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국정감사서 주말할증제 폐지 주문... "당장 폐지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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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 국정감사서 주말할증제 폐지 주문... "당장 폐지는 어렵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8.10.15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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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재·윤영일 의원 "주말 교통량 분산효과 미미"... 도로공사 "다양한 감면제도와 연계해 검토하겠다"
▲ 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은 15일 김천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의 도로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주말이나 공휴일에 고속도로 통행료를 평일보다 5% 더 받는 주말할증제 폐지를 주장했다. 도로공사는 당장 폐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한국도로공사가 주말 고속도로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2011년 12월부터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주말할증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면서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한국도로공사는 폐지 대신 출퇴근 할인제와 각종 감면제도 전반을 연계해서 제도 보완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15일 김천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의 도로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이현재·박덕흠 의원과 민주평화당 윤영일 의원은 한 목소리로 주말할증제 폐지를 주장했다.

이 제도가 애초 도입 취지와는 달리 주말 고속도로 교통량 분산 효과도 미미하고 국민들 역시 주말할증제 존재를 모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군다나 이 제도가 도로공사의 호주머니만 불려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현재 의원은 도로공사에서 받은 자료를 근거로 "주말할증제 시행 전인 2011년과 2017년의 고속도로 평일 대비 통행량 비교시 1.6%p 감소에 그친 반면 국민들이 추가로 지급한 통행료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2,18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주말 통행량 현황을 살펴보면 주말할증제 시행 전인 2011년에의 경우 주말교통량이 평일을 100%로 봤을 때 108.8%였다.

시행 이후인 2012년에는 107.6%, 2013년 107.5%, 2014년 108.2%, 2015년 107.4%, 2016년 106.7%, 2017년 107.2%로 제도 시행 이후에도 교통 분산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반면 주말할증제로 인한 도로공사의 추가 수익은 2011년 12월 27억원, 2012년 327억원, 2013년 343억원, 2014년 363억원, 2015년 370억원, 2016년 380억원, 2017년 379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 7년 간 총 2189억원의 추가 수익을 올린 걸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 호주, 영국 등 외국의 경우 주말통행료가 오히려 평일보다 싼 편이다.

일본의 경우 경차와 승용차 대상으로 주말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통행료를 30% 감면,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50%를 감면해준다. 호주는 주말통행료를 1~1.5달러를 감면, 영국은 평일 대비 5~10%를 감면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민권익위원회에서도 주말할증제에 대한 제도 개선을 도로공사에 권고했다.

권익위는 지난 5월 국민의 77%가 주말할증제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주말·공휴일 할증 고지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도로공사에 권고했다.

이현재 의원은 "시행 6년이 지난 주말할증제에 대한 인지도가 20%대로 낮은 상황에서 교통량 감소 유도를 위해 제도를 유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주말할증제는 국민들의 '주말과 저녁이 있는 삶'을 지원하겠다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에도 반하는 것인 만큼 과감한 폐지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덕흠 한국당 의원과 평화당 윤영일 의원도 주말할증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영일 의원은 "고속도로 주말·공휴일 통행료 할증제 시행으로 한국도로공사는 2162억원의 수입을 거뒀지만 국민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주말할증제 폐지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윤 의원은 "한국도로공사는 자사의 혁신계획에서 '통행료 부담 경감, 경제 활성화 지원'을 통해 '고속도로의 공공성 강화와 사회적 가칠 실현'을 약속했다"면서 "도로공사는 자사의 배만 불릴 것이 아니라 '동일 서비스-동일 요금' 원칙에 따라 고속도로 통행료 주말·공휴일 할증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쪽은 폐지보다는 제도를 보완하는 쪽으로 해법을 마련하고 있다.

도고공사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2011년 당시 주말할증제만 도입해서 통행료를 더 받고 하는 게 아니라 출퇴근 할인제와 함께 2개 제도를 패키지로 도입한 것"이라며 "제도 효과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제도가 도로공사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작년 기준 주말할증제로 379억원의 수입을 올린 반면 출퇴근 할인제로 629억원을 할인해드렸다. 따라서 도로공사가 250억원 정도 더 국민들에게 할인해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주말할증제 폐지할 생각은 없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당장 폐지하기는 어렵다. 출퇴근 할인제와 병행해서 시행하고 있는 주말할증제를 다양한 통행료 감면제도 전반과 연계해서 검토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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