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글로벌취업박람회 부실 운영... 미채용 기업 지원금이 더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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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 글로벌취업박람회 부실 운영... 미채용 기업 지원금이 더 많아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8.10.29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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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기업에 4억원, 미채용기업에 8억원 지원... 코트라 "좋은 해외일자리 만드는데 더욱 노력하겠다"
▲ 코트라의 글로벌취업박람회 참여 외국기업에 대한 선정이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국민 혈세가 엉뚱하게 새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코트라의 글로벌취업박람회 참여 외국기업이 부실하게 선정되고 있다는 비판이 국회에서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민주당 박정 의원(파주시을)은 29일 "코트라에서 받은 '최근 5년간 박람회 참가기업 리스트 및 지원액 자료'에 따르면 박람회에 참가한 외국기업 중 약 68.8%가 국내 구직자들을 채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해당 기업에 대한 코트라의 지원금이 전체 기업 지원금의 66.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 기업보다 미채용 기업에 대한 지원이 2배나 많다는 얘기다.

해당 박람회는 2013년부터 국내에서 열렸으며 2018년 상반기 10회차를 맞았다.

코트라의 박람회 지원구조를 보면 먼저 박람회를 개최하기 전 해외무역관을 통해 구인 기업을 발굴하고 이에 따라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운영하는 월드잡플러스에 구인공고를 게재한다.

이후 접수된 구직자들의 관심도와 이력서 접수 현황에 따라 참가기업을 선정하고 선정된 외국기업들에게 박람회 참가에 필요한 항공료과 숙박비 등을 지원하게 된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박람회에 참가한 기업 1191개 중 채용 실적이 있는 업체는 371개 업체로 약 4억원이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박람회에 참가했지만 채용을 하지 않은 기업은 820개 업체로 약 8억원이 지원됐다. 채용 실적이 있는 기업보다 채용 실적이 없는 기업이 2배 이상 많으며 지원도 더 많이 이뤄진 것이다.

코트라가 최초 해외무역관에서 구인기업을 발굴할 때 제대로 된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박정 의원은 지적했다.

구인단계에서 한국 구직자들의 취업에 관심을 보였던 외국기업 중 최종 채용을 결정한 기업은 전체 기업의 31.2%에 그치기 때문이다.

박정 의원은 이러한 부실한 사업 운영 때문에 매년 막대한 예산이 낭비된다고 지적하고 제대로 된 사업 운영을 코트라에 촉구했다.

실제 2013년부터 현재까지 초청된 외국기업에 지원된 약 12억원의 예산 중 약 8억원이 지원된 기업들은 한국 구직자들을 전혀 채용하지 않았다.

박정 의원은 "최초 해외무역관에서 기업을 발굴할 때 보다 세밀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부실한 사업으로 예산이 낭비되는 문제도 있지만 국내 구직자들의 좌절감을 키우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코트라 쪽은 "더 노력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젊은이들의 좋은 해외 일자리 만드는데 더욱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코트라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해외 기업들을 자꾸 초청해서 우리의 젊은 우수 인재들을 계속 소개시키고 해야 취업률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첫해에 30% 정도만 해도 높은 비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를 하다 보면 구인 의사가 있더라도 자기들이 요구하는 조건에 못미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그런 경우 다음에 또 초청해서 하면 취업률이 60%로 올라가게 된다"며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도 지난해 700명의 해외 취업 일자리를 만든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자평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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