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본회의 몸싸움으로 얼룩... 민주당과 한국당은 하나?
상태바
서울시의회 본회의 몸싸움으로 얼룩... 민주당과 한국당은 하나?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8.03.20 1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몸싸움 끝에 선거구 조례안 날치기... 2인 선거구 111개로 늘리고 4인 선거구는 '0'
▲ 서울시 기초의원 선거구와 의원정수를 정하는 조례 개정안을 처리를 위한 서울시의회 본회의가 열린 20일 오후 경찰이 출동해 3,4인 선거구 확대를 요구하는 바른미래당, 정의당 당원들의 본회의 방청을 진입을 막고 있다. (사진=문형주 시의원)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서울시의회 본회의가 몸싸움과 고함, 거대 양당의 독선으로 얼룩졌다.

서울시의회는 20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서울시 기초의원 선거구와 의원정수를 정하는 조례 개정안을 처리했다. '서울시 자치구의회의원 선거구와 선거구별 의원정수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수정안'이 의결된 것.

이 과정에서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등 소수정당과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두 거대 정당 사이에 충돌이 빚어졌다.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3,4인 선거구 확대를 요구하며 본회의장 단장을 점거하고 시위에 나서자 거대 양당 의원들이 하나가 돼 바른미래당 의원들을 강제로 끌어냈다.

이를 지켜보던 현장에서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언제 하나가 됐지"라는 탄식이 흘러 나왔다.

정의당과 녹색당 등 진보정당 당원들은 본회의장 밖에서 3,4인 선거구 확대를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그러자 서울시의회는 경찰까지 동원했다.

서울시의회 의사담당관실은 소란과 의사진행 방해 등의 우려가 있다며 시민들의 본회의 방청을 제한했다. 본회의장 질서 유지 차원이라고 하지만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에도 없었던 일이다.

밖에서는 정의당과 바른미래댱 등의 당원들과 시민들이 방청석 진입을 놓고 경찰과 대치하며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 서울시의회는 20일 본회의를 열어 '서울시 자치구의회의원 선거구와 선거구별 의원정수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수정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바른미래당 의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충돌이 빚어졌다. (사진=서울시의회)
ⓒ 데일리중앙

이 때문에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됐던 서울시의회 본회의는 한 시간 가량 늦춰져 4시에야 개회됐고 표결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재적의원 99명 가운데 55명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 53표, 반대 1표, 기권 1표로 개정 조례안(수정안)이 통과됐다.

서울시의회 재적의원은 99명. 민주당 66명, 자유한국당 24명, 바른미래당 8명, 민주평화당 1명이다. 이날 시의회 본회의에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의원 55명만 출석해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는 표결을 강행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사실상 조례안을 날치기한 것이다.

애초 서울시 선거구획정위는 선거구를 151개로 줄이고 2인 선거구를 91개, 3인 선거구를 53개, 4인 선거구를 7개만 도입하는 선거구 획정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

4인 선거구제는 다양한 정치세력의 진입을 보장하고 정치신인의 진출 가능성을 확대하며 거대정당이 기초의회를 독식하는 폐단을 방지하는 취지로 도입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4인 선거구제 신설에 완강하게 반대하면서 4인 선거구제 도입은 결국 무산됐다.

이날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주도한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개정 조례안(수정안)에서는 선거구획정위가 권고한 3인 선거구 53개는 49개로 줄어들고 4인 선거구 7개는 전부 없어졌다.

반면 거대 양당에게 절대 유리한 2인 선거구는 91개에서 111개로 늘어났다.

신건택·황준환·이석주 등 자유한국당 의원 19명이 서울시 선거구획정위가 제출한 151개 선거구를 160개 선거구로 쪼개는 수정 조례안을 제출한 것.

이에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은 강력 반발했다.

▲ 서울시의회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20일 오후 본호의장 단상을 점거하고 3,4인 선거구 확대를 요구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에 의해 본회의장 밖으로 끌려나갔다. (사진=김광수 시의원)
ⓒ 데일리중앙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거대 정당이 기초의회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하고 지방분권을 포기하는 것으로 서울시민들의 뜻을 거스르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문형주 바른미래당 의원(서대문3)은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거대 양당이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했다. 7개 4인 선거구까지 2인 선거구로 다 쪼개서 본인들이 원하는 걸로 조례안을 만들어 통과시켰다"고 질타했다.

문 의원은 "선거구획정위 의견을 무시했다는 것에 대해 시민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고 또 2인 선거구로 하면 실질적으로 공천만 받으면 거대 양당이 다 독식하는 체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다당제 실현도 안 되고 신인 정치인이 의회에 들어올 수도 없다"고 했다.

정의당은 서울시의회에서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자신들의 이익 앞에서 적폐 야합을 했다다고 비난했다.

최석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거대 양당이 서로 더 가지기 위해 물고 뜯으며 싸움을 하다 결국 자신들의 이익에 도전하는 이들이 있으면 하나가 되어 소수 정당의 작은 기회마저 빼앗아 갔다"며 "서로 다른 두 당이 언제 하나가 됐는지 내는 목소리며 하는 행동마저 너무나도 똑같다"고 개탄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