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단풍 절정... "가을 단풍, 봄꽃보다 좋아라"
상태바
남한산성 단풍 절정... "가을 단풍, 봄꽃보다 좋아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8.11.04 1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동창들과 남한산성 둘레길 걸으며 늦가을 정취 만끽
"흰구름 푸른 내는 골골이 잠겼는데/ 추상에 물든 단풍 봄꽃보다 더 좋아라."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흰구름 푸른 내는 골골이 잠겼는데/ 추상에 물든 단풍 봄꽃보다 더 좋아라."

가을의 정취에 취했던 조선 후기 가인 김천택은 단풍을 봄꽃보다 아름답다고 했다. 가인이나 시인이 아니더라도 자연의 조화에 의한 빛깔의 경이로움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황홀감을 느끼게 한다.

오늘 대학 동창들과 함께 남한산성 둘레길을 걸으며 늦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봄날처럼 따스한 휴일을 맞아 1000여 명의 나들이객들이 몰려 산성 일대는 하루종일 사람들로 넘쳐났다.

산기슭에는 오색 물감을 뿌려놓은 듯 울긋불긋 단풍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고 산등성이에는 단풍이 지고 있었다.

우리는 남한산성 행궁을 돌아보고 남문(지화문)을 출발해 북문(전승문)~서문(우익문)~수어장대~남문에 이르는 3.8km의 둘레길을 따라 2시간 동안 트레킹을 즐겼다.

행궁 옆 작은 언덕 위를 오르자 조선시대 정각 침괘정(枕戈亭)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 옆에는 수령 수백년의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눈길을 끌었다. 침괘정 은행나무는 가을 햇살을 받아 노란 물결로 반짝였고 우리는 그 아래서 한참을 머물며 카메라 셔트를 눌러댔다.

산 아래에서는 음악 공연과 민속놀이 공연이 다채롭게 펼쳐지며 모처럼 산성을 찾은 시민들의 흥을 돋웠고 산 정상 수어장대에서는 연극공연이 이채로웠다.

"맑은 물 흰 모래/ 갈매기는 비상하는데/ 낙엽 쓸쓸히 떨어지고/ 장강은 한없이 흐르고 또 흐르네."

깊어가는 가을산의 풍경은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답기만 한데···.

"맑은 물 흰 모래/ 갈매기는 비상하는데/ 낙엽 쓸쓸히 떨어지고/ 장강은 한없이 흐르고 또 흐르네."

사명대사는 늦가을 풍경을 이렇게 영탄했다.

우수수 부는 가을 바람, 흩날리는 낙엽, 섬돌 밑에서 밤새워 울어대는 귀뚜라미 울음 소리. 이맘때 우리의 마음은 더욱 간절해진다.

자연은 거칠어진 마음을 순화시켜준다고 한다. 가슴을 열어 대자연을 만끽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우리 모두에게 주어졌으면 좋겠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