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기관장들 억대 연봉잔치... "만성적자 난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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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산하 기관장들 억대 연봉잔치... "만성적자 난 몰라"
  • 석희열 기자·송정은 기자
  • 승인 2017.12.08 1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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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구원장 올해 연봉 2억737만원... 조상호 서울시의원, 과다한 연봉 지급 개선 촉구
▲ 서울시 산하 기관들이 경제 불황과 만성 적자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억대 연봉잔치를 벌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산하 주요 투자기관, 출연기관장 연봉 내역(2017년 기준, 단위: 천원).
※ 서울교통공사, 서울시설공단, 농수산식품공사, 서울주택공사의 경우 성과급(2000만~3000만원) 미산정. (자료=서울시)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송정은 기자] 서울시 산하 기관들이 경제 불황과 만성 적자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억대 연봉잔치를 벌이는 것으로 드러나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조상호 위원장(민주당, 서대문4)은 8일 서울시 산하 투자기관과 출연기관 등의 과도한 연봉 지급 문제와 관련해 서울시에 개선을 요구했다.

조상호 위원장은 "서울교통공사가 지난해 38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서울시 산하 22개 투자·출연기관 가운데 10개 기관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경영상태가 최악"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각 기관장들은 시민 혈세로 억대의 연봉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직원 규모가 100여 명에 불과한 연구기관인 서울연구원의 경우 2017년 성과급을 포함해 2억700만원 이상의 급여를 원장에게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서울시 산하 투자·출연기관장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직원 수가 1만6000명에 가까운 서울교통공사 사장의 연봉이 1억5000만원 안팎인 점을 고려할 때 서울연구원 서왕진 원장의 연봉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실제 조 위원장이 서울시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산하 투자·출연기관장 가운데 2017년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기관장은 서울연구원장이다. 기본급과 부가급여, 성과급을 포함해 2억737만5000원에 이른다.

반면 평생교육진흥원장과 50플러스재단 이사장의 경우 각각 9500만원과 1억400만원으로 기관마다 큰 차이를 보였다.

조 위원장은 "지난해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등을 통해 서울연구원장의 과도한 연봉지급 문제 개선과 각 투자·출연기관장 연봉에 대한 합리적인 산정 기준 마련을 요구했음에도 지금까지도 한 치의 개선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위원장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경기침체와 전국 최고 수준의 청년 실업률이 지속되고 있
는 상황에서 만성적인 적자로 지탄을 받고 있는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장들의 억대 연봉잔치가 과연 시민의 눈에 어떻게 비춰질지 참담할 따름"이라며 서울시와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의 강도 높은 혁신과 개혁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거론된 기관들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변명성 해명을 했다.

기관장의 과도한 연봉잔치로 논란의 중심에 선 서울연구원 쪽은 "기관 성과급은 기관 평가에 따라 많이 좌우되는 데 지난해 평가등급을 잘 받아서 기관장 연봉 수준이 높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원장의 경력이나 능력을 봐서 이사회에서 연봉을 책정하는데 유사 국책 연구기관이나 지방 연구원하고 비교해서 많은 편이 아니다"라며 "일률적으로 기관의 연봉을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주택공사(SH공사) 쪽은 부책가 많다고 해서 경영이 방만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SH공사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서울시 임대주택이 20만호 가까이 되는데 임대 전세 보증금이 다 부채로 잡힌다. 회계기준이 그렇게 돼 있어서 그렇지 부채가 많다고 회사가 거들나거나 경영이 방만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SH공사는 임대주택 사업하면서 연간 3500억원 정도 적자가 나지만 분양주택이나 택지를 조성해서 번 걸로 메꾸고 있는 상황이다. 적자가 많은 거 하고 방만경영은 다른 얘기"라고 거듭 밝혔다.

지난 5월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를 통합한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무임승차 증가와 노후 시설 개량 및 교체에 따른 적자 폭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희열 기자·송정은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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