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모래시계> 대구 공연 취소, 왜(?)... 배경에 궁금증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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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모래시계> 대구 공연 취소, 왜(?)... 배경에 궁금증 증폭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8.01.15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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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아트센터 "지방선거에 영향미친다"며 일방적 공연 취소 언급... "기획사와 협의중이다. 결정된 건 없다
▲ 3월 9~11일 예정됐던 뮤지컬 <모래시계> 대구 공연이 공연장인 계명아트센터 쪽의 일방적인 취소 사정으로 공연이 어렵게 돼 팬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공연 취소 사유가 지방선거 영향을 이유로 대고 있어 그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계명아트센터 홈페이지에는 아직 공연 일정이 그대로 나와 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SBS 드라마 <모래시계>를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 <모래시계>의 대구 공연이 공연장 계명아트센터 쪽의 일방적 '사용 승인 번복'으로 취소될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더욱이 공연 취소 사유가 6월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어서 그 배경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공연 기획사 쪽과 <모래시계> 대구 공연을 기다려온 많은 팬들은 계명아트센터 쪽의 공연 취소 사유가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뮤지컬 <모래시계>는 1995년 '귀가 시계'라 불리며 당시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한 국민 드
라마 <모래시계>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애초 대구 TBC와 공연 기획사 S.J엔터테인먼트는 오는 3월 5일부터 11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모래시계>를 공연하기로 결정하고 공연장 사용 승인까지 받아 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최근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의 공연장 대관 사용 승인을 번복하고 일방적으로 공연 상연 불가 취지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뮤지컬 <모래시계> 공연 관계자는 대구 공연을 포함한 전국 투어의 일정 차질 문제와 경제적 손실까지 입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계명아트센터 쪽의 공연 불가 사유다.

계명아트센터는 뮤지컬 <모래시계>의 상연이 2018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공연장 사용 의사를 번복했다.

뮤지컬 <모래시계>의 대구 공연을 기획한 TBC와 S.J엔터테인먼트는 공연 오픈 공지를 준비하던 중 계명아트센터의 일방적 공연 취소 통보를 받고 매우 난감해하고 있다.

특히 현재 계명아트센터 홈페이지에는 월간 일정을 통해 뮤지컬 <모래시계> 공연 일정이 공지돼 있어 관객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됐다.

대구의 한 대학에 다니는 이아무개씨(23세)는 15일 "뮤지컬 <모래시계>가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친구들과 함께 대구에서 공연하면 꼭 보러 가자고 약속했다. 계명아트센터 홈페이지에서 공연 소식을 접하고 예매 일정을 문의하고자 제작사에 전화했는데 갑작스럽게 공연이 취소됐다고 해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뮤지컬 <모래시계> 관계자는 "계명아트센터의 일방적 공연 취소는 순수창작예술인 뮤지컬 <모래시계>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해석한 결과로 보인다"며 "이는 작품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무색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뮤지컬 <모래시계>는 격동의 시대가 가져온 제약 속에서 각자의 길을 가는 세 청년의 우정과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시대와 역사, 인생을 상징하는 '모래시계' 속 모래가 다 떨어지더라도 시계를 다시 뒤집으면 새로운 시간과 창조적 세상이 열린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지방선거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공연장 사용 허가를 번복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공연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뮤지컬 <모래시계> 공연 관계자는 "지난 정부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의 문제를 인식하고 적폐 청산 목적으로 순수창작문화예술 활동을 진작시켜야 하는 시점에 이런 일이 발생해 매우 유감"이라며 "뮤지컬 <모래시계> 대구 공연 취소는 지방 공연예술문화를 위축하게 하고 또 다른 문화예술 분야의 적폐를 양산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팬들과 공연 기획사 쪽은 계명아트센터의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계명아트센터 쪽은 "공연이 보류된 것은 사실이지만 취소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애매한 입장을 내놨다.

계명아트센터 쪽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기획사(S.J엔터테인먼트)랑 지금 협의 중이다. 공연 취소 통보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기획사랑 협의 중에 있고 공연장에 사정이 있어서 조정이 필요해 보류 중인 건 맞지만 취소 통보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정이 무엇이냐'고 묻자 "공연장 컨디션 때문에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만 했다.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공연 취소를 언급했다는 데 사실인가'라고 묻자 이 관계자는 "아직 결재가 난 게 아닌데 왜 그런 얘기가 나갔는지 난감하다"며 "담당자가 그런 말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정치적 이유를 대며 취소를 언급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 관계자는 "아직 최종 결정된 게 없다"고 재차 말하며 "그래서 아직 월간일정이 취소 수정되지 않고 그대로 있다"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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