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류재광 기자]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을 둘러싸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강 대 강' 대립하고 있는 박지원·천정배 국회의원이 안 대표를 향해 다시 총력 공세를 펼쳤다.
박지원 의원은 29일 안 대표에 대해 "용팔이 각목 전당대회를 하지 않는 한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위한 전당대회는 열 수 없을 것"이라 했고 천정배 의원은 '배신' 등의 표현을 써가며 안 대표를 '탄핵감'이라고 공격했다.
박 의원은 안철수 대표가 진행하고 있는 재신임 전당원 투표에 대해 "투표율이 높지 않다"며 "당헌당규 전당원투표 요건을 갖춘 33%는 나오지 못할 것이고 결국 개표도 하지 못하는 제2의 오세훈 투표가 될 것"이라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아침 불교방송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안 대표 측이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합당을 추진하겠지만 정당의 합당과 해산은 전당대회에서만 결정할 수 있다"며 "전당대회 의장, 부의장이 보수대야합, 합당을 반대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전당대회를 열수가 없고 결국 바른정당과 합당은 물 건너갔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대목에서 '용팔이 사건'을 거론했다.
'용팔이 사건'은 1987년 김영삼, 김대중 등 민주인사들이 직선제 개헌을 위해 추진하던 통일민주당 창당대회를 전두환 정권의 사주를 받은 김용남(용팔이) 등 폭력배들이 방해한 사건을 말한다.
박 의원은 "전당대회 의장이 날치기 처리를 하지 않는 한 전당대회에서 합당을 의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안철수 대표가 우리 정치사에 암울한 과거로 남아 있는 '용팔이 각목 전당대회'나 YS(김영삼)를 제명한 제2의 '정운갑 전당대회'를 원치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혈액형도 정체성도 가치관도 다른 바른정당과 굳이 통합을 하겠다면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DJ)처럼 당을 나가서 하라고 요구했다.
박 의원은 "독일과 일본의 연정 또는 과거 DJP연합처럼 통합이 아닌 연합은 가능할지 몰라도 두 당은 정체성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통합은 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안 대표가 통합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한다면 과거 DJ도 내부의 반대 때문에 당을 나가서 통합을 추진했던 것처럼 안 대표도 그렇게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은 지난 8.27 전당대회 당시 TV 토론을 거론하며 "바른당과 합당 안 하겠다던 당대표 선거공약을 180도 뒤집은 안철수 대표는 탄핵감"이라고 직격했다.
당시 국민의당 당대표 후보 TV 공개토론에서 경쟁자였던 정동영·천정배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바른정당과 합당 및 연대가 없느냐'는 질문에 안철수 후보는 "절대로 없다"고 답했다.
천 의원은 29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 이렇게 밝히면서 "바른정당과의 합당으로 과연 적폐청산이나 개혁의 방향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그 반대 방향으로 개혁을 훼방하고 적폐청산을 방해하는 방향으로 갈 것인가. 저는 명백히 후자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실시하고 있는 재신임 전당원 투표에 대해 '유신 독재' '전두환 독재'에 빗대 비판했다.
천 의원은 "(전당원 투표는) 합당이 옳냐, 그르냐를 묻는 것이 아니라 안철수 대표의 신임을 묻지 않는가, 이건 일종의 당원 협박 행위"라며 "이거 찬성 안 해 주면 내가 물러날 테니 찬성해라, 이것이다. 과거에 박정희, 전두환 독재자들의 수법"이라고 비난했다.
천 의원은 끝으로 "과거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민 투표할 때 3분의 1이 안 돼서 개표도 하지 못 했다. 3분의 1 정도는 투표를 해야 그게 표심이라는 게 드러나지 극단적으로 잘해야 지금 한 20여 퍼센트나 하지 않겠냐"며 "당원들조차도 이 문제에 대해서 도대체 의사 표시를 안 하고 있으니 합당의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안철수 대표는 전날 전방부대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전당원 투표 결과가 나오면 많은 분들이 통합의 길에 동참할 것으로 믿는다. (반대파들과의)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투표 결과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국민의당은 27~30일 25만 전당원을 대상으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을 묻기 위한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결과는 오는 31일 오전 발표 예정이다.
류재광 기자 hikyricky@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