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의 명예를 훼손한 것은 본인 자신... 어디서 역고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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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의 명예를 훼손한 것은 본인 자신... 어디서 역고소냐"
  • 송정은 기자
  • 승인 2018.07.27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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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운동시민행동, 고은 시인의 손배소송 비난... 최영미 시인 "누군가로부터 소송당하는 건 처음"
▲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은 27일 성명을 내어 고은 시인이 자신의 성폭력 혐의를 증언한 최영미 시인 등에게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법적 소송에 나선 것과 관련해 "고은의 명예를 훼손한 것은 본인 자신"이라고 비판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고은 시인이 자신의 성폭력 혐의를 증언한 최영미 시인 등에게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법적 소송에 나선 것과 관련해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은 27일 "고은의 명예를 훼손한 것은 본인 자신"이라며 "반성하고 자숙하라"고 촉구했다.

고은 시인은 지난 17일 자신의 성폭력 혐의를 증언한 최영미·박진성 시인에게 각 1000만원, 이를 보도한 언론사와 기자 2명에게 2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최영미 시인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늘 법원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받
았다"며 "누군가로부터 소송당하는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앞서 최영미 시인은 지난해 12월 초 황해문화 겨울호에 기고한 '괴물'이라는 시를 통해 고은 시인의 성폭력 사실을 처음 세상에 알렸다.

올해 초 '#METOO' 운동이 확산되면서 해당 시가 다시 회자됐고 최영미 시인은 JTBC 뉴스룸 등 언론을 통해 자신이 목격한 고은 시인의 성폭력과 자신의 피해 경험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고은 시인은 성폭력 혐의를 부인하면서 지난 3월 영국 출판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시인으로서 지닌 명예가 실추되는 일은 없을 것이며 글쓰기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은 27일 내놓은 성명을 통해 "이는 피해자의 용기있는 외침을 묵살하는 것일 뿐 아니라 성폭력 가해자가 반성하고 자신의 잘못에 책임을 질 기회를 스스로 박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동안 침묵하다가 몇 개월 만에 갑작스레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자신의 위법행위를 덮고 피해자를 공격하는 2차 피해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폭력 가해자가 피해자를 상대로 제기하는 보복성 역고소는 어렵게 용기 낸 증언자들의 목소리를 위축시키는 적반하장격 행위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은 네 차례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를 통해 "니 명예는 니가 훼손, 어디서 역고소냐"라는 구호를 외쳤다.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은 고은 시은을 향해 "당신의 명예를 훼손한 것은 피해자와 증언자들이 아니라 바로 당신 자신이다. 당장 소를 취하하라. (그리고) 잘못을 반성하고 진정한 자숙의 시간을 가져라"고 촉구했다.

송정은 기자 beatriceeuni@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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