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현안 대신 폭탄주 돌리며 '술판'
상태바
한국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현안 대신 폭탄주 돌리며 '술판'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11.07 19:2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사전문가협의회와 행주산성에서 술판 벌여... 전현희 의원, 국토교통부에 지도감독 촉구
▲ 한국공항공사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현안 문제를 남겨두고 노사전문가협의회에 폭탄주를 돌리며 술판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져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한국공항공사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현안 문제를 남겨둔 채 노사전문가협의회에 폭탄주를 돌리며 술판을 벌여 물의를 빚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10월 25일 공사 회의실에서 4차 노사전문가협의회의를 마친 뒤 저녁식사를 하자며 회의 참가자 20명을 버스에 태워 행주산성의 한 식당으로 이동했다.

공사 쪽에서 미리 예약한 이 식당은 큰 정원이 있는 음식점으로 손님들이 술과 고기와 식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 자리에서 참가들은 식사 대신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만든 이른바 '폭탄주'를 돌리며 '위하여!'를 외쳤다.

이에 격분한 공공연대노조 손경희 강서지회장은 술자리가 벌어지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손경희 지회장은 노사전문가협의회의 유일한 민주노총 소속 참가자다.

손 지회장은 7일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식사 자리인 줄 알고 갔는데 가보니까 술자리였다"며 "(참가자들은) 소주와 맥주를 말아 폭탄주를 만들어 연거푸 마셨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술자리를 도와주기 위해 공사 직원 4명도 함께했다고 한다.

공사 쪽은 노사전문가협의회와 술판을 벌인 데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손 지회장에게 따로 연락해 "오해가 있다. 만나서 얘기하자"고 집요하게 유인한 걸로 알려졌다.

손 지회장은 그러나 "개인적인 만남은 안 하겠다. 회의석상에서 얘기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오는 8일에는 노동자대표 회의(오전 10시30분)와 노사전문가협의회의(오후 2시)가 잇따라 예정돼 있다.

손경희 지회장은 노사전문가협의회의에서 "현장에는 계속 일이 터지고 있는데 현안 문제를 남겨 두고 노사가 폭탄주 술판이 웬말이냐"며 공사 쪽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한국공항공사 노사전문가협의회는 지난 9월 22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사측 10명(용역 전문가 5명 포함), 노동자 대표 10명으로 꾸려졌다.

노동자 대표 10명은 다시 무노조 대표 6명과 노조 대표 4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무노조 대표 6명 중 5명이 현장 소장 등 관리자급으로 사실상 사측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들이다.

공항공사 정규직 1명, 비정규직 노동자 3명(한국노총 소속 2명, 민주노총 소속 1명)으로 구성된 노조 대표 역시 저항력이 약하기는 마찬가지다.

20명의 노사전문가협의회 구성원 가운데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가 단 한 명 뿐이라는 사실이 이를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애초부터 한국공항공사 노사전문가협의회는 공정한 논의가 불가능한 기구로 여겨진다.

국정감사에서도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지난달 24일 한국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 "한국공항공사의 배짱 태도에 정규직 전환 시작도 전에 몸살을 앓고 있다"며 "국토부는 산하 전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지도감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공항공사 노사전문가협의회는 전국 14개 공항에서 일하는 4000여 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결정 등 막강한 권한을 쥐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는 14개 공항 4000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 모두를 한국공항공사에서 직접 고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공사는 직고용 대신 3~6개의 자회사를 만들어 계약이 끝나는 용역노동자(비정규직)들을 순차적으로 고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올해 말 용역계약이 끝나는 노동자들은 임시회사를 설립해 고용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한국공항공사는 노사전문가협의회 술판 관련해 취재를 요청했으나 거부했다.

공사 임아무개 본부장, 함아무개 실장, 정아무개 차장 등은 일제히 자리를 비웠거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컨추로 2017-11-09 09:28:23
한국공항공사 완전히 쓰레기들이네. 국정농단 쓰레기들보다 더 지독한 ㄴㅎㅁ들일세.
저것들도 사람이라도 국민세금으로 월급주다니. 아이고 분통이야.
저 쓰레기들 알래스카나 어디 아프리카로 수출해버려라.
헐값이라도 넘겨야지 나라꼴이 이래가지고서야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