 중소기업진흥공단이 학력 제한이 없다는 채용 공고와 달리 내부적으로는 출신 대학별로 점수를 매겨 등급에 따라 응시자를 차별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중진공은 과거 잘못된 관행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중소기업진흥공단이 학력 제한이 없다는 채용 공고와 달리 내부적으로는 출신 대학별로 점수를 매겨 등급에 따라 응시자를 차별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진공은 과거 잘못된 관행에 대해 반성한다며 사과했다.

국회 산자위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은 26일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공단은 지난 2009년 이전에는 대학입시 배치표 자료를 활용해 대학 및 학과별 차등 점수표를 공식 작성해 운영했다"고 지적했다.

중진공은 이후 2014년까지 입사지원서를 기반으로 한 서류평가 시에 대학별 차등 점수를 실무적으로 적용해 운영해 왔던 걸로 드러났다.

2013년 하반기 신입직원 채용 당시 일반 행정직과 스펙초월소셜리크루팅 부문에 대해선 학력 및 연령 등 제한이 없다고 공고를 냈다.

그러나 실상은 임의대로 정한 출신 대학 등급에 따라 최점 5점에서 최고 15점까지 점수를 세분화해 전형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와 고려대,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최상위권으로 분류된 6개 대학에 만점인 15점을, 성대, 중대, 경희대 등 차상위권 7개 대학에는 14점을 매겼다.

그리고 비수도권에선 부산대, 경북대 등 주요 국립대와 일부 사립대가 12점으로 최고였지만 대다수는 10점보다 낮았다. 최하점인 5점을 받은 대학도 수두룩했다.

심지어 당시 '친박 실세'였던 최경환 자유한국당(전 새누리당) 의원이 청탁 압력을 넣은 지역사무소 인턴 출신 지원자는 학교 점수가 12점이었으나 15점으로 바뀌는 경우도 발견됐다.

특히 공단은 이찬열 의원실이 지난 8월 '2013년 채용 당시 대학별 점수표 제작 기준 및 활용 여부' 관련 자료 요구에 "해당 사항 없음" "대학별 점수표 활용 사실 없음" 등 거짓 답변을 제출한 걸로 알려졌다.

이찬열 의원은 "공공기관이 겉으로는 학력 제한이 없다고 공고를 내놓고 내부적으로는 출신 학교까지도 자의적 등급에 따라 차별을 둔 것은 수많은 응시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공단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아울러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한 채용 대책을 밝힐 것을 주문했다.

이에 중소기업진흥공단 쪽은 2015년 이후 채용 과정이 완전히 개편돼 학교 차별은 없어졌다고 밝혔다.

중진공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2014년까지는 사실 (대학별 등급) 반영을 하고 있었는데 2015년 이후로는 대학별 차별을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이전의 일을 반성하고 지금은 확실히 제도 개선해 그런 일이 결코 일어날 수 없다"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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