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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타이어, 유해물질 사용 실태와 은폐의 진실
조희경(프리랜서 기자)
2018년 07월 10일 (화) 16:49:02 조희경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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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타이어 산재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6년 2월 22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앞에서 열린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 장그래 대전충북지역 노동조합, 노동자 나눔치유 협동조합의 기자회견 모습.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한국타이어를 강력히 규탄하고 한국타이어 집단사망 사건 원인규명을 위한 역학조사를 촉구했다. (사진=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2006년하고 2008년 사이 한국타이어 작업장에서 근로자 15명이 심근경색과 심장질환 등으로 집단 돌연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 이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한국타이어 작업장을 대상으로 2번의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심근경색과 심장질환 등의 발병으로 사망한 근로자들의 직업병 원인은 현재까지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결국, 숨진 근로자들은 산재승인이 거절된 채 '의문사'로 처리됐다.

또한 암 발병으로 사망한 근로자와 암 투병으로 고생하는 근로자들의 직업병 판단도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암 발병 근로자에 대해서는 작업환경 평가를 배제한 채 산재승인을 내주었다.

당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한국타이어 근로자들의 질병 발병의 원인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업무상 재해 평가 기준에서 작업장에서 공개하지 않는 물질정보 ‘S1’에 대한 평가를 모두 배제했다.

따라서 타이어를 찔 때 발생하는 '고무 흄'에 대한 유해성 평가가 배제되며 유독가스 흡입 농도와 카본블랙 분진에 대한 평가까지 배제했다.

잘못된 역학조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당시 이 사건을 감사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여야의원들과 시민사회(역학조사 시민사회추천 자문위, 평가위원 서울대 백도명 교수)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가 상당수 잘못된 내용임을 알고도 이를 묵인하는 데, 암묵적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 사건에 동의한 책임자들의 명단은 현재까지도 공개가 거부되고 있다. 어느 누가 근로자들을 떼죽음으로 모는 잘못된 역학조사에 합의를 한 것인지, 이제라도 명명백백 밝혀야 하는 이유다.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삼성반도체 ‘반올림’사건의 경우도 위 경우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심각한 산업재해로 지적되고 있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들의 피해가 표면적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화학물질 중독에 따른 피해에 대해 인정되지 않고 있다. 회사가 암묵적인 합의 차원에서 피해 유가족과,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위로금 명목에 합의금이 전달될 뿐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산재가 은폐되며 기타 뇌심혈관계 질환자들의 경우 산재를 인정조차 받기 어려워졌다.

2015년 한국의 산재 사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중 가장 높은 수치다. 10만 명 중 10명의 사망자 수가 발생됐다. 전 세계 산재 사망률을 그대로 반영한다 해도 3위 안에 든다.

이에 비해 국제노동기구(ILO)와 미 노동부(US Labor Department)에 따르면 미국(3.3명)과 독일(1.8명)의 산재 사망률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반면 우리나라의 산재인정 건수는 놀랍게도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를 나타내고 있다. 독일과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산재 인정 건수가 제일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결국 법과 정의가 무너진 사회에서 '거대한 카르텔'에 의해 산재가 공식적으로 은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MB가 남긴 위대한 유산
▲ 조희경 기자.
ⓒ 데일리중앙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MB)은 취임 후 업무상 재해의 인정기준을 대통령령으로 공표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령으로 업무상 재해의 인정기준을 바꿈에 따라 화학물질 중독에 따른 기타 뇌심혈관계 질환자들의 산재인정 건수는 연평균 '0'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로사로 사망하는 근로자들의 산재인정 건수는 반토막나며, 지금은 20%대까지 떨어진 수준이다.

MB가 남긴 위대한 업적에서 근로자들의 '산업재해' 은폐는 1등 공신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추계 자료로 뒷받침된다.

MB의 사돈기업인 한국타이어는 업무상 재해의 인정기준이 바뀜에 따라, 놀라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 국내 제1의 타이어 생산공장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산재 인정률 0.98%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나마 해당 작업장에서 인정된 산업재해도 화학물질 중독에 따른 산재가 아닌, 작업장에서 근로자가 다쳤을 경우에 해당한다.

한국타이어 작업장은 특별관리물질 취급 작업장으로 분류되고 있다. 특별관리물질이라 하면, 1급 발암물질 벤젠을 비롯한 국제적으로 등급이 분류된 유해 한 화학물질을 말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한국타이어 작업장에서 사용하는 유해물질정보에는 벤젠, 에틸렌, 자일렌, 톨루엔과 같은 휘발성 유기화학물질은 물론이며, 특별관리물질에 대해 전혀 공개된 바가 없다. 따라서 작업자가 업무상 재해를 입었을 시, 근거가 되는 산재판단 기준조차 없는 상황이다.

특히 고용노동부 장관령에서 작업장에서 '영업 비밀이란' 이유에서 공개하지 않는 물질정보에 대해서는 직업병 판단 기준을 받기 어렵다.

이는 삼성반도체 작업장 또한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로 이 땅에 산업 근로자들은 업무상 사용하는 화학물질 중독에 의해 질병에 걸렸다 해도,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 인정을 받기 어렵다. 현행법상 의학적(의사 소견)으로 인정이 돼야 하는 데, 이를 판단할 만한 작업환경 정보가 법에서 비밀로 보호하고 있어서다.

작업자의 물질정보를 공개하는 법체계부터 바로 잡지 않는 이상, 이제는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국민 건강까지 해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6년 이후 급속도로 빨라진 국내 산업의 발전 속도에 따라 공장에서 취급하는 독성 화학물질 수만 2011년 기준, 6만 4천 종에 이른다.

조선술의 전통적 주류제조시설부터 시작된 국내 산업화의 발전 속도는 반도체 산업에 이르기까지 신규로 취급하는 화학물질 종만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타이어와 반도체, 섬유탈취제, 화장품과 농약에 이르기까지 안 사용하는 곳이 없을 정도로 모든 산업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유기용제의 경우, 밝혀진 휘발성유기화학물 종류만 4000종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 작업장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 정보는 환경부의 유해화학물질관리법과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법이 서로 다른 탓에, 부처 간 업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생활 속 가정에까지 무분별하게 흘러 들어가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대표적인 예로 분류된다. 2011년 한 해 피해사망자만 120명을 넘어 몇 년 사이에 수천 명이 넘는 국민이 가습기 살균제 사용으로 고통받다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이들의 사망 원인을 역학 조사한 결과, 폐가 딱딱하게 굳는 '폐섬유화증'을 나타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 역시 한국타이어 역학조사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발암성 평가가 배제되며 허위 역학조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우연에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허위 역학조사 보고서로 지적받고 있는 두 역학 조사보고서 모두, 서울대 백도명 교수가 의견을 줬다는 점에서 의문이 커지는 분위기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은 나중에 가서 관련 당국이 확인한 결과, 옥시를 포함한 대다수의 액체형 가습기 살균제 제품에는 CMIT/MIT, PHMG, PGH 등 사용하지 말아야 할 유독성 발암물질이 첨가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섬유탈취제와 물티슈, 화장품(워시오프), 에어컨 열선(도료)과 치약 등에 이르기까지 실생활에서 손길이 안 닿는 곳이 없을 정도로 곳곳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허술한 화학물질 관리체계로 국민이 갖는 공포감은 나날이 커져, 극대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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