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후폭풍 가시화... 보수야당 지도부 총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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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후폭풍 가시화... 보수야당 지도부 총사퇴
  • 김용숙 기자·송정은 기자
  • 승인 2018.06.1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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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썩은 집구석 다 헐어내야"... 김무성, 총선 불출마 선언... 손학규, 야권 재편 강조
▲ 6.13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선 후폭풍이 보수야당을 강타하고 있다. 두 보수야당 지도부가 총사퇴한 가운데 15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비상의원총회에서 김성태 당대표권한대행은 "썩은 내 나는 집구석 다 헐어내야 한다"며 강도 높은 인적청산 의지를 드러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송정은 기자] 6.13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선 후폭풍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지난 14일 총사퇴한 데 이어 바른정당 지도부도 15일 총사퇴했다.

두 보수야당은 각당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을 대행하는 비상체제로 운영하기로 했지만 원심력이 작용할 경우 구심력을 잃고 당이 큰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의 경우 선거 참패 책임론과 인적 청산 목소리가 본격화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의원총회에서 김성태 대표권한대행은 "썩은 집구석을 다 헐어내야 한다"며 강도 높은 인적청산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성태 권한대행은 "이번 선거는 국민들이 자유한국당을 탄핵한 선거다. 수구기득권, 낡은 패러다임에 머무는 보수는 탄핵당했고 저희는 응징당했다. 여전히 수구냉전적 사고에 머물러 있는다면 국민들은 점점 더 외면하고 말 것이라는 무거운 질책과 경고를 잘 새겨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참패했고 나라는 통째로 넘어갔다'는 말을 남기고 전날 당사를 떠난 홍준표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읽혀진다.

특히 잿밥, 자유한국당 해체, 청산, 썩은 고름 등의 격한 낱말도 여러차례 되풀이했다.

김 권한대행은 "일신의 안위를 위해서 자기 보신을 위해서 자기 기득권 유지를 위해서 뒷전에 숨어 뒷짐지고 있던 분들, 모두 반성하고 정신차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무사안일주의, 보신주의, 뒤에서 딴생각만하고 잿밥에만 눈독을 들이는 구태보수 청산하고 노욕에 찌든 수구기득권 다 버리고 보수이념의 해체, 자유한국당 해체를 통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기전당대회, 비대위 구성, 국민들로부터 탄핵당한 마당에 지금 그것을 논의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썩은 것을 다 헐어내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권한대행은 "기반이 흔들리고 기둥이 뿌리뽑힐 마당에 안방 차지하고 아랫목 차지할 생각이나 할 때가 아니지 않는가. 다시 지어야 한다. 금이 간 담장, 주저앉은 처마, 다 헐어내고 튼튼한 기반위에 다시 새집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썩어빠진 집구석 페인트칠 몇 번 한다고 새 집 되지 않는다. 보다 못한 성난 국민들, 썩은 내 나는 집구석 이제 헐어내라고 우리에게 최후통첩을 보냈다. 다시 지어야 한다. 다 헐어내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당이 처해 있는 정치생태계도 바꿔야 한다"며 강도 높은 인적청산을 직접 언급했다.

특히 물러날 사람들을 '썩은 고름'에 빗대며 그들을 뒤로 물러나게 해야 확실한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김 권한대행은 "곪아 터진 우리의 아픈 상처를 두려움에 외면하지 말고 후벼 파고 썩은 고름을 짜내야 한다. 썩어 문드러지는 상처를 우리 스스로 도려내고 떠나간 국민들 마음을 되돌리는 보수재건의 길에 다시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해 당 수습 과정에서 진통을 예고했다.

또 "당의 진로와 노선, 보수의 철학과 가치의 재정립, 미래세대를 위한 혁신, 그리고 지금 이 성난 국민의 분노에 우리가 어떻게 답해야 할 것인지 냉철하고 치열한 논쟁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태 대표권한대행은 "국민 속으로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면서 국민 여러분께 한 발자국 더 다가서는 새로운 보수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뉴노멀에 걸맞는 뉴보수의 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김무성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비상의총에서 6.13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선 참패에 따른 분열된 보수를 통합하고 새로운 보수정당의 재건을 위해 바닥에서 헌신하겠다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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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국회의원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자유한국당은 새로운 가치와 민심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서 몰락했다"며 "이제 우리는 처절한 자기반성과 자기희생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새로운 보수정당 재건을 위해 저부터 내려 놓겠다"며 "분열된 보수의 통합을 위해, 새로운 보수당의 재건을 위해 바닥에서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도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전날 유승민 공동대표 사퇴에 이어 이날 박주선 공동대표와 최고위원들이 동반 사퇴했다.

박주선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저희들은 망연자실하고 저희 당 역할에 기대해준 많은 국민들에게 참담한 심정으로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은 단호해야 하고 조건이 없어야 한다"며 지도부 총사퇴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 '사즉생'의 신념으로 당을 바로 세우고 나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마지막으로 "본립도생, 기본을 세우면 길이 열린다고 한다. 화합과 단결로 망망대해를 헤쳐나가는 심정으로 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평당원으로서 역할을 하겠다.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는 신념과 도전정신을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

▲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중앙선대위 해단식 및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이제 새로운 야당이 건설돼야 하고 야당이 근본적으로 재편돼야 한다"며 정계 개편을 정면으로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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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야권 재편, 정계 개편에 대해 거론했다.

손학규 위원장은 바른미래당 중앙선대위 해단식 및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이제 새로운 야당이 건설돼야 하고 야당이 근본적으로 재편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그러면서 "바른미래당 중심으로 (야권이) 재편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3일 치러진 6.13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선은 민주당 압승, 보수야당 참패로 막을 내렸다.

민주당은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14곳, 226개 기초단체장 중에서 151곳에서 승리했다. 또 전국 12곳에서 미니 총선으로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에선 후보를 낸 11곳에서 모두 승리하며 완승을 거뒀다.

반면 보수야당은 몰락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광역단체장 2곳, 기초단체장 53곳, 국회의원 1석을 건지는 데 그쳤고 바른미래당은 단 한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정당투표에선 정의당에게도 밀리는 수모를 당했다.

김용숙 기자·송정은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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