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국가정보원이 민간사찰을 복원했다"는 폭로가 정치권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야권은 이명박 정권이 본성을 드러냈다며 국정원장을 당장 잡아넣어라고 촉구했다.

박 이사는 최근 <위클리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많은 시민단체들은, 단체와 관계맺는 기업의 임원들까지 (국정원이) 전부 조사해 개별적으로 연락하는 통에 재정적으로 힘겨운 상태"라며 "총체적으로 지휘하는 곳이 없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고 폭로했다.

청와대 또는 국정원을 민간사찰 사령부로 언급한 그는 "(이는) 명백한 민간사찰이자 국정원법 위반"이라며 "이렇게 민간사찰이 복원되고 정치와 민간에 개입이 노골화 되면 이 정권의 국정원장은 다음 정권 때 구속되지 않으리란 법 없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야권은 경악했다. 일제히 규탄 성명을 내어 책임 소재를 찾아 구속 처벌을 요구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실로 경악할 만한 일"이라며 "이명박 정권은 국정원의 민간사찰을 즉각 중단하고, 비판세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박원순 상임이사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전직 대통령을 정치보복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데 이어, 이제는 정권차원에서 국민도 시민단체도 정치권도 모두 낱낱이 감시하고 입을 틀어막겠다는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독재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분노를 터뜨렸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국정원을 정권의 공안기구로 전락시켜 시민단체를 감시하고 사찰하고 배제를 통해 탄압하는 것은 독재정권이나 할 수 있는 행태"라며 "정권의 공안기구를 자임하고 초법적인 권한을 휘두르며 시민단체를 고사시켜 정권의 안위를 위해 몸바치고 있는 국정원은 지금 즉시 불법사찰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우 대변인은 "이명박 정권이 국민의 요구와 바람을 배신하고 갈수록 독재의 길을 고집하고 있다. 군사독재의 통치방법으로 국민을 통제하고 강압통치를 고집한다면 그 말로가 어떻게 될지, 역사에 먼저 되물어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창조한국당도 대변인 논평을 내어 이명박 정권이 역사의 시계바늘을 사찰과 공작의 시대인 20년 전으로 되돌려 놓았다고 규탄했다.

김석수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야당과 온건한 시민사회 인사들의 진정어린 충고를 새겨듣고 국정 기조를 대전환해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에 남은 국민의 인내심이 그리 많이 남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국민들로부터 너무 동떨어진 국정 기조를 당장 바꾸라"고 촉구했다.

진보신당은 "국정원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민간사찰 의혹에 대해 국민 앞에 명확히 해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철 대변인은 "만약, 국정원이 박원순 이사의 폭로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지 못하면 국정원은 스스로 민간사찰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의 공권력이 날이 갈수록 포악해지고,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원까지 다시 등장한다면, 이것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